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좋은 보도상_
민언련 2014년 6월 ‘이달의 좋은ㆍ나쁜 방송보도’ 선정ㆍ발표 (2014.7.8)
등록 2014.07.08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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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문창극 검증’ 보도, 민언련 ‘이달의 좋은 방송보도’로 선정

 

 

민주언론시민연합은 2014년 6월부터 이달의 좋은 방송보도, 이달의 나쁜 방송보도를 선정․발표한다. 후보작은 민언련이 매일 모니터링을 통해 추천하고, 매월 첫째 주에 ‘민언련 좋은․나쁜 방송보도 선정위원회’가 후보작을 검토 후 선정하여 매달 두 번째 화요일에 발표할 예정이다. 선정위원회 구성은 다음과 같다.

 

 

 

2014년 6월의 심사결과는 아래와 같다. 

 

 

 

공영방송의 제자리 찾기의 가치 드러낸 KBS 문창극 검증 보도

 

공직 후보자에 대한 검증보도는 언론의 기본 책무에 해당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정권에 예속된 공영방송들은 정권의 부담을 고려해 검증보도에 지극히 소극적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사장 문제로 진통을 겪었던 KBS가 공영방송으로서 국민의 알 권리 실현을 위한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 이번 문창극 총리후보자 검증보도이다. 

 

 KBS는 6월 11일 <뉴스9> 머리에서 <“일본 지배 하나님 뜻” 발언 파문>(홍성희 기자)으로 문 총리후보자의 역사 인식에 대해, <“게으르고 자립심 부족…민족 DNA”>(김연주 기자)에서는 문 총리후보자의 민족 비하 발언 내용을 보도했다. 

 

이 보도는 재산과 논문 검증 등에 치중했던 기존의 공직자 검증보도와는 달리, 문창극 씨가 대한민국 총리로 인정받을 수 없는 극단적 가치관과 식민사관을 가지고 있음을 공론화했다. KBS 보도 이후 타 언론사에서도 문 후보의 칼럼과 대학 강연 등에 대한 검증 보도가 이어지자 결국 문 후보는 빗발치는 비난여론에 굴복하여 스스로 사퇴했다. 그러나 이후 대통령을 비롯한 몇몇 정부 여당 인사들과 극우논객, 일부 보수 언론 등을 중심으로 KBS 보도가 왜곡이며 마녀사냥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이에 화답하듯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이 보도에 대한 심의를 시작했고 보도교양방송특별위원회에서 과반의 위원이 이 보도에 중징계 의견을 낸 상태이다. 

 

그러나 이는 언어도단이 아닐 수 없다. 일부 보수언론은 KBS 보도가 “동영상 전체를 보여주지 않고 일부 내용을 편파적으로 편집하여 왜곡 보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1분 내지 2분으로 시간이 한정된 방송보도의 특성상 취재 내용의 핵심을 뽑아 보도하는 것이 방송보도의 철칙이다. 더구나 1시간 안팎의 뉴스 시간 동안에 수십 개의 뉴스 아이템을 소화해야 하는 상황에서 40분 넘는 동영상 모두를 보여주어야 한다는 주장은 그야말로 억지요 궤변이다. 또한 KBS는 교회에서 강연한 동영상의 일부임을 분명히 밝혔고, 보도내용이 동영상 전체의 맥락과 일치한다는 점에서 이 보도에 대한 ‘왜곡 주장’은 정치심의, 청부심의를 이끌기 위한 근거 없는 레토릭에 불과하다. 

 

민언련은 ‘KBS <뉴스9> 문창극 총리 후보자 검증보도’가 그릇된 역사의식과 편향적 가치관으로 국민통합은커녕 국민 분열을 야기할 부적합 총리를 막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평가한다. 또한 공영방송의 제자리 찾기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피부로 느끼게 해주었다는 점에서 이 방송을 2014년 6월 ‘이 달의 좋은 방송보도’로 선정한다. 

 

 

월드컵으로 도배하면서 국민 알권리 뺏은 MBC 뉴스데스크

 

월드컵 기간 동안 지상파 3사 메인뉴스는 월드컵 소식을 과잉 생산했다. 그중 MBC는 보도량과 순위도에서 월드컵에 집중한 정도가 가장 심했고, 주요 사안에 대한 관심도도 3사 중 가장 낮았다. 

 

월드컵 보도량이 많았던 6월 12일부터 24일까지 지상파 3사 메인뉴스의 월드컵 보도량을 비교하면, MBC가 보도건수 151건으로 가장 많았고, SBS는 자사 총 보도량 대비 월드컵 보도 비중이 46%로 가장 높았다.  

 

 

 

이 시기에 문창극 총리 후보를 비롯한 장관 내정자들의 비리와 의혹들이 엄청나게 쏟아져 나왔다. 또한 국정조사를 앞두고 세월호 관련 소식들도 꾸준하게 보도되었다. 그러나 MBC는 월드컵 보도에 ‘올인’하느라 공직자들의 검증과 세월호 관련 보도에 소홀했다. ‘문창극 보도’의 경우 KBS는 11일 단독 검증보도를 낸 이후에도 7.3%로 꾸준하게 보도했으나, MBC는 5.9%로 따라가기 식 보도에 그쳤다. 세월호 관련 보도의 경우 KBS는 16건, SBS는 8건인데 비해, MBC는 2건(0.5%)에 그쳤다. 

 

MBC는 톱보도를 월드컵으로 내보낸 날도 3사 중 가장 많았다. 13일 동안 월드컵을 톱으로 배치한 것은 MBC가 4번, KBS와 SBS가 각각 2번이다. 특히 MBC는 14일~16일에는 톱보도에 이어 6~7건을 내리 월드컵 소식을 배치했고, 한국-러시아전이 있었던 18일에는 톱보도부터 18번째 보도까지 주구장창 월드컵 내용으로만 뉴스를 구성했다. 

지상파 3사는 월드컵 중계권료 부담을 광고수입으로 메우기 위해 자사의 거의 전 프로그램을 월드컵으로 채웠다. 그러나 아무리 월드컵에 혈안이 되어도 우리 사회의 가장 중요한 이슈들을 다루는 저녁종합뉴스의 보도기능은 충실히 지키는 것이 언론사의 정도이다. 저녁종합뉴스를 월드컵으로 도배한 것은 국민의 알 권리를 빼앗아 자사의 중계 시청률을 높이는 도구로 이용한 것으로 비판받아 마땅하다. 민언련은 특히 그 정도가 심각한 MBC뉴스데스크를 2014년 6월 ‘이 달의 나쁜 방송보도’로 선정한다. <끝>

 

 

2014년 7월 8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