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언련 칼럼_

대한민국은 지금 빚더미에 깔려 죽어가고 있다

부채공화국 위에 부채를 퍼붓는 윤석열 정부
이태경(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
등록 2024.01.04 16:38
조회 738

대한민국이 부채공화국이란 사실은 긴 설명이 필요치 않다. 이미 민간부채가 역대 최고를 기록 중이고 가계와 기업 모두, 특히 부동산으로 인한 빚더미 위에 깔려 비명을 지르고 있다. 정상적인 정부라면 만사를 제쳐놓고 민간부채 축소에 총력을 경주해야 마땅하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부채축소는 고사하고 올 1월부터 저출산 대책을 가장한 수십조 원 규모의 ‘신생아특례대출’을, 2월엔 청년대책을 가장한 ‘청년주택드림대출’을 각각 시장에 공급하려 준비 중이다. 부채공화국 위에 부채를 쏟아부어 집값 떠받치기를 하겠다는 것인데 과도한 부채는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마련이다.

 

빚더미 밑에 깔려 질식당하고 있는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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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2023년 12월)

 

한국은행이 지난달 28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결한 ‘2023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가계신용과 기업신용을 합한 민간신용의 명목 GDP 대비 비율(민간신용 레버리지)이 지난해 3분기 말 227.0%로 추정된다. 이는 2분기 말(225.7%) 대비 1.3%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역대 최고치다. 2022년 4분기 225.6%까지 상승했던 명목 GDP 대비 민간신용 비율은 지난해 1분기(224.5%) 들어 하락했지만, 2분기(225.7%)에 반등해 역대 최고치로 치솟은 데 이어 3분기에 다시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한은은 전망했다.

 

충격적인 건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기업신용의 명목 GDP 대비 비율(기업신용 레버리지)이 가파르게 상승한 대목이다. 이 현상이 놀라운 건 팬데믹 기간 주요 선진국들은 기업신용을 감축해 왔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직전인 2019년 4분기에 1,900조 원 규모였던 기업신용 레버리지는 지난해 2분 2,700조 원까지  수직으로 상승했다. 기업신용 레버리지는 같은 기간 101.3%에서 매 분기 상승해 지난해 2분기(124.0%)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업신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대한민국과는 달리 국제결제은행(BIS)이 집계하는 43개국의 기업신용 레버리지는 2020년 4분기 109.8%까지 상승한 뒤 지난해 2분기 96.8%까지 하락했다. 주요국들은 팬데믹을 거치면서 기업신용 규모를 매우 큰 폭으로 감축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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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의 아파트 사진 Ⓒ픽사베이

 

대관절 왜 대한민국만 유독 기업신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일까? 답은 부동산에 있다. 2019년 말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를 보면 부동산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음을 알 수 있다. 부동산 업종의 기업 대출이 총 175조 7,000억 원, 건설업은 44조 3,000억 원  증가해 분석 대상 업종의 전체 대출 증가 규모(567조 4,000억 원)의 38.8%를 차지한 것이다.

 

가계 역시 사정은 기업과 별반 다르지 않다. 위축됐던 주택 구매 수요가 회복되면서 지난해 3분기 가계신용(1,875조 6,000억 원)은 전년 동기 대비 0.2%, 직전 분기 대비 0.8% 증가해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해 근년 들어 대한민국 가계와 기업 등 민간 부문의 신용폭증은 단연 부동산 때문이다.

 

‘신생아특례대출’·‘청년주택드림대출’ 해줄 테니 ‘집 사라’ 유인하는 윤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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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생아특례대출 지원 관련 지난해 12월 27일자 국토교통부 보도자료 ©국토교통부 보도자료 ‘2024년부터 출산가구에 대하여 최대 5억원 주택 구입자금 대출지원 시행’(2023/12/27)

 

경악스러운 건 임계점을 뚫은 민간 부문의 부채를 두고 윤 정부가 ‘신생아특례대출’ 및 ‘청년주택드림대출’을 추가로 공급할 예정이란 사실이다.

 

윤 정부는 1월부터 최저금리 1.6%, 최대 5억 원의 신생아 특례대출을 시행한다. 지난달 2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신생아 특례대출은 대출 신청일 기준 2년 내 출산(2023년 1월1일 출생아부터 적용)한 무주택가구에 혜택이 주어진다. 1주택 보유 가구에 대해 대환대출도 지원한다. 부부합산 연소득 1억 3000만 원 이하, 순자산 4억 6900만 원(소득 4분위 가구의 순자산 보유액) 이하의 요건을 갖추면 최저 1.6% 금리로 5년간 최대 5억원까지 대출을 지원받을 수 있다. 자녀를 더 낳으면 1명당 0.2%포인트의 우대금리가 적용되고 특례기간도 5년 연장된다. 한편 신생아 특례대출의 대상 주택은 가액 9억 원 이하, 전용면적 85㎡ 이하(읍·면 100㎡)여야 한다. 신생아 특례대출 규모는 27조 원 규모로 추정된다. 저출산 대책을 가장한 집값 떠받치기용 대출이 최대 27조 원 풀리는 셈이다.

 

이뿐 아니다. 2월엔 '청년주택드림 청약통장'이 출시된다. 청년주택드림 통장에 1년 이상 가입, 1,000만 원 이상 납입한 만 19~34세 무주택 청년을 대상으로 청약 당첨 시 분양가의 80%까지 대출이 가능하도록 한 '청년주택드림대출'에 자그마치 약 20조~30조 원을 투입한다. 이 역시 청년대책을 가장한 집값 떠받치기에 불과하다.

 

감당할 수 없는 부채는 반드시 가장 잔인한 방법으로 복수한다. 윤석열 정부가 다스리는 대한민국은 부채의 복수를 기다리는 처지다. 아니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이 보여주듯 이미 부채의 복수가 시작된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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