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KBS「이홍렬 박주미의 여유만만」폐지를 촉구하는 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 논평(2005.3.29)
등록 2013.08.19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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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와 약속 어기는 <여유만만>, 차라리 폐지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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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이홍렬, 박주미의 여유만만>(이하 <여유만만>)은 자사 프로그램 홍보, 연예인 신변잡기 일색 등의 이유로 그 동안 많은 비판을 받아왔다. 본회에서도 지난 해 <여유만만>을 '1월의 나쁜 방송', '2004년 올해의 나쁜 방송'으로 선정하며 개선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여유만만>은 개선은커녕 점점 무책임하고 무성의한 방송을 거듭하며 시청자들의 인내심을 시험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에 본회는 KBS가 <여유만만>을 이번 봄 프로그램 개편에서 폐지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여유만만>은 2003년 가을 개편 당시 연예인 일색의 '소파토크'를 대폭 축소하겠다는 취지로 신설되었다. 그러나 이 같은 기획의도를 살리지 못한다고 비판받자 "우리들의 꿈을 대신 꾸어주는 연예인 주변의 좋은 이야기들로 시청자들이 여유로움의 의미를 찾는데 도움이 되고자 한다"고 기획의도를 번복하면서까지 연예인 신변잡기에 매달리고 있다.
<여유만만>은 연예인과 그 가족을 스튜디오에 불러내 의미 없는 대화를 나누는 것으로도 모자라, 연예인 부부나 가족의 여행을 동행 취재하며 시시콜콜한 대화와 행동을 카메라에 담기 바빴다. 또 매주 화요일에 방송되는 '스타매거진'은 기존의 연예정보프로그램에서 지겹게 봐왔던 내용과 차별성 없이 특정 연예인이나 영화, 프로그램을 띄워주는 '홍보의 장'에 지나지 않았다.
특히 지난 2월 7일에 방송된 '설날특집 슈퍼스타7'편은 '무조건 연예인만 나오면 된다'는 식의 무성의한 방송의 결정판이었다. 유명 연예인 7명을 선정해 그들의 활약상을 전하는 식으로 구성된 이날 방송은 예전 <여유만만>의 방송내용이나 다른 프로그램을 통해 방송된 해당 연예인 방송분을 '짜깁기'한 것에 불과해 '특집'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였다. 또 연예인 양성학원 원장과 유명 디자이너의 말을 빌려 해당 연예인의 장점을 부각시키고 띄워주는 데만 급급했다.
이런 방송 내용이 제작진들이 내세우는 '연예인 주변의 좋은 이야기'이며 시청자들이 '여유로움의 의미'를 찾을 수 있는 방송인가.
<여유만만>의 이러한 안일하고 얄팍한 방송 행태는 시청자를 무시하는 태도이며, 결국 이 프로그램의 주시청층인 '주부'들이 '연예인 이야기로 삶의 여유를 찾을 것'이라는 근거없는 편견을 드러내는 것이다.
물론 우리는 같은 시간대에 방송되는 SBS의 <김승현 정은아의 좋은 아침> 역시 <여유만만>만큼이나 무성의한 '연예인 중심'의 방송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KBS에 대한 비판의 강도를 높이는 것은 애초 공영방송 KBS가 <여유만만>을 통해 아침 시간 주부 대상 프로그램의 변화를 시청자들에게 약속했기 때문이다.
KBS는 이번 봄 개편에서 <이홍렬 박주미의 여유만만>을 폐지하고, 시청자들에게 알찬 정보와 즐거움을 제공하는 건강한 프로그램을 신설해 공영방송으로서 올바른 방송문화를 선도해주길 요구한다. <끝>

 


2005년 3월 29일


(사)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