방송 모니터_
‘미국 쇠고기 수입 전면 개방’ 관련 방송3사 보도 일일 모니터 브리핑 (5월 7일 보도)
등록 2013.09.24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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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정부 여당의 ‘설거지론’, ‘배후론’에 힘실어 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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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쇠고기 전면 개방과 관련한 수구보수신문들의 왜곡보도가 심각한 상황에서 지상파 방송사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방송3사가 국민의 건강을 지키고 알권리를 보장하는 데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기대하며 7일부터 방송3사 메인뉴스의 미국 쇠고기 개방 관련 보도를 모니터해 일일 브리핑을 시작합니다.
 
■ 5월 7일 사건 개요
· 국회 미 쇠고기 청문회 열려
·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은 4월 10일 대외비로 작성된 정부 문건을 열람한 결과, “정부가 협상에 나서기도 전에 핵심 쟁점을 포기한 점을 확인했다”고 주장
· 이명박 대통령 “국민건강 위협받으면 즉각 수입중단 조치 취하겠다” 발언
·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 “광우병 발생하면 미국과 쇠고기 수입문제를 다시 협의해 수입을 막겠다”발언
· 통합민주당, 수입중단 발언은 “외교적 마찰과 통상 마찰을 초래하는 발언”이라고 비난,
· 통합민주당 손학규 대표, “이명박 대통령이 부시 대통령과 그렇게 가까워지고 친해졌다니까 전화라도 해서 우리 국민들 달래줘야지 안되겠다 직접 애기해서 재협상을 하도록 조치해야”라고 발언
· 자유선진당도 재협상밖에 길이 없고, 대통령 발언은 립서비스라고 비난,
· 야3당 오늘 오전(8일) 야 3당 원내대표 회담을 갖고 ‘재협상 촉구 결의안’을 제출할 예정
· 청와대 관계자 “민간업자가 30개월 이상 소 수입하지 않으면 된다” 발언 논란
· 심재철 한나라당 의원 7일에도 광우병쇠고기 안전성 강력 피력, 이에 대해 야당과 네티즌은 의원직사퇴 촉구 등 비판 이어져
· 청와대 인터넷 블로그 청문회 열려, 4만명 누리꾼 몰려 논쟁 펼쳤으나 속시원한 답변 듣지 못해
· 전국 곳곳에서 쇠고기 반대 집회 열리고, 지방 시민단체도 가세하는 등 촛불 문화제 이어져
· 공정택 서울시 교육감, “학생들의 집회 참여에 배후 세력이 있다며 전교조 지목” 발언 논란
· 검찰, 인터넷괴담에 대한 적극 대처의지, 임채진 검찰총장 “거짓과 과장된 정보를 인터넷에 유포함으로써 정부 정책에 대한 평가를 왜곡하여 사회 전반에 불신을 부추기는 심각한 범죄입니다.” 발언

■ 방송3사 보도내용 목차 및 보도시간

방송3사 중에서 KBS가 가장 꼼꼼하게 관련 내용을 다뤘음. 1~8번째 보도로 미 쇠고기 관련 내용을 다룬 후, 18~22번째 보도에서 다시 다뤄 3사 중에서 가장 꼼꼼하게 관련 내용을 보도했음.(<표 1> 참고)


■ 방송3사 보도 내용 비교
방송3사가 모두 대통령과 강재섭 대표, 정운천 장관 등의 “국민건강 위험 있으면 수입중단 하겠다”는 발언 내용을 전하고 그 실현 가능성과 의미, 문제점을 진단. 강기갑 의원의 대외비문건 공개를 통해 30개월 월령제한을 협상 전부터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도 3사가 모두 보도했음. 또 보도 수위에 차이가 있었지만 공정택 교육감의 발언에 대해서도 3사가 공통으로 보도.

 

