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6월호

[여는글] 언론개혁 바람이 불고 있다 국민언론운동의 ‘장’을 열자
등록 2020.06.09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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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대 총선이 끝났다. 지난 1992년 실시된 14대 총선 이후 28년 만에 최고치 투표율을 기록했다. 결과는 더불어민주당이 압승했다. 민주당의 압승에 대해 다양한 평가가 나왔다. 문재인 대통령의 코로나 대처능력에 대해 높은 점수를 줬다는 평가가 있다. 국민적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는 미래통합당에 대한 심판이라는 평가도 있다. 지난해 검찰과 언론이 보여줬던 비상식적 행태에 대한 국민적 공분 표시라는 평가도 있다. 평가는 다양하지만 국민들이 정부 여당에 힘을 실어줬다는 결과는 바뀌지 않는다. 실로 어마어마한 힘을 실어줬다. 그래서 문재인 정부의 출범을 ‘국민적 선택’이라 한다면, 이번 총선 결과는 ‘국민적 결단’이라고 봐야 한다. 오롯이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해보라는 적극적 의지를 보여준 것이기 때문이다.

 

검찰개혁, 언론개혁을 향한 촛불

  우리는 이른바 ‘조국 사태’라는 경천동지(驚天動地)할 일을 겪었다. 이 사달을 지켜본 국민들은 언론개혁이 검찰개혁 못지않은 절박한 과제임을 깨닫게 되었다. 언론은 대놓고 검찰의 창과 칼이 되었다. 교묘한 논리로 포장하던 가식적인 훈계와 조언도 버렸다. 체면치레도 없었다. 검찰은 모든 자원을 총동원했다. 앞뒤 가리지 않는 모양새에서 절박함이 묻어났고 더 밀리면 갈 데가 없다는 두려움도 보였다. 한판 난리가 지나가고 먼지가 걷히고 나니 유착 세력이 모습을 드러냈다. 검찰과 언론 적폐세력의 민낯이 또렷하게 드러난 것이다. 그때부터 국민들은 검찰개혁과 언론개혁을 향한 촛불을 켜기 시작했다.

 

총선 이후 검찰개혁과 언론개혁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제는 검찰개혁이다’, ‘이제는 언론개혁이다’라는 제목이 여기저기 등장하고 있다. 그런데 전운만 감돌 뿐 아직은 잠잠하다. 차분하게 전세를 살피는 모양새다.

 

촛불혁명은 검찰개혁과 언론개혁으로 완성될 수 있다. 두 영역의 개혁은 우리나라 민주주의 발전에 획기적인 기여를 할 것이다. 검찰개혁은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검경수사권 조정 등 구체적 목표와 방향이 설정되어 있다. 하지만 언론개혁은 검찰개혁과 다르다. 언론은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라는 묘한 자기 방어막을 덮어쓰고 있다. 때문에 언론개혁은 ‘운동’이 필요하다. 언론개혁은 법 제도적 장치마련 뿐만 아니라 국민적 운동이 필요한 것이다.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언론개혁 법개정 운동은 징벌적 손해배상제와 오보방지법 등으로 압축된다고 생각한다.

 

민주당은 2007년 등장했다가 그야말로 ‘속절없이’ 사라지고만 언론개혁법에 대한 뼈아픈 자성의 경험을 갖고 있다. 대충하다가는 역풍을 맞는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래서 정부 여당은 충분하게 힘을 결집시킬 것이고, 언론개혁은 곧 상당한 탄력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정부 여당이 주도하게 놔둘 수도 없고 주체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영역도 아니다. 법 제도 장치마련과 언론개혁 ‘운동’은 다른 영역이다.

 

시민언론운동에서 국민언론운동으로 

언론개혁이 언론당사자의 자정 노력으로 가능하다는 주장은 아예 거론할 필요조차 없다. 개혁 대상은 변한 게 없다. <조선일보>는 4월22일 ‘태평로’에서 “사법과 언론을 장악하고 일당 독재로” 가서는 안된다며 훈계를 시작했고, <중앙일보>는 4월 27일 ‘퍼스텍티브’에서 “비판언론 억압하는 언론개혁은 알 권리를 위축시킨다”며 벌써부터 자기방어를 시작했다. 언론의 자유는 충분히 보장되어 있으니 소모적인 언론자유 논란에 주목할 필요는 없다.

 

이처럼 정치권과 언론계는 언론개혁 운동의 주체가 될 수 없다. 그래서 언론개혁을 위한 시민언론단체의 역할이 중요하다. 시민언론단체는 언론개혁 대상과 내용, 목표와 방향을 정확하게 설정해줘야 한다.

 

언론개혁을 주창하며 지난 36년 동안 활동해 온 민주언론시민연합으로서는 기다리던 때를 만났다. 민언련은 <월간 말>을 창간하고 한겨레신문 창간을 주도했다. 대항언론운동, 대안언론운동을 펼치며 우리 사회의 진보적 정책 제안 역할을 했다. 그리고 지치지 않고 오랫동안 모니터운동을 해왔다. 조선일보 반대운동도 주도했다. ‘조중동’ 프레임 해체운동도 주도했다. 종편 반대운동도 주도했다. 한국 언론사 굽이굽이마다 민언련은 큰 기여를 하며 족적을 남겨왔다. 이런 민언련 앞에 언론개혁을 위해 간절히 원했던 정치적 여건이 만들어졌고 국민의 공분도 충분할 정도로 형성되었다. 민언련은 시민언론운동에서 국민언론운동으로 전환할 채비를 해야 한다.

 

곧 언론개혁 바람이 불 것이다. 언론개혁에 동참하고자 하는 전국 모든 시민단체와 국민을 결집시킬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범국민적 언론개혁 운동을 리드해나갈 전국 규모의 본부나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면 민언련이 구심점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역사와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책무이기도 하다. 우리 모두의 가슴에 사무치게 떠오르는 그 말처럼, 명실상부한 ‘시민언론운동’ 단체로서, 운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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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창 이사(전 민언련 기획부장·김시창닷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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