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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적 해법’ 강조한 기자회견 두고 ‘전쟁 공포’만 부풀린 MBN
등록 2017.08.27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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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2일 오산 미군기지에서 한미연합사령부를 지휘하는 미군 수뇌부가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은 북한의 도발에 “(UFG와 같은 군사)연습을 통해서 모든 옵션을 가능하게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경고하면서도 “(북한 위협에 대해)외교적으로 최대한 방어를 이끌고 군사적 방안을 추가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빈센트 사령관의 발언의 핵심은 대북정책에 있어 ‘외교적 방안이 우선’이라는 겁니다. 해리 해리스 미 태평양사령관 역시 “강력한 외교수단은 강력한 군사력으로 뒷받침돼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한미연합사령부의 지휘관들이 이렇게 한데 모여 기자회견을 하는 일은 이례적인데요. 여기서 미군 지휘관들이 입을 모아 ‘외교적 방안이 우선’이라고 강조한 겁니다. 


MBN <아침&매일경제>(8/23)는 이 기자회견을 비중 있게 다뤘는데요. 기자회견의 핵심 내용 대신 ‘무력 대결 양상’을 전하는 데 방점이 찍힌 방송이었습니다. MBN은 ‘미군 고위 장성들이 북한에 양면적 내용을 던졌다’고 소개하는 한편, 북한 장사정포의 위협을 대대적으로 부각했습니다. 

 

‘북한 장사정포의 위협’과 ‘군사적 해법 없다’는 발언…MBN은 ‘북한 장사정포’만 강조
진행자 이상훈 앵커는 경향신문의 기사 <“북한, 외교 테이블 나오면 대화...군사적 위협 땐 큰 손해”>(8/22 http://bit.ly/2wpGfKD)를 소개했습니다. 기사는 “북한이 남한을 향해 핵을 사용할거라고 여기는 사람이 적다”는 지적에 “한국인들이 비교적 평화 안에서 살고 있지만 실제로는 장사정포 등 북한 위협이 현존하고 있다. 장사정포는 정말 서울을 타격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대응할 때 북한도 큰 손해를 보게 될 것”이라는 브룩스 사령관 발언을 전했습니다. 브룩스 사령관은 이 대목에서도 “그래서 이런 일이 안 일어나게 우리는 정치적·외교적 그리고 경제적 수단을 이용해서 모든 상황을 억제할 것”이라며, 정치‧외교‧경제적 대응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MBN 패널들의 관심은 정치‧외교‧경제적 대응이 아니라, ‘북한 장사정포의 위협’에 집중됐습니다. 이상훈 앵커는 이어서 중앙일보의 <브룩스 “북 위협 확실히 존재, 장사정포 서울 타격 가능”>(8/23 http://bit.ly/2g6rfuC)을 소개했습니다. 이 앵커는 “브룩스 한미 연합 사령관입니다. 한국과 미국, 지금 주한미군을 전체적으로 지휘하는 사령관인데”라며 발언자의 무게감을 설명하더니 “북 위협 확실히 존재한다. 장사정포 서울 타격 가능하다, 이렇게 얘기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계속해서 기사 본문 중 일부를 읽으며 “북한의 위협은 확실하게 존재한다. 장사정포는 정말 서울을 타격할 수 있다”라고 거듭 강조했고 “이건 좀 귀담아들어야 할 내용 같기도 합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중앙일보 기사에는 에드워드 마키 상원의원의 “북핵 문제에 있어 군사적 해법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우리 대표단의 메시지”라는 발언과, 공화당 소속 앤 와그너 하원의원의 “우리는 전쟁에 대비는 돼 있지만 전쟁할 준비를 하고 있지는 않다”는 발언도 소개되어 있는데요. 이상훈 씨는 이런 내용은 읽어주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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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교 대안 언급보다 장사정포 위협을 더 강조하여 진행한 MBN
MBN <아침&매일 경제>(8/23) 화면 갈무리

 

‘외교적 대응’ 강조한 기자회견인데…“선제타격”까지 나아간 MBN
이렇게 기사 내용 중에서 ‘북한의 위협’만을 인용해 불안감을 조장하는 행태는 계속 이어졌습니다. 이상훈 앵커는 중앙일보 <김정은, 이달 초 휴전선 1km 거리 부대 방문...도발 작전 지시 가능성>(8/23 http://bit.ly/2ivQJlS)도 소개했습니다. ‘김정은의 추가 도발 가능성’을 명시한 기사 제목을 읽은 이상훈 씨는 “그리고 어제 북한은 우리의 을지포커스가디언(UFG)연습에 대해서 무자비한 보복을 당할 것이다, 또 이렇게 얘기를 했다고 그래야 하나요. 떠들어댔다고 해야 하나요? 아무튼, 떠들어 댔습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소종섭 전 시사저널 편집국장에게 “지금 북한 김정은 얘기도 들었고요. 그다음 미군 사령군 얘기도 들었는데 여기 보면 북 위협 확실히 존재한다. 그리고 장사정포 굉장히 남한에 위협적이다. 이렇게 얘기를 했거든요. 이 얘기는 좀 생각을 해봐야 할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라고 물었습니다. 


