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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역 단속원 폭력’을 다룬 KBS 심층취재에 대한 논평(2008.5.24)
등록 2013.09.24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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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또 다른 ‘김밥 할머니’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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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김밥 할머니 폭행 사건’으로 노점상에 대한 폭력 단속이 여론의 지탄을 받는 가운데, KBS에서 돋보이는 심층취재가 나왔다. 21일과 22일 KBS 메인뉴스는 ‘집중취재’를 통해 철거민과 노점상 등에 대한 폭력 실태를 다루고, 제도개선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21일 <마구잡이 동원>(이정은 기자)은 신도시나 주택 재개발지역의 철거작업에 안전교육을 받지 않은 인력이 투입되고 있으며, 노숙인 등도 마구잡이로 투입되고 있다는 사실을 전했다. 이 때문에 또 다른 불상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어 22일에는 두 꼭지의 심층취재를 통해 용역에 의존하는 노점상 단속의 문제를 짚었다.
<부상자 속출>(오수호 기자)에서는 광명시, 강북구, 노원구의 노점상 단속 현장과 폭력적인 단속으로 부상자가 속출하는 실태를 전했다. 또 “무리한 노점 단속으로 피해가 속출하고 있지만 지자체는 도시 정비를 위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며 “구시대적인 단속 방법이 지속되면서 애꿎은 노점상들의 피해만 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허술한 단속원 관리>(최형원 기자)에서는 왜 이렇게 무리한 단속이 이뤄지는지에 대해 다뤘다. 보도에 따르면 서울시의 노점 대책이 강경 일색으로 급선회한 것은 지난해 2월로, 당시 서울시는 “2010년 디자인 수도 선정을 앞두고 불법 노점상을 완전히 뿌리뽑겠다며 전면전을 선언”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현장 단속 인력을 크게 늘렸는데, 이 모두를 용역업체에 맡겼고 용역업체는 최소한의 자질 검증이나 교육 없이 인력을 현장에 투입하고 있다는 것. 보도는 서울시가 노점상 단속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단속 인센티브를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리는 등 실적에만 급급해 무리한 단속을 하고 있다”는 지적을 담았다.
‘김밥 할머니 폭행 사건’은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많은 언론들이 가해자의 패륜적 행위를 비판하는 데 그친 반면, KBS의 보도는 이런 ‘패륜적 행위’가 왜 일어나게 되었는지를 구조적인 측면에서 접근했다는 점에서 돋보였다. 앞으로도 KBS가 사회적 약자와 소외계층의 인권과 ‘삶의 질’에 대한 의제를 적극적으로 설정하고 심층취재 해주기 바란다. <끝>
 

2008년 5월 24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