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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진당 해산 반대의견’이 마음에 들지 않은 조선과 동아
등록 2017.09.12 23:17
조회 145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11일 부결됐습니다. 1987년 헌법재판소가 세워지고 난 다음 처음으로 임명동의안이 국회에서 부결된 사례입니다. 표결에서 국민의당이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는 야당을, 야당은 여당의 책임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각 매체들은 6~10개 정도의 보도를 낸 가운데 의견기사를 통해 입장의 차이를 보였습니다.

 

‘통진당 해산 반대의견’을 부결 사유로 둔 조선과 동아

 

경향

헌재소장 임명 막은 야당의 정략적 행태와 청와대의 자세

동아

헌재소장 첫 인준 부결, 文정부 겸허하라는 民意경고다

조선

헌재소장 인준 부결, 사법부 코드 인사 멈추길

중앙

김이수 낙마는 ‘협치 실종’과 ‘코드 인사’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겨레

기본권 옹호했다고 김이수 인준 부결한 ‘폭주 국회’

한국

헌정 사상 초유의 헌재소장 국회 인준 부결

△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에 대한 신문 사설 제목(9/12) ⓒ민주언론시민연합

 

이번 상황을 당연하게 받아들인 곳은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중앙일보였습니다. 


동아일보는 <사설/헌재소장 첫 인준 부결, 文정부 겸허하라는 民意 경고다>(9/12 http://bit.ly/2wmb2DZ)에서 김이수 후보자에 대해 ‘수장감이 아니다’라고 단정했습니다. 그 근거로 “2014년 12월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 때 재판관 9명 중 유일하게 반대 의견”을 냈으며 “5․18민주화운동 당시 판결”을 거론했습니다. 동아일보는 통합진보당이 “북한과 전쟁이 벌어질 경우 국가 기간 시설을 타격하자는 모의를 한” 사실이 대법원에서 인정되었는데도 김 후보자가 “명백하게 헌법상 반국가단체인 북한을 추종하는 정당인데도 면죄부를 주려 한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5․18민주화운동 당시에 대해선 “독재정권 때는 그에 부합하는 판결을 내리고, 민주당 추천 헌재 재판관이 돼서는 또 그에 영합하는 판결”을 내렸다며 “대통령 탄핵까지 결정한 헌법재판소의 수장감이 아니라는 공감대는 일찍이 형성됐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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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헌재소장 인준 부결이 민의의 경고라고 주장한 동아일보(9/12)

 

김 후보자의 ‘통진당 해산 반대의견’은 조선일보에서도 비판받았습니다. 조선일보 <사설/헌재소장 인준 부결, 사법부 코드 인사 멈추길>(9/12 http://bit.ly/2feGoGU)은 “정권 초기, 그것도 정권 지지율이 높은 상황에서 임명동의안이 부결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면서도 “김 후보자가 심각한 결격 사유를 갖고 있지 않았다면 야당도 끝까지 반대하기 부담스러웠을 것이다”고 판단했습니다. 조선일보가 생각한 ‘심각한 결격 사유’는 역시 ‘통진당 해산 반대의견’이었습니다. 조선일보는 “김 후보자는 통진당 해산에 반대한 사람이다”면서 “이석기 전 통진당 의원이 주도한 지하혁명 조직은 북한과 전쟁이 벌어질 경우 남한의 국가 기간 시설을 타격하자는 모의까지 했었다. 그런 정당의 해산을 반대한 사람이 헌재소장 자리에 오른다는 것을 상식으로 납득할 수 있는가”라고 못박았습니다. 


중앙일보 역시 김 재판관의 ‘통진당 해산 반대의견’을 거론했습니다. 그러나 앞선 두 사설에 비해 그 비중은 작았습니다. 중앙일보는 <사설/김이수 낙마는 ‘협치 실종’과 ‘코드 인사’ 경고로 받아들여야>(9/12 http://bit.ly/2xh5Vcb)에서 “그러나 ‘김이수 부결 사태’는 그가 단순히 통합진보당 해산 반대 의견을 내는 등 정치적 편향성 문제를 넘어 보다 다층적인 의미를 함축한다”고만 언급했습니다. 통진당 해산 반대의견을 직접 비판하진 않았지만, “정치적 편향성 문제”로 정리해 ‘여야의 문제’로만 바라본 것입니다.