어느 기사에서든 이상훈 앵커는 장사정포만 보이나봅니다. 이런 질문자의 의도를 이해했다는 듯, 소종섭 씨가 대답했습니다. 소 씨는 “그 부분은 실제로 대단히 위협적이죠. 북한의 장사정포는 휴전선 인근에 전진배치가 되어 있기 때문에, 거기에서 만약에 아무런 조치 없이 북한의 장사정포가 수도권을 향해서 쏟아진다고 생각하면 수도권이 뭐 초토화되는 거죠. 그 정도로 장사정포의 어떤 위협, 이것은 진짜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상당히 크다고 봐야 하고”라고 말했습니다. ‘수도권 초토화’라는 과격한 묘사까지 더한 설명에 만족했는지, 이상훈 씨는 “우리가 계속 무슨 미사일, 핵 이런 얘기만 했지만 실제적으로 장사정포라는 아주 실질적인 위험은 여전히 존재하는 거거든요”라고 부연했습니다. 


‘자주국방’이라는 상식 수준의 언급이 있었지만 MBN 출연자들의 초점은 오로지 장사정포입니다. 이상훈 씨는 “그 문제의 장사정포를 막을 방법이 지금 있나요?”라고 물었고 소종섭 씨는 “현재로서는, 그냥 봤을 때는, 없죠”라고 답했습니다. 소 씨가 “바로 개전이 된다면 그걸 이른바 선제 타격을 한다든지”라고 덧붙이자, 이상훈 씨는 “그럼 일단 맞아야 되는 겁니까?”라고 말했습니다. 애초 기자회견의 핵심이었던 미 지휘관들의 ‘외교적 대응’을 강조는 온데간데없고, MBN 대화는 오로지 군사적 충돌만 강조하더니 급기야 ‘북의 선제타격이 오면 우리는 가만히 맞아야 한다’는 자극적 대화가 이어진 것입니다. 

 

장사정포에 화학무기 얹어 불안감 배가
MBN <아침&매일경제>(8/23)의 불안감 조장 방송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진행자 이상훈 씨는 다음 기사로 동아일보의 <“北-시리아 화학무기 거래 두 차례 적발”>(8/23 http://bit.ly/2wKVb5M)을 소개했습니다. 이 보도는 북한과 시리아의 화학무기 거래를 강하게 비판한 중국의 입장을 조명한 보도죠. 이상훈 씨는 이 내용을 배경으로 김성수 문화평론가에게 “지금 방금 장사정포 얘기도 나왔지만, 그동안 우리는 북한 핵, 북한 장거리 미사일, 이게 큰 위협이다 얘기만 꾸준히 얘기를 했었어요. 그렇지만 장사정포 이외에 화학 무기, 북한도 엄연히 화학 무기를 갖고 있거든요. 그리고 시리아는 실제 자국민에게 화학 무기를 쓴 나라예요. 그런데 거기다 또 거래를 하고 있다고 그럽니다. 이 화학 무기, 또 다른 위협이겠네요”라고 물었습니다. 이에 대해서 김성수 씨는 “화학무기도 실제로 개발을 하고 그것이 실전에 적용할 수 있을 만큼 준비가 돼 있다라고 보는 분들이 있다는 거죠”라고 답했자 이 앵커는 흥분했습니다. 이 앵커는 “뭔가 시리아하고 자꾸 왔다 갔다 하는 걸 보니까 그거를 팔거나 아니면 시리아 것을 들여오거나 어떤 건지 모르지만 뭔가 있긴 있는 것 같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가 정확한 사실관계를 알지도 못하면서 ‘북한 화학무기와 관련, 뭔가 있다’며 공포 분위기로 몰아간 겁니다. 


