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독립기념관 조선일보 윤전기 철거 관련 조선일보 보도」에 대한 민언련 논평(2003.3.18)
등록 2013.08.05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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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공론의 장에서 토론하자
 
 

 

지난 17일 독립기념관 이사회가 조선일보 윤전기를 독립기념관에서 철거하기로 결정했다.
독립기념관의 윤전기 철거 결정은 조선일보 친일행위에 대한 심판이자 잘못 알려진 사실을 바로잡기 위한 조치이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자신들의 친일행각을 반성하기는커녕 부인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을 무시한 채 억지 주장을 펼치며 반발하고 나섰다.
조선일보는 사설 <권력은 '역사'도 철거하는가>에서 이번 윤전기 철거의 배후로 '국민의 힘'을 지목했다. 조선일보는 '국민의 힘'과 노무현 대통령을 연결시켜, '역사 바로 세우기' 차원에서 진행된 윤전기 철거를 '권력의 위세를 업은 시민단체'에 의한 부당한 탄압으로 몰려는 의도를 드러냈다. 이어 조선일보는 "당대의 권력이 시민단체라는 외투를 입힌 세력을 앞세워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언제든지 역사를 개작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문화혁명'까지 거론하고 있다.
조선일보는 윤전기 철거운동을 진행했던 조아세와 '국민의 힘'에 대해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역사를 개작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가진다며 이들이 역사 전체를 평가하지 않고 '잘못된 몇 가지 점만 침소봉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입맛에 맞게''역사 개작''침소봉대' 운운하며 자신의 친일행위를 '조작'이나 '왜곡'인양 몰고 있다.
조선일보가 말하는 '역사에 대한 바른 평가'란 무엇인가. 친일행위에 대한 철저한 과거청산이야 말로 역사에 대한 바른 평가가 아닌가. 우리는 1939년부터 45년 사이에 조선일보의 친일행각에 대해 공개적인 토론을 제안한다. 객관적 사실을 바탕으로 역사에 대한 바른 평가를 해보자.
조선일보는 "역사란 권력이 한순간 주무를 수 있어도 언젠가 진실이 바로잡히게 되어있다"며 "역사에 대한 바른 평가가 내려지는 날까지 이 윤전기를 지킬 것"이라고 다짐했다. 참으로 안타깝다. 친일의 상징이 된 윤전기를 지켜서 무엇하겠다는 것인가.
'국민의 힘'의 전신이라 할 노사모가 지난 대선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에 일정한 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조선일보는 자신들의 '대통령 만들기'가 실패했다고 해서 대선 후 이들이 벌이고 있는 언론개혁운동과 역사 바로 세우기까지 색안경을 끼고 보도해서는 안 된다. 조선일보는 친일을 부정하는데 힘을 쏟을 것이 아니라 시민단체 활동에 대해 객관적으로 보도하는 자세부터 배워라.


 

2003년 3월 18일


(사)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