그러나 김이수 헌법재판관이 당시 ‘통합진보당 해산 판결’에서 반대의견을 낸 것이 부당한 처사였을까요? 문제가 된 ‘이석기 내란음모사건’은 재판 과정에서 지하조직 ‘RO’가 실체가 없다고 드러나 2015년 1월 대법원에서 해당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런 사안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당시 ‘정치 결사의 자유’라는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하면서까지 정당에 대해 강제해산 판단을 내렸습니다. 오히려 김이수 재판관의 소수의견이 헌법 가치를 수호하는 역할에 더 적합하다고 보입니다. 그럼에도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는 김이수 후보자에게 색깔론 공세를 이어갔습니다.

 

조중동 “청와대 책임” 경향․한국 “청와대도 책임” 
이번 부결 사태에 대해서 정부 여당과 야당에 각각 책임을 묻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책임의 화살을 누구에게 돌렸는가는 확연한 차이를 보였습니다. 조중동은 모두 청와대에 책임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조선일보는 “정부가 최근 했던 일련의 사법부 인사가 권력의 사법부 장악 시도로 비칠 정도로 치우쳐 있다는 것도 인준 부결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 기간 중 대법관 13명 중 12명, 헌법재판관 9명 중 8명이 바뀐다. 사실상 전면 교체다. 그런데 이 사법부를 통째로 바꾸다시피 하는 인사를 한쪽 이념․코드 일색으로 하면 사법부가 어떻게 되고 우리 사회가 어떻게 될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번 결과에 “여권의 이런 ‘코드 사법부’ 시도에 제동이 걸린 것”이라고도 평했습니다.


동아일보 역시 “김 후보자 낙마는 출범 4개월을 갓 넘긴 문재인 정부에 대한 민의(民意)의 경고”라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후보자의 비리 의혹엔 눈을 감고 ‘코드’만 맞는다면 중책을 맡기다 벌어진 인사 난맥과 사법권력 교체 기도에 대한 견제심리가 작용”한 것이라며 청와대에 “야당 탓을 하기보다는 반성하는게 먼저다”고 비판했습니다. “여소야대 정국을 이끌어 나가기 위해선 협치가 필수적”이라며 “문 대통령부터 몸을 낮춰 협치에 앞장서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중앙일보도 이번 사태를 “코드 인사를 통한 사법부 통제 시도에 대한 우려와 반발의 성격이 짙다”고 평했습니다. 민정수석, 법무비서관, 헌법재판관 후보자 등을 거론하면서 “사법부 구성의 다양성 등을 명분으로 특정 성향 판사와 변호사, 시민단체 출신 인사들을 사법기관 핵심부에 포진시키려 했다”면서 “견제 없는 질주는 사고를 내기 마련”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중앙일보는 이어 “‘김이수 사태’는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내건 ‘소통’과 ‘협치’도 시험대에 올려놓았다”면서  이번 표결을 “고공행진 중인 대통령 지지율을 등에 업고 정치적으로 밀어붙이면 쉽게 통과될 수 있다고 과신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조중동이 청와대의 책임만을 강조한 데 비해 경향신문과 한국일보는 청와대의 책임도 있지만 야당의 책임도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경향신문은 <사설/헌재소장 임명 막은 야당의 정략적 행태와 청와대의 자세>(9/12 http://bit.ly/2wVdrHx)에서 “국정을 농단한 박근혜 정권을 몰아내고 평화적으로 정권교체가 이뤄진 것은 헌재가 제 역할을 다한 덕분”인데 “그런 기관의 수장을 결정하는 임명동의안을 야당의 발목잡기로 지금껏 시간을 끌다가 작금의 사태에 이르렀으니 참담하기 그지없다”고 비판했습니다. 야당의 비판 사유에 대해선 “철 지난 색깔론도 우습지만 소수 의견을 냈다는 사실을 결격 사유로 주장한 것도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경향신문은 청와대에 대해서도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면서 “문 대통령은 김 후보자를 지명 한 뒤 국회 임명동의안 통과를 위한 노력을 충분히 하지 않았다. 여당 역시 대통령 지지율만 바라보며 야당 의원들을 적극적으로 설득하지 않았다. 집권세력의 이런 자세로는 개혁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질책했습니다.