이쯤되자 김성수 씨가 방향을 전환합니다. “좀 더 중요한 것은 실질적인 방어는 아까 우리 이번에 보면 미국에서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3명의 실권자들이 전부 한 자리에 모여서 기자회견을 했잖아요. 그러면서 얘기했던 게 바로 강력한 외교가 해법이라고 얘기했지 않습니까? 그리고 실질적으로 지금 현재 돌아가는 그런 판들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아프간에다가 병력을 증강하기로 하면서 결과적으로는 북한과의 전쟁 행위, 전쟁에 준한 어떤 충돌. 이런 것들은 완전히 접은 것으로 보입니다”라고 말한 것입니다. 김성수 씨는 ‘북한의 화학무기’로 또 다른 ‘군사 충돌’을 내세우려 했던 진행자에게 분명한 선을 그은 것이죠. 그러나 진행자 이상훈 씨는 끝까지 “지금 우리 사회가 살충제를 갖고 이 혼란을 겪고 있는데 지금 화학 무기 같은 경우는 이거는 글쎄요, 상상하기 싫은데요”라며 ‘전쟁의 공포’를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이와 같은 이상훈 앵커의 선정적 진행도 문제지만 제작진이 내보내는 자막도 부적절했습니다. 이런 방송 내용이 진행될 때 화면에는 <브룩스 “북 위협 확실히 존재, 장사정포 서울 타격 가능” (중앙일보 6면)“, <김정은, 이달 초 휴전선 1Km 거리 부대 방문...도발 작전 지시 가능성 (중앙일보 6면)>, <북한 “UFG연습 무자비한 보복 당할 것” (중앙일보 6면)>, <북한, 미군 수뇌 방한 거론하며 비난 (중앙일보 6면)> <김정은, 이달 초 휴전선 1Km 거리 부대 방문...도발 작전 지시 가능성 (중앙일보 6면)> 등 ‘북한의 위협’이 현실화된 것처럼 묘사한 과장된 자막이 연이어 노출됐습니다. 심지어 김성수 씨가 외교적 해결을 강조하는 와중에도 <“북-시리아 화학무기 거래 두 차례 적발” (동아일보 3면)>, <북한, 시리아 화학무기 개발기관과 접촉 사실 확인>와 같은 자막을 내보냈습니다. 또한 김성수 씨의 발언 뒤로 “밤잠 설치게 된 미국인들, 비용은 또 얼마나 들까?”라며 미국에 엄포를 놓은 조선중앙TV의 영상도 보여줬죠. 반복해서 ‘북한의 위협과 공포’를 시청자에게 심어주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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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 일어나면 안 된다는 패널 발언 위 조선중앙TV 영상 튼 MBN
MBN <아침&매일 경제>(8/23) 화면 갈무리

 

최악의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다면 ‘문재인 정권을 믿겠다’는 이수희 변호사 
대담을 함께 하던 이수희 변호사는 ‘문재인 정부 비판’으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 변호사는 처음엔 ‘외교적 노력이 우선이다”라는 기자회견 내용을 정상적으로 전달하는 듯 했습니다. 그런데 느닷없이 “저는 우리 정부가 문재인 정권에서 저 한반도 내 전쟁은 없다, 좋아요. 그렇게 해서 국민을 안정시켜주는 건 좋은데 국민에게는 말하지 않더라도 이렇게 공개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더라도 최악의 시나리오 상황으로 뭔가 준비는 하고 있느냐는 거죠. 저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다고 하면 이 정권에 대해서 믿고 어떤 위기 상황에서 힘을 보태고 하는 준비를 하겠지만 그게 아니고 마냥 믿고 싶은 것만 믿겠다고 하면 그것만 하면 너무 불안한 거죠. 이거는 계란 살충제라든가 메르스처럼 각자도생해야 하는 문제가 아니라는 거죠, 그런 면에서의 좀 우려를 다시 한번 얘기합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취임 이래 ‘대화와 압박 투트랙 전략’을 내세웠던 문재인 정부는 반복되는 북한 도발에 대통령이 직접 미사일 발사 훈련을 지시하는 등 강력한 무력 대응을 보여준 바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도 적십자 회담을 북에 제안하는 등 대화의 끈을 놓지 않았고 미국 등 우방국에는 ‘한반도에서 전쟁은 결코 없으며 한반도 내 모든 군사행동은 한국이 결정한다’며 군사 주권을 분명히 했죠. 성과가 분명치 않으나 쉽지 않은 정세에서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미군과의 UFG 연합 훈련도 정상적으로 진행됐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군 지휘관과 정치인들이 ‘대북 정책에는 외교적 해법이 우선’이라고 말했는데, MBN <아침&매일경제>(8/23)은 장사정포 위협만 강조하며, ‘북한의 군사 위협’과 전쟁 공포를 부추겼고요. 이수희 씨는 이 분위기에 취해서 우리 정부가 ‘최악의 시나리오’, 다시 말해서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면 문재인 정부를 믿겠다고 말한 겁니다. 이수희 씨는 군대는 기본적으로 늘 ‘최악의 시나리오’, 즉 실전을 대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나 봅니다. 이런 어리석은 전제로 ‘문 정권’을 믿을 수 있나 없나를 가늠한다는 것 자체가 ‘트집 잡기’에 불과합니다.


게다가 “계란 살충제라든가 메르스처럼 각자도생해야 하는 문제”라는 주장은 상당히 황당한 수준입니다. 살충제 계란 파동과 메르스 파동은 국민의 안전과 생명이 달린 먹거리 문제와 보건 이슈이고 이는 국가 시스템이 예방할 의무가 있는 영역입니다. 반드시 국가가 책임져야 하는 공공의 영역이지요. 문재인 정부의 안보관을 비난하려다가 이런 엉뚱한 비유까지 불사하는 이수희 씨의 행태가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7년 8월 23일 MBN <뉴스와이드> (민언련 종편 모니터 보고서는 패널 호칭을 처음에만 직책으로, 이후에는 ○○○ 씨로 통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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