■ 방송사별 돋보이는 보도

▲ MBC <미국 광우병 소 정말 없나>
정운천 장관이 미국에 광우병 소는 없다고 호언하고, 정부가 7일 일간지에 게재한 “97년 이후 미국에서 태어난 소는 단 한 마리도 광우병에 걸린 바가 없다”는 광고를 짚어보는 보도.
보도에 앞서 앵커는 “미국 농림부는 100만마리 가운데 1마리 이하가 광우병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미국에는 1억마리의 소가 있습니다”라고 멘트. 이 보도는 미국이 지난해 국제수역 사무국으로부터 위험통제국가 지위를 얻는 근거가 됐던 보고서에 따르더라도 정부 주장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한 것.
이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정부가 7년 동안 73만 마리를 조사 분석한 결과, 미국에서 현재 기르고 있는 1억 마리 정도의 소 가운데 적게는 한 마리, 많게는 32마리의 광우병 소가 있을 수 있다”며 “미국 정부도 발견만 안됐지 광우병 소가 더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은 인정한 것”이라고 보도. 청문회 관련 보도를 단순히 나열해서 중계하는 수준의 보도들이 많은 가운데 정부 주장을 자료를 통해 사실 확인해 보도해 돋보였음. 한편 이 발언에 대해서 KBS는 <부실협상 추궁>에서 “광우병은 사라져가고 있다. 그리고 미국에서 97년 이 후 태어난 소에겐 10년간 광우병이 한마리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한 발언을 녹취로 보여준 뒤, “정부 설명처럼 안전하다면, 공무원이 먼저 시식해 보이라는 주문도 나왔습니다”라는 수준의 스케치 보도에 그쳤음.
SBS는 <안전성 공방>에서 “정부는 고위험군 소라고 해서 모두 광우병에 걸린 것은 아니며 2004년부터 미국이 고위험군 소 78만여 마리를 정밀조사했지만 광우병 양성판정은 두 마리에 불과했다고 해명했습니다.”라고 보도하고 “작년에까지 거의 쭉 떨어져가지고 올해는 인간 광우병이 한 사람도 전 지구상에 없다는 보고를 받았습니다”라는 정운찬 장관의 발언을 담았음.

▲ KBS <20개월 미만 고수>
일본이 자체 전수조사로 21개월에서 23개월의 소에서도 광우병이 발생했음을 입증하는 등 20개월 미만 쇠고기 수입을 고수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취재해 보여줌.

■ 문제 있는 보도
전반적으로 방송3사 모두 청문회 보도가 스케치 중심으로 이뤄졌고, 청문회에서 부족했던 점에 대해 심층적으로 다룬 보도는 찾아보기 어려웠음

▲ SBS, ‘전교조 배후론’ 사실인양 교묘하게 왜곡
“여의도 광장에 모인 수가 약 마지막까지 약 7~8천 명에 이르고 있는 걸로 봐서 그쪽이 전교조가 심한 지역입니다”, “뒤에서 종용하는 세력이 많아 어렵다 집회참가를 권유하는 문자가 전국적으로 뿌려지고 있다.” 등 공정택 교육감의 발언은 정확한 근거도 없이 학생들의 촛불집회 참여를 전교조가 사주하고 있는 것인 양 호도한 전형적인 음해성 발언임. 그런데 이러한 발언에 대해서 방송3사는 그의 발언을 그대로 중계하는 수준에 그쳤음.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SBS의 <교육 현장 혼란>(우상욱 기자). 이 보도는 전교조의 계기수업을 보도하면서, 마치 이것이 촛불집회 참여를 사주한 것인 양 몰고 가는 보도태도를 취했음. 이 보도는 앵커가 “전교조 소속 일부 교사들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해 계기수업에 나서기로 해 교육현장에서도 혼란이 우려됩니다”라고 언급했음. 이어서 우상욱 기자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충북지부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의 문제점과 광우병의 위험성을 정확히 알 수 있도록 계기수업을 실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라고 발언 한 뒤, 김상열 전교조 충북지부장의 “우리가 지침이라고 딱 결정해 내린 것은 아닐지라도 조합원들에게 이렇게(계기수업을) 해달라는 권고를 한 것은 사실입니다”라는 전화 인터뷰를 담았다. 그런 뒤 “공정택 서울시 교육감은 특히 “학생들의 집회 참여를 뒤에서 조종하는 세력이 있다”며 전교조를 겨냥하는 듯한 발언을 했습니다”라고 멘트하고 공정택 교육감의 발언 녹취를 담았다. 기자는 이 발언에 대해 논란이나 비판이 있다고 언급한 것이 아니라 “이에 따라 교육당국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를 둘러싸고 전교조 등 사회단체와 갈등을 빚을 전망입니다”라고 정리했음. 충북지부가 실제 계기수업을 권고했다 하더라도, 그 자체가 촛불집회 참여의 ‘배후’라고 할 수 없음에도 이 두 가지 사안을 묶어서 보도한 것은 악의적인 왜곡에 가깝다고 보임.

KBS와 MBC는 이에 대해 매우 소극적으로 간단하게 다뤘음. KBS는 <“급식사용 반대”>에서 “촛불 집회에 10대 학생들의 참여가 두드러진 가운데 공정택 서울시 교육감은 학생들의 집회 참여에 배후 세력이 있다며 전교조를 지목하는 듯한 발언을 해 새로운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라고 멘트하고 공정택 교육감의 발언 녹취를 담았다. KBS는 마지막 기자 멘트로 “이에 대해 전교조 측은 악의적인 음해라며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맞섰습니다”라고만 결론맺었음.

