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이회창 아들 병역비리 관련 보도에 대한 민언련 논평 (2002.8.14)
등록 2013.08.02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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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 진실을 알고 싶다 
 


 

이회창 한나라당 대선 후보 아들의 병역비리 의혹에 관한 '구체적 자료'가 제시되고 있다. 12일 정연씨 병역의혹을 제기한 의무부사관 출신 김대업(41)씨가 전 국군수도병원 주임 원사 김도술씨의 진술이 담긴 녹음테이프를 제출 한 데 이어 13일에는 신검판정에 앞서 면제날짜가 찍힌 정연씨 병적기록표가 검찰에 의해 확인되었다.
김대업씨 테이프와 관련해서는 대부분의 신문이 8월 13일 1면에서 보도했는데 특이하게도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김대업 테이프' 진위 논란>이라는 같은 제목을 뽑았고 이 사안을 '논란'으로 몰아갔다. 반면 한겨레는 <"한인옥씨한테 돈 받고 면제 도와" 국군병원 전 원사 진술녹음 제출>로 녹음 내용 일부를 제목에 담았고 중앙은 <검찰, 김대업 녹취록 분석 착수>라는 제목으로 사실관계만 전달하였다. 그리고 이와 관련해서는 오늘(8/14)도 각 신문이 주요하게 보도하고 있다.
그런데 의혹이 보다 구체화된 정연씨 병적기록표와 관련해서는 조, 중, 동 모두 축소보도의 혐의를 벗기 어렵다. 특히 이 내용을 1면에서 기사화 한 다른 신문과 달리 조선일보는 1면에서 다루지 않고 4면 우측 하단에 2단으로 취급했을 뿐이다. 또 <정연씨 신검·병역 면제 날짜 논란>이라는 제목으로 조선일보는 또 다시 이 사안을 '논란'으로 몰아갔다. 이는 <면제날짜 신검판정보다 앞서>라는 제목으로 보도한 한겨레와 크게 대비되는 것은 물론 중앙, 동아가 1면에서 2단 기사로 다룬 것과도 비교된다.
대신 조선일보는 1면에서 <'김대업 테이프' 목소리 분석>이라는 제목으로 테이프 목소리가 자신과 다르다는 테이프 주인공 김도술씨의 주장을 비중있게 다루고 사설 <검찰과 '김대업 조사활동'>에서는 "김씨가 수집할 수 있었던 일련의 사실을 군과 검찰의 수많은 정규 수사관들이 어떻게 전혀 모른 채 여기까지 오게 됐을까 하는 불가사의한 것", "죄수복 차림으로 검찰에 나와 수사보조를 했다는 그가(김대업씨) 녹음기는 어디서 구했을까?" 등 오히려 김대업씨 개인에 대한 의혹과 수사의 허점에 초점을 맞추었다.
동아일보 역시 같은 날 사설 <'김도술 부인' 속히 진실 밝히라>를 통해 "김도술씨의 진술이 협박이나 회유 혹은 유도성 질문에 의한 것일 경우에는 김대업씨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되기는 어렵다"며 테이프의 진위여부를 의혹의 시선으로 보고 있다. 보다 증거가 뚜렷한 병적기록표에 대해서는 조, 중, 동 모두 사설에서 언급하지 않았다.
반면 한겨레는 3면해설기사 에서 <뒤바뀐 날짜순서 '상식밖'>이라며 주요하게 보도한 것은 물론 사설 <의혹투성이의 병적기록표>를 통해 "병적기록표의 병역면제 판정 과정이 순서가 뒤바뀐 채 기록된 사실 등이 새롭게 드러나 비리의혹이 더 깊어지고 있다"고 쓰고 있다.
지금 대통령 후보 이회창씨 아들의 병역비리 수사에는 온 국민의 눈과 귀가 쏠려있다. 국민들은 5년여를 끌어온 병역비리의 진상이 정말 궁금하다. 그러나 진상을 밝히는 데 앞장서야 할 언론이 중요한 증거가 드러나도 이를 외면하는 것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 또 새로운 '자료'가 나올 때마다 섣불리 '논란'으로 몰아가는 이유는 뭔가. 본질을 흐리고 이회창 후보 감싸기에만 연연할 것인가. 특히 병적 기록표에 대해 조선일보가 이를 축소보도하고 심지어 외면하려는 태도를 보이는 것은 이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의 의지가 없는 것이 아닌지 본회는 진지하게 묻고 싶다. 언론은 진실규명에 나서라. 국민은 '진실'이 알고 싶다.

 


2002년 8월 14일


(사)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