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보도_
똑같은 사실관계 놓고 다르게 보도하는 신문들(3/19 일간 기고쓰)
등록 2020.03.19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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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똑같은 사실관계 놓고 다르게 보도하는 신문들

미래한국당이 잠정 발표한 비례대표 순번에 미래통합당 영입인사들이 제외되면서 미래통합당과 그 위성정당 미래한국당 사이의 갈등이 불거졌습니다. 19일, 모든 매체가 이를 보도했죠.

그런데 이 상황을 묘사한 표현에는 언론사마다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먼저 향후 이 국면에 대한 전망이 엇갈렸습니다. 조선‧동아일보는 ‘갈등 봉합’을 내다봤습니다. 조선일보는 중간제목에서 <야 비례대표 갈등 봉합…보수유튜버 우원재 등 4명 사실상 탈락>이라고 썼고, “공천 갈등이 장기화하면 총선판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양측이 타협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습니다. 동아일보는 “4, 5명을 바꾸는 선에서 통합당과의 갈등 봉합을 시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의 공천 갈등이 겉으로는 봉합 수순으로 접어들고 있지만 여진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습니다. 반면 한겨레는 “(두 정당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경향신문은 “갈등이 해소될지는 미지수”, “꼼수 위성정당의 밑바닥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총선 악영향도 불가피해 보인다”라고 전해 ‘갈등 및 악영향’을 강조했죠. 한국일보는 “감정의 골이 깊어진 두 당 간 갈등이 봉합 국면으로 접어들지는 미지수다”라며 ‘봉합 여부 미지수’로 중립을 택했죠. 중앙일보는 딱히 전망을 내놓지는 않았습니다.

조선일보는 사실관계도 타 신문과 차이가 있습니다. 경향‧한겨레‧한국일보 기사에는 ‘황교안 대표는 5명 순번 조정도 부족하다는 입장’이라는 내용이 있고, 중앙‧동아일보도 제목과 본문에 걸쳐 ‘황교안 측’이 ‘신뢰가 깨졌다’고 불만을 드러냈음을 밝혔는데요. 유독 조선일보 기사는 “통합당 일부는 계속 반발했다”, “황 대표가 미래한국당의 공천안에 반발할 경우 문제가 커질 수 있다”며 황교안 대표 측의 불만을 애써 축소했습니다.

결국 3월 19일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강경한 입장을 재차 표명하고,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는 사퇴하면서 공천 갈등은 더 첨예해졌습니다. 이는 어느 신문사가 옳으냐, 틀리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전망은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보도에 신문사의 희망이 섞인 관측이 들어간다면 독자들에게 혼동을 줄 수 있습니다. 사실과 의견의 분리가 필요합니다.

 

- 조선일보 <윤봉길 손녀 등 4명, 비례 당선권으로 교체> https://muz.so/aaAr

- 중앙일보 <공병호 “비례후보 4~5명 재심” 황교안 측 “그걸론 안 돼, 신뢰 깨졌다”>https://muz.so/aaAt

- 동아일보 <한국당 비례 당선권 4,5명 교체 추진…통합당 “전체 재조정해야”>https://muz.so/aaAu, <통합당 영입인사들 “한국당, 함께할 운명공동체인지 의문” 반발>https://muz.so/aaAv

- 한겨레 <미래한국 “비례 당선권 4~5명 교체” 통합당 “전면 손질” 요구 갈등 지속>https://muz.so/aaAw

- 경향신문 <한국당 “비례 4~5명 조정”…못마땅한 황교안 선택 기로에>https://muz.so/aaAx

- 한국일보 <한발 물러선 미래한국당 “당선권 4,5명 조정하겠다”>https://muz.so/aaAy

 

2. 여기서 금모으기 운동이 왜 나와

MBN <뉴스와이드>(3/17)에 출연한 서정욱 변호사가 최근 코로나19 사태에서 어려움을 겪는 국민 모두를 지원하기 위한 대책으로 거론되는 재난기본소득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정책 비판이야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서 씨는 느닷없이 23년 전 금모으기 운동을 칭송하면서 금모으기와 같은 “기발한 보도 듣도 못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재난기본소득은 “현금살포”로, 추경마저 “전부 퍼주기”로 규정했습니다.

감염병 사태에서 비롯된 경기침체에 대응하기 위한 부양책이 대체 왜 ‘기발하고 듣도 못한 대책’이어야 하는지 알 수는 없으나, 여기에 금모으기 운동을 갖다붙인 점은 실소를 자아냅니다. 금모으기 운동이 ‘듣도 못한 일’인 건 맞지만 그 이유는 정경유착과 부정부패로 실패한 정부가 결국 국민에게 손을 벌린 궁여지책이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 사태에서 현 정부가 그런 정책을 내놓는 것이 과연 상식적일까요? 더구나 서정욱 씨가 ‘퍼주기’라고 질타한 그 정책을 지금 세계 각국에서 추진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성인 1인당 1,000달러를 2주내 제공하겠다고 발표했고, 홍콩은 18세 이상 영주권자 모두에게 150만 원 수준을 지급하기로 했으며, 일본도 성인 1명당 12,000엔 지급 방안을 검토 중이죠. 기발하지도 않은 정책을 왜 다들 하고 있는 걸까요? 저 나라들도 다 ‘퍼주기’ ‘현금살포’를 저지르고 있는 건가요?

 

- MBN <뉴스와이드>(3/17) https://muz.so/aaAn

 

3. 위성정당 논란이 연동형 비례대표제 탓?

TV조선이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를 거슬러 비례용 정당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정치권을 비판하면서, 느닷없이 이 혼란의 책임을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지목했습니다. “여야 모두 지독한 이전투구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모습”인데 그 이유가 “무리하게 도입한 연동형비례대표제”이고, “4+1 협의체에 가담했던 군소정당들”도 책임이 있다는 것이죠.

선거공학적 목표와 정치적 이득을 위해 선거제 개혁의 기본 정신을 무시하는 것은 각 정당들이지 바뀐 선거제가 아닙니다. TV조선이 리포트에서 전한 각 정당의 혼란과 ‘이전투구’를 제대로 비판하고자 했다면 민주주의 확대라는 취지에 역행하는 행태라고 제대로 짚었어야 합니다. 아, TV조선은 애초에 유권자의 선택을 국회에 더 많이 반영하고, 더 다양한 정체성을 정치에 참여시키고자 하는 선거제 개혁에 동의하지 않으니 그런 비판을 하기가 어려웠던 걸까요?

 

-TV조선 <여, 비례 ‘조국 수호’ 정당에 참여>(3/18) https://muz.so/aaAf

-TV조선 <민생당, ‘비례연합’ 참여 놓고 몸싸움>(3/18) https://muz.so/aa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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