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모니터_
“추미애 대표는 문재인 전 대표의 바지사장”
2016.11.15
등록 2016.11.17 22:10
조회 415

15일 시사토크 프로그램의 주인공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였습니다.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TV조선 <최희준의 왜?>(11/15)에 출연해 문 전 대표의 기자회견에 맹비난을 퍼부었는데요. 그 와중에 은근슬쩍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의 당위성을 주장했습니다. 이종근 데일리안 논설실장은 TV조선 <뉴스를 쏘다>(11/14)에서 추미애 대표를 바지사장에 비유했습니다. ‘민언련 종편때지에 꼭 끼는’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MBN <뉴스특보>(11/15)에서 12일 집회에 참석한 사람 중 보수 세력이 더 많다고 주장했는데요. 그 근거는 황태순 씨 본인의 눈이었습니다. 자신이 직접 봤다는 황태순 씨, 정말 우스꽝스럽습니다. 

 

1. 문재인 긴급기자회견이 불만인 이동관 씨

 

TV조선 <최희준의 왜?>(11/15)에서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긴급기자회견에 대해 맹비난을 퍼부었습니다. 이 씨는 “(문재인 전 대표가) 내세운 명분 중에 하나로 한일정보보호협정 체결을 보고 자기가 결심을 했다”는 발언이 있다면서 “국가 지도자가 되시겠다는 분으로서는 적절치 못한 말이다. 왜? 그걸 우선 과거사와 연결시키는 건 난센스거든요. 그리고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그건 사실은 저희가 필요해서 하는 일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국가의 혼란을 틈타 추진한 ‘한일정보보호협정’은 민의를 무시한 ‘매국 협정’입니다. 특히나 국정운영 자격이 없는 정권이 국가의 중대한 사안을 ‘밀실 협상’을 통해 체결했습니다. 이 씨는 “북한이 잠수함 개발까지 하는 마당에 그걸 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이 저희는 없어요”라며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의 필요성을 주장하지만 이제 우리는 대한민국 국군과 군사기밀을 전부 일본 자위대에 내어주게 됐습니다. 이것이 무슨 국가안보에 도움이 된다는 것인지 모르겠네요. 

 

또한 이 씨는 “교착국면에 장기전으로 가면 대통령 지지율이 다시 올라가거나 하는 일은 없을지 모르지만 야당에 대한 피로감, 뭘 나라를 이렇게까지 만드나. 이미 사실은 내일 발표될, 제가 커닝을 좀 했는데 여론조사에 이미 문재인 대표 지지율이 약간 떨어졌어요 (중략) 국민들이 그렇게 어리석지 않다, 그 얘기를 제가 드리는 거예요”라고 본인의 사심을 마치 여론인양 호도했습니다. 이 교착국면이 야당 탓입니까? 특히 이 씨의 “뭘 나라를 이렇게까지 만드나”라는 발언은 야당이 아닌 청와대를 향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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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일군사정보협정은 우리가 필요해서 하는 거라고 주장하는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 TV조선 <최희준의 왜?>(11/15) 화면 갈무리

 

2. 간만에 나타난 종편의 호재 ‘추미애의 최순실은 문재인’

 

14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영수회담을 제안, 철회했지요. 추 대표의 갑작스런 결정에 정치권․시민 등의 반응도 다양했는데요.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추미애 대표가 중간에 한 사람을 두고 며칠 간 (영수회담을) 추진한 것으로 알고 있다, 추미애의 최순실이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이는 즉각 종편 출연진들의 최대 관심사로 등극했습니다. ‘추미애의 최순실’로 지목받은 김민석 특보단장과 문재인 전 대표 측은 근거 없는 비난이라며 즉각 반발했습니다. 그러나 종편 출연진 다수는 물 만난 고기처럼 문재인 전 대표를 추 대표의 비선으로 낙점하며 이 주제를 ‘씹고 뜯고 맛보고 즐겼’습니다. ‘추미애를 덮어 주려 문재인이 기자회견을 한 것’, ‘대권 가도를 위해 친노, 친문 세력이 추미애를 이용한 것’ 등 음모론을 방불케 하는 추측이 쏟아집니다. 물론 모두 근거 없는 추정들입니다. 

 

 특히 TV조선 <뉴스를 쏘다>(11/15)에 출연한 이종근 데일리안 논설실장은 아예 추 대표를 ‘바지사장’이라 표현했습니다. 진행자 엄성섭 씨가 이번 결정을 “문재인 전 대표가 정말 몰랐을까요?”라 질문하자, “지금 (추 대표가) 바지사장임이 다 드러난 셈 아닙니까? (중략) 당 대표가 의원들이 반대한다고 해서 철회하는 정도라면 이 당 대표의 권위가 그만큼 적은 바지사장에 불과하다. 그러면 진짜 오너가 분명히 있는 정당이구나. 그런데 추미애 대표가 오너한테 허락 안 받고 진짜 단독으로 할 수 있는 그런 구조일까요, 이 구조가?”라 답합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은 2년 간 당 지도부가 여러 번 바뀐 불안한 당이라며, “지금 20%가 넘는 제1주자 대권 주자로서 있는 오너한테 어떤 언질도 없이 원내대표한테는 하는데 언질도 없이 이걸 강행한다? 불가능하다고 저는 봅니다”라 결론짓습니다. 이름 한 번 언급 않았지만, 누가 봐도 최순실 역엔 문 전 대표입니다. 한편 이런 발언 직후 고영신 한양대 특임교수까지 나서 “문재인 대표가 이번에도 뒤에서 다 조정을 한 것 아니냐”며 동조했습니다.

