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토달기] 6•4 지방선거 보도, 역시 불공정했다 (2014년 6호)
등록 2014.06.25 18:54
조회 455



6•4 지방선거 보도, 역시 불공정했다 


민언련 신문모니터위원회



6•4 지방선거가 끝났다. 집권 여당은 경기도와 인천, 영남 전역을 포함해 8곳, 제1야당은 서울, 호남, 충청, 강원 등 9곳의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승리를 거뒀다. 민언련 신문모니터위원회는 지난 5월 15일~6월 4일까지 경향, 동아, 조선, 중앙, 한겨레신문의 선거보도를 모니터했다. 이번 선거는 세월호 참사의 여파로 그 어느 때보다도 조용하게 치룬 선거였으나 선거보도의 문제점들은 여전히 드러났다. 


 

 한겨레

경향

조선 

중앙 

동아 

소계 

 광역단체장 선거

119

 64 

83 

83 

89 

438 

 기초단체장 선거

17 

17

10 

60 

 교육감 선거 

27

29

22 

12 

16 

106 

 전체 선거

112

82

58

54 

93 

399 

 기타

13

9

20 

5

51 

 

288

201

190

164

211 

1054


△ 5월 15일 ~ 6월4일 5개 일간지 선거 종류별 분석


광역단체장 선거보도에 지나치게 치중


지방선거는 광역단체장 선거만 하는 것이 아님에도 전체 선거보도 중 기초단체장과 교육감 선거는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방송보도는 선거보도가 풍부하게 배치될 수 있는 특징이 있음에도 5개 일간지 모두 광역단체장 선거에 보다 치중하고 있어서 아쉬웠다. 


동아•조선, 새정치민주연합에 지나치게 불공정한 보도들 많아


먼저 새정치민주연합 관련 보도에서 불공정성이 많이 지적되었다. 특히 문재인 의원과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의 갈등과 안철수 의원의 ‘전략공천’을 비판하는 내용이 많았다. 동아일보 <문재인의 “세월호는 또 하나의 광주” 발언이 걱정스러운 이유>(5/19, 사설), 조선일보 <文 의원•유시민씨는 지금 슬픈가, 즐거운가>(5/22, 사설)에서 문재인 의원 등이 과격한 발언으로 ‘선동’을 하고, 세월호 참사로 빚어진 박근혜 정부의 위기를 즐기려고 한다며 비난했다. 동아일보는 또한 <문재인 선대위원장이 통진당과 단일화 지원해도 되나>(5/26, 사설)에서 문 의원을 향해 ‘닥치고 승리’를 위해 ‘종북 성향’을 가진 통합진보당과의 ‘묻지 마 연대’를 맺으려 하냐고 공격했다. 안철수 의원에 대한 악의적인 보도도 문제이다. 동아일보 <‘안철수 사람들’의 전멸, 말 바꾸며 합당할 때부터 예고됐다>(5/15, 사설)는 제목부터 시작해서 내용까지 안철수 의원에 대한 의도적이고 공격적인 깎아내리기에 몰두하고 있다.


동아•중앙, ‘여권이 이겨야 국가개조 가능’ 편파적 논리전개 


여권이 이겨야 국가개조 동력을 받고 추진력 있게 나아갈 수 있다는 식의 노골적인 ‘새누리당 지지’ 기사를 들 수 있다. 동아일보 <원했든 아니든 정권 중간평가로>(6/4, 5면)와 중앙일보 <여당 이기면 국가개조 동력…지면 청와대 개편 압력>(6/4,10면)은 모두 야권이 이번 선거에 승리하면 “박대통령의 국가개조 핵심인 정부조직 개편과 관료 사회 척결이 어려울 것이다”라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중앙일보 기사 제목은 여당이 이겨야 되는 논리가 더 탄탄해 보이게 편집을 했다.


동아의 무상보육 기사, 내용에도 별로 언급도 안한 송영길 후보까지 제목처리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한 불공정 보도 중에는 무상정책 관련한 보도도 있었다. 동아일보는 <13일 뒤 후회하지 않을 지자체장 뽑으려면>(5/22, 사설)에서 직접 김진표 경기도지사 후보의 ‘보육교사 공무원 신분 보장’ 공약을 공격하면서 “공짜 공약 실현에 드는 예산은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결국 국민 세금으로 부담할 공짜 공약을 남발하는 후보에게 지자체 살림살이를 맡겼다간 후회하게 될 공산이 크다” 등의 표현까지 쓰며, 대놓고 김 후보에게 불리한 내용을 전개했다. 또 동아일보 <4년전 지방선거 때 김상곤-송영길 공약…재원 부족에 대체농산물 부작용 잇따라>(5/29,  14면), 동아일보 <전국 무상급식 예산 4배로 늘 때 교육환경개선 예산은 절반으로>(5/30, 5면)에서도 무상급식 정책을 실시하는 데 있어 비용과 관리 측면에서 문제가 많다는 내용을 강조했다. 더 악의적인 것은 송영길 인천시장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와 관련해서는 기사 내용에서는 거의 언급되지 않았음에도 제목으로 언급해 싸잡아 문제로 부각시켰다는 점이다. 



