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SBS '세븐데이즈' 누드사진 방영」에 대한 민언련 방송모니터위원회 논평(2003.7.23)
등록 2013.08.07 11:58
조회 569

 

 

 

SBS <세븐데이즈>는 자성하라
.........................................................................................................................................................

 

 

 

지난 20일 SBS <생방송 세븐데이즈>(이하 <세븐데이즈>)는 '한국 누드 연예인의 초상 제발 제대로 찍어라!!' 코너에서 연예인 누드사진의 상업주의를 비판하면서, 정작 자신들은 누드 사진을 그대로 내보내는 모순적인 태도를 보였다.


<세븐데이즈> '한국 누드 연예인의 초상 제발 제대로 찍어라!!'는 '예술적으로 승화된 일본의 누드사진 문화'를 통해 우리나라의 '천박한 누드열풍'을 비판한다는 명분으로, 총 14분의 방송시간 가운데 10분을 화면처리조차 제대로 되지 않은 일본 연예인들의 누드사진으로 도배했다. <세븐데이즈>는 일본누드업계의 성공사례로 일본 인기 연예인 미야자와 리에의 사례를 소개하며 전신과 상반신 누드 사진 3장을 아무런 모자이크 처리 없이 내보냈다. 이 사진은 상반신과 가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어 더욱 충격적이었다. 또 일본 누드 전문가와 진행된 여러 차례의 인터뷰에서도 뒷 배경의 누드 포스터와 누드 사진집을 아무런 여과 없이 보여졌으며, 국내 연예인들의 누드 사진을 보여줄 때도 얼굴과 가슴 일부만을 모자이크 처리하는 등 선정성을 드러냈다. 이는 누드사진의 '예술적 가치' 판단과는 별개로 방송 내용으로 적절치 않았다.


코너 막바지에 <세븐데이즈> 진행자들은 "기업의 이미지를 강조하는 이동통신사에서 열성적으로 누드서비스를 하는 것은 알다가도 모를 일"이라며 인터넷과 이동통신의 '상업주의'를 비판했지만, 정작 이번 방송을 통해 누드사진이 적나라하게 '서비스'되는 것에 대해서는 어떤 문제의식도 보이지 않았다.


국내에 '열풍'처럼 일고 있는 '연예인 누드'는 한번쯤 언론을 통해 진지하게 다뤄져야 했을 내용이었다. 그러나 <세븐데이즈>는 방송 초반부터 선정적인 화면에 집중해, 정작 음란문화를 부추기는 우리사회의 이중성과 이에 결합한 연예산업의 천박성, 이를 부추기는 언론의 '상업주의'에 대해서는 제대로 분석하지 못했다. 물론 연예 산업적 측면에서 일본의 '누드 사진집 제작 관행'을 소개해준 것은 일정 정도 의미 있었다.
SBS <세븐데이즈>는 방송을 시작했던 초기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내용을 전달하는데 그쳤으나, 이후 진행자를 교체하는 등 자구노력을 보이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 '누드열풍' 관련 보도로 <세븐데이즈>가 다시 과거와 같은 '선정적 프로그램'으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더구나 최근 SBS는 올해 초 내걸었던 '공익성 강화'를 포기하고 '시청률 경쟁'에 다시 뛰어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이 같은 우려는 더욱 크다.


SBS <세븐데이즈>는 선정적인 내용으로 손쉽게 시청률을 올리려는 얄팍한 방송제작관행에서 벗어나 진정한 '시사교양프로그램'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자구의 노력을 보여라. 그 길만이 시청자들에게 사랑 받을 수 있는 길이다.

 


2003년 7월 23일


(사)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