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방송심의위원회_

시민 방송심의위원회 45차 안건 심의 결과

‘피해자 목소리’ 억압한 발언도 ‘시청자 우롱’이다
등록 2019.05.03 11:54
조회 118

2018년 5월 23일 발족한 민주언론시민연합 시민 방송심의위원회(이하 민언련 시민 방심위)는 방송심의규정을 위반해 각종 왜곡‧오보‧막말‧편파를 일삼는 방송사들을 규제해야 할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시민의 의견을 전달하기 위해 출범했다. 시민 방심위는 매주 수요일 저녁 6시 30분, 새로운 안건을 민언련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하여 시민들이 직접 제재 수위 및 적용 조항을 제안하도록 하고 있다. 아래는 4월 24일 오후 7시 30분부터 5월 2일 오전 11시까지 집계한 45차 심의 결과이다.

 

시민 방심위 45차 안건 709명 심의

 

국가기간통신사 채널에서 ‘세월호 모독’

시민 방송심의위 45차 안건은 연합뉴스TV <뉴스1번지>(4/16) ‘세월호 참사 모독’이었다. 세월호 참사 5주기였던 4월 16일, 연합뉴스TV는 보도 대담에 김우석 미래전략개발연구소 부소장을 출연시켰는데 김 씨는 세월호 유가족을 정치 세력으로 매도하고 ‘원한에 차 복수를 낳는 인물들’로 모욕했으며 진상규명 요구가 부적절하다고 단언했다. 심지어 세월호 유가족으로 인해 정권을 빼앗긴 사람들, 즉 자유한국당 등 보수세력에도 ‘트라우마’가 있으니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세월호 유가족에 탄핵사태에 1선, 주력부대로 활동”, “원한을 기억할 것이냐, 끊임없이 복수를 낳는다”, “진상규명됐다고 만족하겠는가, 원한을 가진 분들은 호소할 데가 필요하다”, “유가족이 일상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국가적으로 불행하다. 치유는 망각을 통해 이뤄진다” 등 망언이 국가기간통신사 보도채널을 통해 쏟아졌다. 세월호 참사로 처벌 받은 정부 관계자 단 1명, 침몰 원인, 부실 구조 원인, 박근혜 정부의 조직적인 진상조사 방해 등 여전히 미궁에 빠진 진상규명을 감안할 때 심각한 왜곡이자, 세월호 희생자 가족에 대한 모독이다.

 

“정치적 목적으로 세월호 모독”…“기본 상식 선 벗어났다”

해당 안건에 총 709명의 시민들이 심의 의견을 제출했다. 세월호 참사 관련 안건인 만큼 제재 수위가 상당히 높았다. 최고 수위 제재인 ‘프로그램 중지‧수정‧정정’이 무려 74%를 차지해 최고치를 기록했고 ‘행정지도’는 1명, ‘문제없음’ 1명이었다.

 

프로그램 중지·수정·정정

관계자 징계

경고

주의

권고

의견제시

문제없음

525명

157명

18명

7명

 

1명

1명

709명

74%

22%

3%

1%

-

-

-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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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5차 안건(연합뉴스TV <뉴스1번지>(4/16)) 심의 결과 Ⓒ민주언론시민연합

 

총 45회 이뤄진 시민 심의에서 ‘프로그램 중지‧수정‧정정’이 70%를 넘긴 것은 이번 안건을 포함해 6차례에 불과하다. 그만큼 시민들은 연합뉴스TV의 보도를 엄정하게 판단한 것이다. 다만 시민들이 모든 안건 중 가장 강력한 제재를 준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행정지도’와 ‘문제없음’도 1명씩 있었기 때문이다. 그간 시민들은 심각한 인권 침해 사례의 경우 전원 ‘법정제재’를 의결하며 불관용의 원칙을 보여줬다. 35차 TV조선 <뉴스9>‧채널A <뉴스A>(1/29) ‘대통령 딸 거주 국가 공개 보도’, 40차 TV조선 <보도본부핫라인>(3/13)‧채널A <뉴스A>(3/12))의 ‘정준영 사건 피해자 신상 노출 보도’에서 100%의 시민들이 ‘법정제재’를 택했다. 이번 안건 역시 세월호 희생자 가족에 대한 모욕으로서 ‘참사 피해자 인권 침해’ 여지가 컸으나 시민들의 판단은 조금 달랐다. 비록 2명에 불과하지만 ‘행정지도’와 ‘문제없음’, 즉 연합뉴스TV의 발언이 그리 큰 문제가 아니라고 본 시민도 있었던 것이다. ‘문제없음’을 의결한 시민은 “김우석 님의 발언도, 민언련과는 생각이 다른 분의 의견으로, 경청할 만합니다”라는 의견을 남겼다.