 

영수회담 제안 결정에 대한 판단은 서로 다를 수 있습니다. 전문가가 그 결정 배경에 대해 분석하는 것도 당연합니다. 다만 이런 식의 근거 없는 비방으로 이어져서는 안 됩니다. 이 씨가 내민 근거라곤 ‘2년간 지도부가 6~7번 바뀌었다’는 사실 뿐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현 대표가 ‘바지사장’ 노릇을 할 것이라는 주장에 부합하는 합리적 근거인가요? 심지어 이종근 씨의 발언은 단순히 이번 사안에만 국한된 게 아닙니다. 추 대표가 줄곧 문 전 대표의 꼭두각시 노릇을 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건데요. 추 대표, 문재인 전 대표 나아가 민주당에 대한 명백한 명예훼손으로 보여집니다. 

 

3. 황태순의 넘치는 개그감, ‘촛불집회 참여자 다수는 보수 세력’ 근거는 “내 눈”

 

민언련 종편때찌의 단골손님, ‘민언련 종편때찌 꼭껴’ 황태순 정치평론가가 15일에는 아주 우스운 이야기를 했습니다. MBN <뉴스특보>(11/15)에 출연한 황태순 씨는 ‘트럼프 당선으로 보수 세력이 결집할 것’이라 전망했습니다. 자신의 희망을 이야기하는 것은 좋습니다. 그런데 이런 흐름 속에서 12일 집회가 의미 있었다면서 ‘촛불 집회 참여자 다수는 보수주의자’라 주장했습니다. “12일 토요일 날 3차 촛불집회에서 보면, 실제 촛불집회에서 우리는 두 가지를 봤어요. 대부분 자발적으로 참여했던 사람들은 죄송합니다만 보수가 더 많습니다”라는 것입니다. 

 

진행자 김명준 씨가 그 근거를 물었습니다. 그러자 황 씨는 “제 눈입니다. 그 날 여러 차례 걸쳐서 가서, 아니 그건 다녀보면 알아요”라 자신 있게 답했습니다. 황태순 씨는 보는 것만으로 백 만 명의 성향을 분석하고 분포까지 파악할 수 있는 놀라운 능력을 가진 걸까요? 혹시 신기가 있으신 걸까요? 이 터무니없는 논리에 결국 진행자와 출연진도 웃고 맙니다. 

 

그러자 황 씨는 포기하지 않고, 얼른 근거 하나를 더 내밉니다. “예전에 보면 대개 이제 보면 집회라든가 시위 이런 부분 대부분 야당들이 좀 주동하고 시민사회단체가 주동해서 사람들 모였잖아요? 이번에 한 번 보세요 (중략) 그 날 정의당에서는 종로1가에서, 국민의당과 더불어민주당은 청계광장에서 했는데 사실 그렇게 사람이 많질 않았어요” 라는 겁니다. 12일, 본 집회 이전에 야 3당은 자체 사전 결의 대회를 열었는데요. 이 대회에 참가자가 많지 않았으니, 진보 성향의 사람이 얼마 없었을 것이란 비약입니다. 황 씨의 논리대로라면 백 만 명의 참가자 중, 사전 행사에 참석하지 않은 사람들과 모두 보수주의자인 셈입니다. 자발적으로 집회에 참석한 진보 성향의 사람들은 일제히 ‘보수 성향’으로 비약해 버린 것이고요. 보다 더 근본적으로, 현 시국에서까지 진보․보수 따져 편 가르는 저의가 궁금합니다.

 

4. 민언련 제보 | 헌법 재판소 로고 대신 일베 로고 사용한 TV조선

 

 지난 15일 민언련에 한 통의 제보 전화가 왔습니다. TV조선에서 헌법재판소 로고 대신 극우 커뮤니티 사이트 ‘일간베스트 저장소’의 사진을 사용했다는 겁니다. 확인결과 사실이었습니다. 작년 7월 30일, SBS도 <8뉴스>도 TV조선 과 같은 이미지를 사용한 바 있습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헌법재판소 공식 로고 대신 일베가 만든 로고를 사용한 SBS에 중징계에 해당하는 ‘경고’를 내렸는데요. 민언련은 즉각 TV조선 <최희준의 왜>(11/14)를 방심위에 민원을 신청했습니다. 결과가 나오면 다시 알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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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 헌법재판소 로고, 헌법재판소 공식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우. 공식 헌법재판소 로고가 아닌 극우성향의 일베 사이트에서 만든 로고를 사용한 TV조선 <최희준의 왜?>(11/14) 화면 갈무리

<끝>

* 민언련 종편 보고서는 패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뒤에는 씨로 통일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