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KBS 창사 40주년 < KBS 뉴스9> 보도에 대한 논평(2013.3.4)
등록 2013.09.26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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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화자찬’ KBS 창사 40주년, 국민이 그렇게 우습게 보이나?
- 수신료 인상 꼼수 접고, 방송의 독립성·공정성 회복에 나서라
 
 

3일 KBS가 창립 40주년을 맞아 특집 < KBS 뉴스9>를 통해 낯뜨거운 ‘자화자찬’ 뉴스를 내보냈다. < KBS 뉴스9>는 지난 40년간 KBS의 공적을 총 8꼭지를 통해 보도하면서 △신뢰도와 영향력 1위 △KBS 뉴스를 비롯한 다큐멘터리와 시사 프로그램 만족도 높다 △성역을 두지 않는 탐사보도 △재난과 위기 때마다 취재진을 가장 먼저 급파 △한류의 선봉장 등 스스로 자사의 공적을 추어올리는 기사를 쏟았다. 뿐만 아니라 KBS가 공적책무를 수행해왔다면서, 길환영 KBS 사장까지 직접 나서 “유익하고 건강한 이런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야말로 공영방송 KBS의 책무”라고 강조하고는 “KBS 재정이 안정화되면 공적 기능이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며 수신료 인상을 염두에 둔 듯한 기자멘트를 흘렸다.

그러나 “시청자로부터 소중한 수신료를 받고 있는 KBS”가 수신료를 허투루 쓰지 않았는지에 대해 국민적 공감을 얻긴 무리다. KBS는 지난 이명박 정권하에서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의 편파·왜곡 보도를 일삼으면서 정권의 나팔수 역할을 자임해 왔다. KBS의 대표적인 탐사보도 프로그램인 <추적60분>만 해도 ‘4대강 편’, ‘조현오 막말 동영상’ 등의 불방 조치로 인해 KBS가 정권비판에 몸을 사린 대표적인 사례로 낙인찍혔다. 그 뿐 아니라 2008년부터 시작된 이명박 대통령 라디오연설로 인해 공영방송 KBS는 ‘정권홍보방송’, ‘관제편파방송’으로 이미지 실추를 겪었으며, 그것도 모자라 2010년 10월 이 대통령 라디오 연설 100회 특집 중계로 정권나팔수 KBS를 재입증한 바 있다. 심지어 일선 기자들이 취재 현장에서 시민들의 야유를 받거나 쫓겨나기도 하는 수모를 겪다 못해 스스로 ‘KBS’ 로고를 가리고 취재에 나서는 웃지 못 할 일도 부지기수였다.
더구나 낙하산 사장과 경영진은 2012년 ‘낙하산 사장 퇴진’, ‘공정방송 쟁취’를 내걸고 95일간의 장기적 내부투쟁을 벌였던 양심적 언론인들을 ‘보복해임’, ‘보복징계’를 통해 숙청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이러한 내부 구성원에 대한 탄압과 이병순-김인규-길환영으로 이어지는 낙하산 사장의 등장은 결과적으로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여당후보 띄우기·야당후보 죽이기’의 노골적인 편파·왜곡 보도로 이어졌고, 공영방송 KBS가 선거보도의 공정성·중립성 훼손에 앞장서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는 ‘민언련 모니터단’이 KBS가 선거운동원으로 전락했다고 내린 대선보도 평가뿐만 아니라 KBS가 진행한 ‘대선방송공정보고서’조차 대선 보도가 양적·질적으로 부족했을 뿐 아니라 공정했다고 볼 수 없다고 진단내린 것에도 잘 나타나 있다.
이렇게 공영방송 정체성 훼손에 대한 비판을 묻어버리고, 오히려 특집 < KBS 뉴스9>를 통해 스스로 ‘공정성·중립성에 앞장섰다’고 호도한 것은 이만저만한 대국민 기만이 아닐 수 없다. 
 
또한, < KBS 뉴스9>를 통해 자신들이 공적 책무를 다한 것으로 포장하고 나선 길 사장의 행태는 정말 어이없기 이를 데 없다. 길 사장은 지난 1월 2일 신년사에서도 “선거를 가장 공정하고 성공적으로 치렀다”, “공적 책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는 터무니없는 자화자찬을 늘어놓고는 “KBS의 숙원인 수신료 현실화가 안타깝게도 정치쟁점화돼 좌절됐다”며 KBS 수신료 인상의 운을 떼고 나섰다. 없는 ‘공’을 만들고, 있는 ‘과’는 덮어, 수신료를 받아 챙기겠다는 꼼수를 부리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경고한다. 지난 이명박 정권하에서 수신료 인상이 범국민적 반대에 부딪쳐 좌초된 핵심 원인은 낙하산 사장에 의해 장악된 KBS가 방송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훼손시켜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 대선과정에서 불공정‧편파보도로 ‘여당후보 띄우기’에 올인하고도 반성은커녕 박근혜 정부의 ‘불통인사’ ‘깜깜이 인사’를 옹호하며, 여전히 정권의 나팔수 노릇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신료 인상은 꿈도 꿀 수 없는 일이다. KBS가 지금 해야할 가장 중요한 과제는 지난 정부 시절 시청자에게 행했던 배신과 악행을 반성·사죄하고, 망신창이가 된 KBS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회복·일신하는 일이다. 수신료 인상의 꿈은 그 뒤에나 꿀 수 있는 일임을 명심하라.<끝>
 
 
 

2013년 3월 4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