 

이외 시민들은 대부분 연합뉴스TV의 발언이 인간에 대한 기본적 예의, 상식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일반 상식의 선을 벗어났다”, “패널의 반인권적 발언을 방치한 방송사 책임이 크다”, “사람에 대한 기본 예의가 없는 발언이 전파를 탔다”,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없는 패널 선정으로 방송의 질이 추락했다”는 의견들이 지배적이다. ‘관계자 징계’를 택한 한 시민의 의결 사유는 여러 모로 귀감이 된다. 

대다수의 국민이 아직 세월호 참사에 깊은 상처와 미안함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보도는 특정한 정치적 목적으로 사실을 왜곡함으로서 희생자와 유가족 및 대다수의 국민들의 추모하는 마음을 모욕했다

“대규모 참사 피해 가족에 큰 상처가 된 방송”

시민 방심위원회는 45차 안건에 적용할 수 있는 조항을 제13조(대담‧토론프로그램 등), 제24조의3(피해자의 안정 등), 제24조의4(피해자등의 인권 보호), 제27조(품위 유지)로 제시했다. ‘없음’과 ‘기타 적용 조항 의견’도 택할 수 있도록 명시했고, 시민들은 적용 조항을 중복 선택할 수 있다. 시민들은 제13조(대담‧토론프로그램등)를 무려 90% 선택해 상당한 비중을 뒀고 ‘재난 등에 대한 방송’ 특별 규정인 제24조의3‧제24조의4도 각각 76%, 79%를 적용했다. 제27조(품위유지)는 75%로 적용 비율이 가장 낮았다.

 

제13조

(대담‧토론프로그램 등)

제24조의3

(피해자의 안정 등)

제24조의4

(피해자등의 인권 보호)

제27조(품위 유지)

없음

638

539

559

530

1

90%

76%

79%

7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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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5차 안건(연합뉴스TV <뉴스1번지>4/16)) 적용 조항 Ⓒ민주언론시민연합

 

제13조(대담‧토론프로그램 등)는 “시사프로그램에서의 진행자 또는 출연자는 타인을 조롱 또는 희화화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조항으로 매우 기본적인 원칙에 해당한다. 세월호 유가족을 ‘민주당의 주력부대’, ‘원한을 가진 자’로 조롱했기 때문에 연합뉴스TV가 정면으로 위반했다고 볼 수 있다. 제24조의3과 제24조의4는 모두 재난 관련 규정으로 따로 마련된 조항으로서 재난 피해자의 안정을 저해하거나 인권을 침해하는 보도를 금하고 있다. 시민들은 바로 이 부분에도 많은 지적을 가했다. “피해자들의 인권을 유린하고 비하함”, “피해 가족에 대한 모독이 지나침”, “대규모 참사 피해자 가족들에게 또 한 번 큰 상처” 등의 비판이 많았다.

 

제27조(품위유지)는 시청자의 불쾌감을 조성하지 말라는 포괄적 조항인데 시민들이 가장 적게 적용한 조항이기는 하나 그 차이는 크지 않았다. 아마도 연합뉴스TV 발언이 상식과 국민정서에 어긋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관계자 징계’의 한 시민은 “국민정서를 해치는 아무말 대잔치다”라고 질타했다.

 

‘피해자 목소리’ 억압한 발언도 ‘시청자 우롱’이다

사실 이번 안건에서 연합뉴스TV가 보여준 아주 근본적인 문제점은 ‘피해자의 진상규명 요구’에 대한 기본적 시각에 있었다. 무려 304명이 희생된 참사, 국가의 방치와 진상조사 방해가 드러난 참사인 만큼 피해자의 목소리는 인권 보호의 차원에서 존중되어야 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다. 그러나 연합뉴스TV는 이 원칙을 짓밟는 발언을 노출하고 말았다. 별다른 근거도 없이 정치적으로 매도하고 ‘원한’ 수준으로 폄훼한 것이다. 이는 ‘피해자의 목소리’를 억압하는 것으로서 언론의 기본적 의무에 위배된다. 이 점을 꿰뚫은 시민의 의견을 경청할 필요가 있다. 

피해자들의 목소리와 행동에 의도적으로 정치색을 입혀 피해자의 정상적인 행위가 마치 부당한 일인 것처럼 포장하여 시청자를 우롱했다. 이는 해당 패널이 특정 정당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45차 심의에 참여한 시민 구성

이번 심의에 참여한 시민은 총 709명 중 남성 504명(71%), 여성 205명(29%)/ 20대 14명(2%), 30대 144명(20%), 40대 329명(47%), 50대 180명(25%), 60대 이상 42명(6%)이었다. 민언련이 이처럼 의견을 남겨주신 시민의 연령대와 성별을 취합해 공개하는 이유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구성이 보다 다양한 계층을 대변할 인물들로 구성돼야 한다는 취지 때문이다.

