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포커스_
‘공영방송 정상화’를 넘어, 새로운 ‘미래 방송’을 고민하라
등록 2018.02.19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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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포커스] ‘공영방송 정상화’를 넘어, 새로운 ‘미래 방송’을 고민하라
혁명적 미디어 환경변화와 시대정신을 담아낼 ‘미디어 담론’이 필요한 이유 -
정연우 / 민주언론시민연합 정책위원, 세명대 교수

갈 길이 멀지만 공영방송 정상화의 가닥은 잡혀간다. MBC는 내부의 체제를 정비하며 새로운 모습으로 거듭나는 중이고 KBS도 곧 새 사장체제가 들어설 전망이다. 편파적인 방송에 앞장서며 공영방송을 망가뜨린 자들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도 당연하다. 장악당한 10년의 상처를 씻고 국민의 신뢰를 되찾는 것은 가장 시급한 당면과제다. 공영방송이 권력에 휘둘리지 않도록 법적 제도적 정비를 위한 움직임도 활발하다. 대체로 이사회의 구성과 사장의 선출 그리고 내부의 편집·편성권 독립이 주요 논의 내용이다.

그러나 공영방송의 정상화는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공론장 작동의 필수요건이기는 하지만 충분요건은 아니다. 그 사이 미디어의 환경이 혁명적으로 변화했다. 뉴스와 정보의 생산과 유통 통로도 크게 달라졌다. 온갖 막말과 수준 낮은 잡담의 프로그램을 쏟아내는 종편이 여론마당을 어지럽히기 때문만은 아니다. 이미 젊은이들은 텔레비전을 떠나 모바일로 옮겨가고 공영언론의 위상과 역할도 예전 같지 않다. 미디어 콘텐츠 생산 양태와 참여자들도 근본적으로 변화하였다. 인터넷과 모바일을 기반으로 새로운 플랫폼들이 하루가 다르게 진화한다. 체제와 발상의 전환 없이는 숨 가쁜 변화를 따라잡기 버겁다.

공영방송 체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맴도는 현재의 담론지형이 매우 갑갑하다. 철학과 가치 그리고 미디어 구조를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눈에 띄지 않는다. 방송의 미래 발전을 논의한다는 회의체도 알맹이는 여전히 공영방송 지배구조와 독립성에 맞추어져 있는 듯하다. 광장에서의 민주주의 요구를 어떻게 수렴하고 담아낼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고민과 공론이 보이지 않는다. 그저 공영방송만 장악 전의 상태로 돌아가면 모든 게 정상적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믿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러울 정도다. 새로운 정부는 촛불의 정신을 구현하라는 시대적 소명을 안고 있다. 민주주의와 국민참여의 가치를 가장 잘 담아내면서 실질적으로 우리사회에 반영되도록 하는 매개체가 바로 미디어다. 시장 변화를 받아들이면서 시대정신을 벼리고 재창조하는 미디어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구체적인 방향과 제도는 다양한 의견과 관점들이 있을 수 있지만 사회적 합의를 이루어가는 담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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