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SBS 부분개편」에 대한 민언련 논평(2003.7.13)
등록 2013.08.07 11:50
조회 411

 

 

 

폐지하기 전에 좀더 노력해볼 수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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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가 공익성을 표방하며 편성했던 <위기탈출! 수호천사>와 <가슴을 열어라>가 오는 7월 조기 종영될 것이라고 한다. SBS가 이 두 프로그램을 편성하면서 각종 보도자료를 통해 SBS의 공익성을 담보할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 선전했었다는 점에 비추어 '시청률' 부진과 '소재고갈'을 이유로 두 프로그램을 조기 종영하게 된 것에 대해 "서울방송이 최소한의 공익성을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소리가 일고 있다.
SBS 청소년 프로그램 <가슴을 열어라>의 경우 시청률 부진이 폐지의 가장 큰 이유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프로그램은 청소년들을 주 대상으로 기획한 프로그램으로 그 동안 서울방송 프로그램이 청소년문제에 소홀했던 점에 비추어볼 때 매우 의미 있는 기획이었다.
<위기탈출! 수호천사>는 '대구참사' 이후 우리 사회의 안전불감증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만들어졌다. 하지만 알려진 바에 따르면 치밀한 기획을 갖고 제작된 것이 아니라, '안전'문제에 관심이 높아진 사회적 분위기에 편승해 '급하게' 만들어진 것이라 한다. '공익성'을 대표하며 만들어진 프로그램이 제대로 준비되지 않았다는 것도 놀랍지만, 시청률이 부진하자 부족함을 메우려는 노력을 본격적으로 해보기도 전에 바로 폐지해버리려는 발상이 더욱 놀랍다.
이 같은 이유로 서울방송은 21일부터 시청률회복을 위해 편성된 대형 오락프로그램들을 내보낸다고 한다. 두 프로그램의 후속으로 프랑스까지 원정을 가서 제작하는 <보야르 원정대>와 개그우먼 이영자의 공식 복귀무대가 될 <해결! 돈이 보인다>가 방송될 예정이다. 본격적으로 방송을 시작해야 이들 프로그램의 정확한 성격을 알겠지만, 일단 이들 프로그램은 '공익'적인 내용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서울방송은 <보야르원정대>에서 최종 우승 상금을 불우이웃 돕기 성금으로 마련한다며 이 정도를 '공익성담보'라고 말하고 있지만 이는 아전인수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상업방송 = '공익성 포기'의 등식을 쉽게 받아들여서는 안된다. SBS가 상업방송이라는 한계 속에서나마 프로그램을 통해 공익성을 실현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시청자들의 거센 비난에 직면하게될 위험이 있다. 우리는 서울방송이 시청률이 낮다는 이유로 좋은 프로그램들을 포기해버리기보다는 공익성 있는 프로그램을 재미있게 만들기 위해 좀더 노력해주길 기대한다.

 


2003년 7월 13일


(사)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