한국일보는 <사설/헌정 사상 초유의 헌재소장 국회 인준 부결>(9/12 http://bit.ly/2eSxNsM)에서 “무엇보다 여소야대 국회의 벽을 실감한 문재인 대통령이 곤혹스럽게 됐다”면서 “문 대통령은 잇단 인사 실패에 대한 비판여론과 국회의 견제를 넘어서기 위해 특단의 조치를 강구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원내지도부도 리더십에 타격을 입었고 책임론에 휘말릴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 국회 본회의 표결에 이르기까지 야당들이 보인 정략적 태도에도 문제가 많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일부 기독교계의 반대 압박에 대해 지적한 한겨레․한국
청와대의 책임을 인정한 앞선 사설들에 비해 한겨레에선 야당의 결정을 강하게 성토했습니다. <사설/기본권 옹호했다고 김이수 인준 부결한 ‘폭주 국회’>(9/12 http://bit.ly/2f0y8gD)은 야당의 김이수 후보자 반대 사유에 대해 “정치결사의 자유를 옹호하고 인권을 보호하려 한 전력이 인준 부결의 사유가 될 수 있는 건지 묻고 싶다”면서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야당의 퇴행적 현주소를 고스란히 드러낸다”고 비판했습니다. 한겨레는 이어 “부결 사태의 가장 큰 책임은 김 후보자의 ‘이념’을 집요하게 트집 잡으며 ‘색깔론 정당’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한 자유한국당에 있다”면서 부결에 대한 야당의 책임을 강하게 물었습니다. “김 후보자가 헌재의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 당시 낸 소수 의견은 특정 이념과는 무관한 것”이고 “정당의 자유와 정치적 결사를 제약하는 데 대한 반대”를 자유한국당이 “‘이념 편향’으로 둔갑”시켰다고 비판했습니다. 바른정당에 대해서도 “자유한국당과 별다를 바 없는 태도를 취한 것도 유감”이라 비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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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당의 반대 의견을 비판한 한겨레(9/12)

 

특히 한겨레는 일부 기독교계에서 김이수 후보자가 재판관 시절 ‘군대 내 동성애를 옹호’했다며 압박한 점을 언급했습니다. 한겨레는 “‘김대중 정신’을 계승한다는 국민의당이 이번 표결에서 보여준 반인권적이고 무책임한 행태는 더욱 엄중한 비판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고요. “의원 개개인의 판단에 맡긴 국민의당에서 절반 가까운 의원들이 김 후보자에 대해 반대표를 던진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김후보자가 군대 내 동성애를 옹호했다는 기독교계 일부의 압력에 편승한 결과”라고 진단했습니다. 한겨레는 이는 사실관계부터 정확하지 않다며 “김 후보자는 헌재의 소수 의견에서 군대 내 동성애를 옹호했던 게 아니라, 옛 군형법의 일부 조항이 너무나 불명확하고 포괄적이란 점을 지적했을 뿐”이라 설명했습니다. 


김이수 재판관이 위헌 판결을 내린 부분은 옛 군형법의 제92조의 5(현 제92조의 6)에 대해 서인데요. 김이수 재판관은 동성애에 대한 찬반을 결정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추행’과 ‘음란한 행위’를 엄격히 구분하지 못하고 처벌 규정이 ‘남성 간의 추행만을 이야기하는 것인지, 여성 간의 추행이나 이성간 추행도 대상으로 하는지 모호하다’고 지적하면서 ‘예측 가능성이 없고 자의적 법 해석의 가능성을 빚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위배’된다는 소수의견을 냈던 것입니다. 따라서 김이수 재판관을 둘러싼 논쟁 중 이 부분에 대해서 분명하게 지적한 한겨레의 사설은 바람직했습니다.


김이수 재판관에 대한 동성애 옹호 논란은 한겨레 사설 이외에도 한국일보 사설에서도 언급되긴 했습니다. 그러나 한국일보는 “일부 기독교계에서 김 후보자가 동성애 관련 헌재 결정 과정에서 옹호하는 소수의견을 냈다는 과장된 주장을 하며 각 당 의원들을 압박하고 반대 압박 문자를 보낸 것도 논란 소지가 많다”고 언급했고요. 경향신문과 동아일보, 중앙일보는 각각 종합면의 기사에서 해당 이슈를 ‘국민의당이 반대한 사유’중 하나로만 언급했습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7년 9월 12일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신문 지면에 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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