MBC가 그나마 방송3사 중에서 공정택 교육감의 발언을 비교적 균형있게 다루려는 태도를 보였음. MBC는 <“배후있다”‥“음해말라”>에서 “서울시 교육감이 쇠고기 집회 배후세력으로 전교조를 지목해서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라고 엥커멘트 하고, 기자가 “공정택 서울시 교육감이 느닷없이 ‘전교조 배후 조종설’을 꺼냈습니다”라고 멘트한 뒤 공정택 교육감의 발언녹취를 담았다.
이어 “서울시교육감이 주장한 전교조 배후조종설에 대해 전교조는 “악의적인 흑색선전”이라고 반박했습니다”라고 말한 뒤, 송원재 (전교조 서울지부장)의 “아이들이 먹는 학교급식에 미국산 수입쇠고기가 들어가는 이상 아이들이 거기에 대해서 말할 권리는 있다고 봅니다”라는 인터뷰를 담았음.

▲ SBS, 정부 여당의 ‘참여정부 설겆이론’에 힘실어 주나?
SBS는 <정권간 떠넘기기>(박민하 기자)에서 “오늘(7일) 청문회에선 쇠고기 수입협상을 놓고 지난 정부와 현정부 간에 책임 떠넘기기 공방이 벌어졌습니다. 시청자 여러분께서는 누구 책임이 더 크다고 생각하십니까?”라고 엥커멘트를 한 뒤, 성경륭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박흥수 전 농림부 장관의 현 정부 책임론을 담았음.
이어 “OIE의 기준을 준수하겠다는 것은 참여정부의 일관된 약속이었다고 반박했습니다”라는 한나라당 홍문표 의원의 발언을 담은 뒤,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문제는 지난 정부와 현 정부 공동의 숙제였는데도, 높아진 국민적 불안과 불만 속에 전 정권과 현 정권이 책임있는 설명과 국민 설득보다는 책임 회피와 떠넘기기 양상으로 흐르고 있습니다”라고 결론을 맺었음.
이런 보도를 할 경우, 노무현 정부도 OIE 기준을 준수하겠다고 했으나, 최소한 30개월 이상 쇠고기까지 수입하거나, 30개월 미만의 일부 SRM까지 수입하고, 광우병이 발생해도 수입중단조치를 할 수 없는 수준의 검역주권 포기까지는 나가가지 않았다는 것은 사실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었음. 이런 내용 없이 어떤 정부에 책임이 더 큰지 시청자가 판단하라는 식으로 언급한 것은 무책임하고 안이한 보도태도.

KBS는 <정권따라 “왔다 갔다”>(홍성철 기자)의 보도에서 “한미 쇠고기 협상 결과를 놓고 여야 정치권은 지금 1년전과는 정반대의 입장이 돼 공방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라고 앵커멘트를 하면서 노무현 정부와 현 정부에 따라 입장이 바뀐 여야 정치인의 발언을 정리했다. 등뼈가 발견되어 쇠고기 수입이 중단된 2007년 8월 당시 김진표 전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의 “우리 당이나 정부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원칙적으로 부정 않는다. 세계화시대 자유로운 교역 필요합니다”라고 한 발언과 이주영 전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의 “검역중단 등 미온적인 조치가 아니고 금수 조치를 바로 내리는 등 신속하고 강력한 대응조치를 취해줄 것을 농림부 당국께 강력히 촉구합니다”라고 한 발언을 보여주면서 입장이 바뀌었다고 정리함. 또한 민동석 차관보의 “쇠고기 문제는 한미신뢰를 저해시키는 근본문제였고, 통상문제로도 빨리 정상화시켜야 했습니다.”라는 발언도 담았음. 결론적으로 우희종 서울대 수의과 교수의 “협상과정 중에서 서로가 전문가의 의견이나 과학적 의견을 참조는 하지만, 결국 정치권 입장에 따라서 자신들의 태도와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점이 우려스럽습니다”라고 진단하고 “손바닥 뒤집듯 뒤바뀌는 정치권 주장에 국민들의 의혹과 불안은 그만큼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라고 기자멘트함.
그러나 김진표 전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의 발언이 ‘입장을 바꾼 것’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인지 애매함.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30개월령 이상 쇠고기 수입 등 검역 주권을 포기한 완전 개방. 뿐만 아니라 지금 야당이나 김진표 씨가 ‘미국 쇠고기 수입을 전면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했는지 확인해야 명백하게 ‘말바꾸기’라고 비판할 수 있음. 이런 과정이 없다면 ‘말바꾸기’ 문제에 대해 여야의 기계적 균형을 맞춘 데 그치고, 정부 여당의 책임을 흐릴 우려가 있음.



2008년 5월 8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