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보도_

(D-49) 방송보도 일일브리핑

자유한국당 입만 쳐다보는 TV조선, ‘문재인 때리기’ 위한 꼼수?
등록 2017.03.21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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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방송 저녁뉴스는 7개 방송사 모두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 바로 하루 전, 긴장된 상황을 톱보도로 전했지만, 초점은 방송사마다 달랐습니다. KBS와 MBC는 조사 과정을 전반적으로 짚었고 SBS‧MBN은 박 대통령의 첫 육성 메시지가 무엇일지 주목했습니다. TV조선은 막바지 준비에 몰두한 검찰과 박근혜 측 표정을 전했고 채널A는 조사실에 침대를 사들인 검찰 소식을 톱으로 타전했습니다. JTBC만이 뇌물죄 등 박근혜 씨의 혐의에 중점을 뒀습니다. 


한편 이날 비선진료 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영재 의원 등이 혐의를 자백했지만 지상파에서는 지상파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진료 의혹에 침묵했습니다. 여전히 국정농단 사태보다 뒷전에 밀려 있는 대선 보도에서는 야권 유력 후보인 문재인 전 대표 관련 논란이 주를 이뤘습니다. 


1. 또 ‘문재인 비판’만 4건…1위 후보니까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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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개 방송사 대선 보도 상세 비교(3/20) ⓒ민주언론시민연합
 

20일 방송 저녁뉴스에서도 여전히 후보 검증보도나 공약‧정책 보도는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채널A에서만 <대선공약 등장 ‘동물권’>(3/20 http://bit.ly/2mK7lDj)이라는 보도에서 “축산물 사육환경 표시제를 전면 도입하고, 집단사육동물 사육방식을 개선하겠다”는 심상정 정의당 대표의 공약 등 ‘동물권 공약’을 다뤘습니다. 이 보도를 제외하면 7개 방송사의 대선 보도는 모두 경선 경쟁 구도, 후보 논란, 지지율만 다뤘습니다. 


특히 후보 관련 논란에서 야당 후보 논란만 보도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띕니다. 이날 7개 방송사는 모두 야권 후보 논란을 보도했고 하나도 빠짐없이 문재인 전 대표를 겨냥한 보도였습니다. 여당 후보 관련 비판이나 논란은 단 1건도 없습니다. 이날 문 전 대표의 ‘전두환 표창장 발언’이 논란이 됐고 문 전 대표의 부산 선거대책위원장인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부산 사람이 주최가 되어 부산 대통령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말한 것도 구설에 올랐습니다. 지상파 3사와 JTBC‧채널A‧MBN은 이를 1~2건의 보도로 전달했는데요. 유독 TV조선만 보도량이 4건으로 두드러집니다. 심지어 이날 TV조선은 대선 관련 첫 보도 <“노무현 죽음, 문 책임져야”>(3/20 http://bit.ly/2nr6Oe0)부터 ‘문재인 때리기’를 선보였는데요. 윤정호 앵커는 이 보도를 시작하면서 “어느 선거든 1위 후보는 집중 공격을 받습니다. 이번 대선에서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대상”이라고 말했습니다. ‘1위 후보’라면 무조건 집중 공격을 해야한다는 걸까요? 물론 ‘1위 후보’가 견제를 받는 것은 당연하지만 언론이 이를 당연시하고 자사의 집중 공세를 정당화하듯 직접 거론한 점은 부적절합니다. TV조선은 이 보도부터 내리 4건으로 문재인 전 대표 논란을 다뤘고 문 전 대표 비판을 전했습니다. 7개 방송사 중 이렇게 첫 대선 보도부터 ‘문재인 논란’부터 다룬 방송사는 MBC‧TV조선‧채널A‧MBN입니다. KBS‧SBS는 여야 경선 판세를, JTBC는 지지율 판세를 먼저 다뤘습니다. 

 

2. 아무도 보도하지 않은 ‘노무현 죽음 책임’과 ‘아들 채용 특혜 의혹’까지 보도한 TV조선
TV조선이 타사보다 ‘문재인 논란’ 보도가 2~3건 더 많은 이유는 그만큼 타사는 보도하지 않은 논란까지 보도했기 때문입니다. 그 내용은 과연 TV조선 스스로 공언했듯, ‘1위 후보’가 당연히 감내해야 할 만큼 타당한 것일까요? 결론부터 보자면 전혀 아닙니다. 


