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동아일보 '굿모닝시티' 관련 오보 사과 보도」에 대한 민언련 논평(2003.7.24)
등록 2013.08.07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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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계 전체의 각성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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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동아일보는 굿모닝시티 윤창열씨가 '김원기, 문희상, 이해찬, 신계륜, 손학규씨에게 로비 명목으로 거액을 건넸다'는 16일자 보도에 대해 "사실과 다른 내용의 보도를 했다"며 사과했다. 그러나 동아일보는 그 취재원에 대해 "'취재원 보호' 차원에서 실명을 밝힐 수 없으나 당시로서는 물론, 지금도 신뢰할 수밖에 없는 직위의 인물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
우리는 일단 동아일보가 하루 늦긴 했지만 약속에 따라 사과를 한 데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오보에 대한 책임이 동아일보의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하지 않은 점은 유감이다. 얼마 전 뉴욕타임즈는 기사조작과 표절 사건이 발생하자 해당기자를 해고하고 1면과 4면에 사과보도를 했으며, 이어 편집인과 편집부국장까지 해임했다. 그때 우리는 우리언론이 자신들이 한 허위·왜곡보도에 대해 사과한번 제대로 하지 않는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했다. 이번에도 동아일보는 오보에 대한 책임을 묻는 어떠한 자체징계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우리는 뉴욕타임즈 사태나 이번 동아일보 사건을 놓고 언론이 어떤 이유에서건 허위·왜곡보도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암담한 심정이다.


사실 우리 언론의 오보, 허위·왜곡보도 실상은 일일이 열거하기 부끄러울 정도로 심각하다. 대표적인 왜곡 사건만 보더라도 성혜림씨 망명보도, 북한고위관리 길재경씨 사망설, 북한 핵 개발을 주도했다는 경원하 박사 망명보도, 최장집 교수 논문 및 토론 발표문 왜곡, 포르말린 통조림 보도 등 이루 셀 수도 없을 정도다. 이러한 언론의 잘못된 보도는 작게는 개인의 인격을 침해하고 크게는 남북관계를 포함한 우리사회의 각종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걸림돌이 되었다. 그럼에도 우리 언론은 반성을 통해 잘못을 고쳐나가기는커녕 허위·왜곡보도 실상을 지적하는 독자들에 대하여 모르쇠, 변명, 물타기 등으로 일관해 왔다.
그 결과 우리 언론의 신뢰도는 점차 추락하고 있다. 특히 신문은 그 신뢰도와 영향력 면에서 방송이나 인터넷매체에도 밀린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고 있다.


이번 동아일보 오보 사태는 그동안 신문 보도에 대해 신뢰를 가져온 온 독자들에게조차 '신문이 거짓을 보도할 수 있다'는 점을 공식적으로 확인시켜준 사건이다. 독자들이 받았을 충격을 생각하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그러나 우리는 독자들이 우리의 언론 현실을 냉정하게 받아들일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신문을 포함한 언론은 종종 정치적 목적이나 자사의 이해관계에 따라 의도적인 허위왜곡보도를 해 왔다. 독자들이 사회의 각종 현안에 대해 올바른 판단을 하기 위해서는 언론 보도를 걸러서 받아들일 수 있는 '비판적 언론 읽기'가 필요하다.


언론이 특정한 목적에 따라 사실을 왜곡할 때 '팥으로 메주를 쑤는' 진실의 전도현상이 나타나며 사회는 커다란 혼란에 빠지게 된다.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국가적 위기 논란의 중심에 언론이 있다는 사실을 지각 있는 국민들은 통찰하고 있다.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언론은 진실보도를 위해 노력하라. 우리는 앞으로 언론의 변화를 지켜보겠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동아일보에 묻고 싶다. 뉴욕타임즈 수준으로 사태를 해결할 용기는 없는가.

 


2003년 7월 24일


(사)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