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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김기식 비서’ 온라인 기사 제목은 언론 폭력이다
등록 2018.04.16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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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와 자유한국당이 띄운 ‘김기식 여비서 프레임’이 ‘신상털기 및 사이버 폭력’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문화일보는 10일 자 초판에 얼굴 일부에만 모자이크를 한 채 해당 비서의 사진을 실었다가 내렸는데요.

 

문화일보가 몰상식한 신상털기 대열에 합류해 논란을 일으켰다면, 중앙일보는 이런 행태를 ‘여과 없이 전달․부각’하는 방식으로 또 다른 문제보도를 내놓았습니다. 문제 보도는 중앙일보의 13일 온라인 보도인 <‘몸 팔고 승진’ ‘세상 쉽게 사는 X’…김기식 ‘여비서’ 신상털기 논란>(4/13 홍지유 기자 https://goo.gl/1Vt8P8)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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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털기와 악플 등 사이버 폭력을 지적하는 목소리를 소개하면서 
정작 해당 비서에 대한 문제의 ‘악플’을 여과없이 전달‧부각한 중앙일보(4/13)

 

일단 중앙일보가 이처럼 소름 끼치는 제목을 뽑은 것에 대해서 비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기자가 그렇게 생각한다거나, 언론사가 이런 판단을 했다는 것이 아님은 압니다. 이런 표현은 작따옴표 처리가 되어있었고요. 그저 이런 악성댓글이 있다고 전달할 뿐이라는 것도 압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중앙일보의 행태에 문제가 없다 할 수 있을까요? 이런 댓글을 지적하는 척 하면서 제목으로까지 부각하는 것은 애초 댓글이 가진 해악을 ‘두배 세배’가 아닌 ‘백배 만배’로 확대시킨다는 것을 기자가 몰랐을까요?

 

이 기사의 제목은 송고된 당일 <신상 털린 김기식 비서···"몸 팔고 승진" 비방댓글까지>로 수정되었는데요. 이는 앞서 붙여놓은 <‘몸 팔고 승진’ ‘세상 쉽게 사는 X’…김기식 ‘여비서’ 신상털기 논란>이라는 제목보다 수위를 낮춘 것처럼 보이지만, 직접 전달할 필요 없는 모욕적 악플을 전면에 부각하고 있다는 점에서 크게 다를 것도 없습니다. 


보도는 김기식 원장과 동행한 직원에 대한 신상털기 행각과 이에 대한 비방 댓글은 ‘모욕죄와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분명하게 짚고 있습니다. 그럼 자사 보도 제목도 똑같이 ‘모욕죄와 명예훼손’에 해당된다는 것을 인지했어야 합니다. 그런데 중앙일보 홍지유 기자는 이런 몰상식하고 무례하며 천박한 댓글을 상세하게 소개하고, 제목으로까지 부각하고, 심지어 여기에 게시글 제목을 캡쳐한 이미지와 김씨의 SNS계정에 악의적 문구를 합성한 게시글 내용까지 첨부했습니다. 


신상털기 및 사이버폭력은 심각한 문제입니다. 따라서 이런 현상에 대해 기사를 쓰는 것은 필요한 일입니다. 그러나 이에 해당하는 발언이나 댓글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지 않고도 문제의식은 충분히 전달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굳이 악질적인 댓글을 부각해 전달하는 것은 아무리 선의라고 둘러대도 ‘언론의 폭력’일 뿐입니다.

 

* 모니터 기간과 대상 : 2018년 4월 13일 중앙일보 온라인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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