TV조선 <“노무현 죽음, 문 책임져야”>(3/20)는 자유한국당의 주장을 빌려 문재인 전 대표가 “노무현 전 대통령 뇌물수수 의혹과 자살에 대해 문 전 대표가 책임져야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뇌물 의혹을 다시 거론하며 문재인 전 대표 책임론을 제기”했고 “민정수석과 비서실장을 지낸 문 전 대표를 최순실 국정농단을 막지 못한 우병우 전 민정수석에 빗댔”다는 겁니다. 심지어 “노 전 대통령 뇌물수수 의혹도 재조사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전달했고 막말 논란을 빚었던 홍준표 지사의 “노무현 전 대통령은 돈 받았기 때문에 자살하신거고...팩트와 튀는 발언을 구분 못합니까?”라는 발언도 재차 강조했습니다. 이에 대한 문 전 대표 측 반박은 “정치 수준을 떨어뜨리는 행위, 대응할 가치도 없다”는 말만 짧게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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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 죽음도 문재인 책임’ ‘문재인 아들 특혜 의혹’ 모두 자유한국당 주장 빌려 보도한 TV조선(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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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 죽음도 문재인 책임’ ‘문재인 아들 특혜 의혹’ 모두 자유한국당 주장 빌려 보도한 TV조선(3/20)

 

이어지는 TV조선 <“문 아들 취업에 특혜의혹”>(3/20 http://bit.ly/2n8w4o5)은 이미 지난 대선에서 일단락됐고 선관위도 일부 내용을 허위사실로 규정한 ‘문재인 아들 취업 특혜 의혹’을 다뤘습니다. TV조선은 이것도 자유한국당의 입을 빌렸습니다.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전 대표 아들 취업관련 의혹도 다시 들고 나왔”다는 겁니다. 최원영 기자는 “2006년 한국고용정보원 채용 당시 문 전 대표의 아들이 2명 채용공고에 지원자 2명으로 합격했고 자기소개서는 고작 12줄이었다”,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이 문 전 대표가 아니었다면 가능한 일이었겠냐”는 자유한국당 주장을 전했습니다. 이를 정유라와 비교한 비난까지 덧붙였습니다. 또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8일, 2명 모집에 2명 지원이라 단독채용은 아니었고 5급 공무원이 아닌 공기업 일반직으로 취업했다고 밝혔”다면서도 선관위가 이를 ‘허위사실’로 규정하고 단속에 들어갔다는 사실은 전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TV조선은 ‘단독지원’이나 ‘5급 공무원 채용’ 등 허위사실에 해당하는 의혹 제기는 피해갔습니다. 하지만 굳이 국가기관이 일부 내용을 허위사실로 규정한 의혹을 이슈화했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이 두 가지 보도 모두 TV조선에서만 볼 수 있는 ‘문재인 때리기’ 보도입니다. 심지어 TV조선은 언론사가 특정 후보만 비난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 자유한국당의 주장을 인용해 보도를 냈습니다. 그러나 최근 자유한국당은 대선에서 뚜렷한 활로를 찾지 못한 상황에서 오로지 ‘문재인 때리기’로 판을 흐리려 한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습니다. TV조선은 그러한 자유한국당을 대변하는 동시에 자사가 반복했던 ‘문재인 때리기’까지,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리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3. 박근혜 씨 주요 혐의에 중요한 ‘자백들’, 지상파는 보도 안 해
20일, 박근혜 씨 혐의와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피의자들의 자백도 화제가 됐습니다. 비선의료진의 핵심 인물인 김영재 원장은 2차 공판준비 절차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진료한 혐의와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가 사실이라는 겁니다. 역시 비선의료진 중 한 명인 김상만 전 녹십자아이메드 원장 측도 박 전 대통령을 20여 차례 진료해놓고 최순실씨 자매를 진료한 것으로 허위 기재한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또한 최순실 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KD코퍼레이션 대표는 삼성에 납품하기 위해 최 씨에게 청탁을 하고 현금 4000만원을 제공했다고 증언했습니다. 모두 중요한 내용들이지만 지상파에서는 관련 보도를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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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개 방송사 국정농단 사태 관련 주요 현황 보도 여부 비교 (3/20)

 

반면 종편 4개사는 두 사안 중 최소 하나는 보도를 했습니다. JTBC는 비선 의료진 자백을 1건, 채널A와 MBN은 KD코퍼레이션 특혜 인정을 1건 보도했습니다. TV조선이 유일하게 두 사안을 모두 보도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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