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_
‘공영방송 장악 시도’ 관련 방송3사 보도에 대한 논평(2008.7.28)
등록 2013.09.25 11:14
조회 288

 

 

방송3사, 방송장악 시도를 보고만 있을 것인가
- 국민 앞에 부끄럽지 않은 방송을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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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의 공영방송 장악 시도와 네티즌에 대한 부당한 탄압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임기가 보장되어 있는 KBS 정연주 사장을 퇴진시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노골적인 압박이 가해지고 있다. 감사원과 KBS 이사회를 통한 압박에 이어 신재민 문화관광부 차관까지 나서 “대통령에게 KBS 사장 해임권이 있다”고 발언하는가 하면, 박재완 청와대 국정기획 수석은 “KBS가 정부 산하기관”이라며 KBS를 정권의 나팔수로 여기는 인식을 드러냈다.
이와 같은 이명박 정부의 방송장악 시도와 네티즌 탄압에 맞선 시민들과 시민사회단체, 정당들의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23일 KBS 이사회가 정연주 사장에 대한 '사퇴권고안'을 채택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자 200여명의 시민들은 KBS 앞에서 이사회 개최를 몸으로 막겠다고 나섰다. 이어 24일에는 전국 5백여 시민사회단체와 정당 등이 ‘방송장악·네티즌탄압저지범국민행동’(이하 범국민행동)을 결성하기에 이르렀다.
그러자 이명박 정부는 KBS 앞에서 열리는 촛불문화제는 물론 기자회견조차 공권력을 동원해 가로막고 폭력을 행사하는 등 독재정권을 능가하는 탄압행태를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방송3사는 이명박 정부의 공영방송 장악 시도와 시민사회의 움직임, 이명박 정부의 폭력적 대응을 제대로 보도하지 않고 있다. 지난 7월 20일(일)부터 27일(일)까지 방송3사의 공영방송 장악시도 관련 보도는 KBS 3건, MBC 2건(단신 1건), SBS 단신 1건 뿐이었다.

박재완 청와대 수석의 발언에 대해서는 KBS만이 20일 <‘산하기관’ 발언 논란>에서 자세히 전하면서, 김유정 민주당 대변인과 박선영 자유선진당 대변인의 비판을 보도했으며 “정부산하기관법과 투자기관법을 통폐합한 현행 공공기관 운영법은 모든 정부관련 기관을 공기업과 준 정부기관, 기타 공공기관으로 분류하고 있지만 KBS는 방송의 독립성을 존중해 제외시켰다”는 정확한 사실관계를 정리해줬다. 그러나 MBC와 SBS는 이러한 내용을 20일 보도하지 않았다. 다음날인 21일 MBC가 <성토…탄핵 추진>에서 야권의 방송장악 저지투쟁을 보도하면서 “특히 ‘대통령에게 KBS 사장 해임권이 있다’는 문화관광부 차관의 발언과 ‘KBS는 국정철학을 구현해야 한다’는 청와대 박재완 수석의 인터뷰는 ‘KBS를 관영방송화하겠다는 발상’이라고 성토했습니다”라고 언급했을 뿐이다.

‘범국민행동’ 발족과 KBS 앞 촛불문화제 등에 대해서도 방송3사는 매우 소극적으로 보도했다. MBC가 단신 <‘방송장악저지 범국민행동’ 출범>(7/24)에서 출범 사실을 간단하게 전했을 뿐이다. 또한 KBS는 <“임기보장”…“자진 사퇴”>(7/25)에서 민주당 언론장악음모 저지 위원들과 KBS 정연주 사장, 유재천 이사장과의 면담내용을 보도했으나, MBC와 SBS는 이 내용을 보도하지 않았다. SBS는 이 기간 중 단신 <언론장악 중단 촉구>(7/23)에서 언론노조의 입장만을 간단하게 보도한 것이 전부였다.

우리는 방송3사가 이명박 정부의 공영방송 장악 시도를 이처럼 소홀하게 다루는 이유가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제 본격적으로 이명박 정부의 눈치를 보기 시작한 것인가?
KBS 사옥 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시민들의 눈물겨운 공영방송 지키기와 이명박 정부의 폭력적인 탄압에 대해 KBS 보도국이 이토록 철저하게 침묵해도 좋은 것인가? 공영방송을 지키겠다고 나선 시민들에게 부끄럽지 않은가?
MBC도 <PD수첩>에 대한 탄압이 노골적일수록 정부의 공영방송 장악시도를 적극 보도해야 한다. 그것이 이명박 정부의 공영방송 장악 시도를 이겨내는 길이다.
SBS 역시 방송 장악 시도를 ‘강 건너 불구경’하듯 소극적으로 보도해서는 안 된다. KBS, MBC가 이명박 정부에게 장악된다면 그 파장은 지상파 전체, 나아가 방송 전체에 미칠 것이다. 모든 방송이 정치권력의 눈치를 보고 '정부의 나팔수'가 되어 국민의 불신을 받는 상황을 바라지 않는다면 이명박 정부의 방송장악 시도를 적극적으로 보도해야 한다.
방송들이 제대로 보도한다면 이명박 정부의 방송장악 시도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방송3사는 우리사회의 민주주의를 지킨다는 사명감과 권력이 방송을 이길 수 없다는 자신감으로 이명박 정권의 방송장악 시도를 적극 비판하라. <끝>
 

2008년 7월 28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