조선, 동아 통합진보당에 대한 악의적 공격


소수 정당에 대한 의도적인 공격도 있었다. 특히 현재 정당해산 청구 심판 중에 있는 통합진보당이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의 주요 공격 대상이었다. 동아일보는 <32억 지원받고 후보 줄사퇴… 통진당 ‘국고 먹튀’ 또 논란>(6/3, 5면)과 <통진당 후보 줄사퇴와 ‘먹튀’ 논란>(6/3, 칼럼)에서 ‘먹튀’를 2번이나 강조하며 통합진보당의 사퇴가 결국은 새정치연합 밀어주기 아니냐며 거세게 비난하였다. 조선일보도 이에 뒤질세라 <세월호는 격침 국회서 怪談(괴담) 토론회 연 통진당>(5/29, 8면), <통진당 내부도 반발… 새정치聯 우리와 무관하게 사퇴>(6/2, 6면), <국고 32억 챙기고 후보 사퇴시킨 통진당의 민주 선거 교란>(6/3, 사설)에서 통합진보당이 종북 논란과 이석기 사건을 일으킨 것도 모자라 상습적으로 선거 후보들까지 사퇴시키는 건 민주 헌정 질서를 뒤흔들려는 의도로 밖에 볼 수 없다는 비난을 쏟아냈다.


동아, 근거없는 음모론과 흑색선전 등 부정적 선거보도 2건 


동아일보는 근거 없는 음모론과 흑색선전 보도를 2건 내놨다. 세월호 참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는 내용의 사설과 외부 칼럼이었다. 동아일보는 <문재인의“세월호는 또 하나의 광주” 발언이 걱정스러운 이유>(5/19, 사설)와 <세월호 참사를 악용하지 마라>(5/30, 칼럼)에서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는 촛불집회를 ‘정치적 시위’로 규정했다. 또한 청와대로 발걸음을 옮긴 유족들을 두고 “선동”이라 평하면서 “재난과 비극을 선거 수단으로 이용하지 말라”는 식의 주장을 이어갔다.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고 정부의 책임을 묻는 것이 선거에서 이익을 보려는 정치적 행동이라는 ‘음모론’을 신문 스스로 조장하고 나선 것이다. 한편 조선일보는 <정몽준 “朴, 나경원 1억 피부과 꺼냈던 네거티브 원조” … 박원순측 “대답할 가치 없다”>(5/27, 4면)에서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 나경원 1억 피부과 이슈를 박원순 시장이 퍼뜨린 것이라는 주장을 일방적으로 담았다. 게다가 정몽준 시장 측의 네거티브 중 하나인 ‘박원순 부인 출국설’까지 언급하여 부정적 보도로 지적되었다. 



서울시장 선거전, 싸움 중계하듯 보도, 정치적 냉소와 혐오 확산시킬 우려 있어


한편 유권자들의 정치적 냉소와 혐오를 확산시키는 보도도 많았다. 신문들이 후보자 간 비방이나 흑색선전을 지나치게 강조하면 유권자들의 정치 불신을 키울 수 있다. 따라서 정책 보도 등과 적절히 배합되는 한편 사실 관계를 규명하는 등 신중한 보도태도를 취해야 한다. 그러나 일부 신문들은 마치 싸움 구경하듯이 후보들 간 비방을 강조했다. 특히 서울시장 선거전은 ‘공방 중계식 보도’의 주된 소재였다. 중앙일보는 <”좌편향 시장” 각 세운 정몽준 vs “네거티브 NO” 몸 낮춘 박원순>(5.16/14면)에서 박원순 후보가 세월호 참사 후 선거 전략을 뒤바꾸는 전략적 행동에 나섰다며 우회적으로 비난했다. 참사 이전 정몽준 후보를 비판해 “선거관리위원회의 경고”를 받았다고 강조하거나, 박 후보가 네거티브를 하지 않겠다고 말한 발언을 두고 “이례적”이라고 평가하는 식이었다. 이에 반해 정 후보에 대한 보도는 그의 공격 발언을 나열하는 데 그쳤다. 


서울시장 정몽준 후보의 박원순 후보에 대한 일방적 음해성 공격에 대해서 마치 박원순 후보도 함께 네거티브 대응으로 맞서는 것 같은 인상을 주는 보도였다. 조선일보 <鄭측 “박원순 부인 어디 갔나”… 朴측 “아들 단속이나 잘하라”>(5/26, 6면), 동아일보 <정몽준측 “朴후보 부인은 왜 안보이나”…박원순측 “鄭, 가족 거론 불리할텐데…”>(5/26, 4면), 동아일보<“朴 부인 빚 4억 넘어” “鄭 아들이나 단속을”>(5/28, 5면)은 박 후보의 부인을 공격하는 정 후보의 공격을 주요 주제로 뽑았다. 제목도 박 후보 또한 네거티브로 대응하는 것 같은 인상을 준다. 경향신문 <정몽준 “북한 인권이 돌고래만큼도 못한가” 박원순 “철지난 색깔론에 설득당하겠느냐”>(5/20, 5면)의 제목과는 분명 차이가 있다.  


한편 이번 선거보도에서 지역주의를 노골적으로 조장하는 보도는 찾을 수 없었다. 한편 5개 일간지 모두 여론조사 결과를 설명하면서 격전지•접전 등 전쟁용어와 초박빙•맹추격 등의 용어를 스포츠 중계 용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정리 : 민언련 신문모니터위원회 강선일 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