 

시민 방송심의위원회 46차 안건 상정

 

느닷없이 ‘김학의 사건 핵심 피의자’ 단독 인터뷰한 채널A

민언련은 시민 방송심의위원회 46차 안건으로 채널A <뉴스A>(4/26) ‘김학의 사건 피해자 실명 노출’을 상정했다. 채널A는 김학의 사건의 핵심 피의자 윤중천 씨를 느닷없이 단독 인터뷰해 그가 적극적으로 자신의 혐의를 소명‧부인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줬다. 결과적으로 윤 씨의 ‘언론 플레이’를 채널A가 도운 셈이 됐다. 윤 씨는 채널A를 통해 뇌물, ‘별장 성접대 리스트’, 성폭행 등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했는데 특히 성폭행을 부인하는 과정에서 현재 일관적으로 성폭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의 실명을 발설해버렸다. 놀랍게도 채널A는 이를 편집하지 않고 그대로 방송했다. 2차 피해를 일으킬 수 있는 매우 몰지각한 보도이다.

 

성폭행 혐의 벗으려 ‘피해자 실명’ 노출, 채널A는 그대로 방송

채널A 인터뷰에서 윤중천 씨는 이른바 ‘김학의 동영상’ 속 피해 인물임을 주장하는 여성이 사실은 돈을 뜯으려 거짓 진술을 하는 것이라 주장했고 이런 발언 도중에 실명을 거론했다. 채널A는 생방송 인터뷰도 아닌 편집본 보도였음에도 불구하고 실명을 그대로 방송해버렸다. 실명 노출 자체가 2차 가해에 해당하지만 이런 윤 씨 주장을 가감 없이 ‘단독’을 달아 부각하는 애초 보도취지부터 심각한 편파성을 지닌다. 사건을 재조사 중인 검찰은 해당 피해자가 과거 조사부터 피해 사실을 일관성 있게 진술하고 있으며, 윤 씨가 피해자를 특정할 수 없으면 처벌할 수 없는 성폭행 혐의의 허점을 이용하는 것이라 보고 있다. 즉, 채널A가 성폭행 혐의를 피하려는 윤 씨 전략에 이용당한 것이다.

 

뇌물‧성접대 리스트 등 모든 혐의 부인, 채널A는 대체 왜?

채널A로 인해 윤 씨가 적극 부인한 혐의는 성폭행만이 아니다. 윤 씨는 현재 김학의 전 차관에게 수천만 원을 건넨 뇌물 혐의도 받고 있는데 채널A에서 “200만원 준 것이 전부”라 주장했다. 검찰은 이것도 액수가 200만 원으로 축소되면 공소시효가 종료된 점을 이용한 언론 플레이로 보고 있다. ‘윤중천 리스트’, 즉 성접대 리스트에 대해서도 윤중천 씨는 ‘친한 지인들에게 별장을 빌려준 것일 뿐’이라는 취지로 채널A 인터뷰에서 주장했다. 역시 혐의를 빠져나가려는 피의자 본인의 일방적 주장이다.

 

민원 제기 취지

피해자 실명 노출도 명백한 심의규정 위반이자 몰상식한 보도행태이나, 채널A가 윤중천 씨를 인터뷰하고 ‘단독 인터뷰’로 선전한 것 자체가 납득이 어려운 일이다. 윤중천 씨는 김학의 전 차관과 함께 특수강간 의혹을 받고 있으며 뇌물, 알선수재, 공갈, 사기 등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고위층의 성폭력, 부정청탁, 뇌물이 핵심인 ‘김학의 사건’의 핵심 피의자다. 피의자로 전환된 인물을 인터뷰하는 것은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는 것과 거리가 멀다. 채널A가 보여준 것과 같이 오히려 사건을 은폐하고 혐의를 빠져나가려는 피의자의 주장만 일방적으로 전달되기 때문이다. 그 자체로 편파 보도이다.

 

시민 방송심의위원회가 제안하는 심의규정은 아래와 같다.

 

제21조(인권 보호) ① 방송은 부당하게 인권 등을 침해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제22조(공개금지) ① 방송은 범죄사건 관련자의 이름, 주소, 얼굴, 음성 또는 그밖에 본인임을 알 수 있는 내용(이하 “인적사항”이라 한다) 공개에 신중을 기하여야 하며,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되는 사항을 공개하여서는 아니 된다. 2. 성폭력범죄 피해자의 인적사항

 

시민방송심의위원회 심의 참여 바로가기 http://www.ccdm.or.kr/xe/simin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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