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8월 4일 노대통령 언론관련 발언 보도」에 대한 민언련 신문모니터위원회 논평 (2003.8.5)
등록 2013.08.07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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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역할부터 되새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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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2일 있었던 제2차 참여정부의 국정토론회에서 나온 '언론' 관련 발언에 대한 일부 언론의 비판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참여정부의 국정토론회 중 언론관련 토론은 '언론의 건전 비판 수용'이란 주제로 2일 다뤄졌다. 일부 언론이 강력하게 문제삼은 대통령의 언론관련 발언은 주로 국정토론회 마무리 발언에서 나온 것이다. 그러나 조선일보를 비롯한 수구언론은 국정토론회 이틀째에 다뤄진 언론관련 내용만을 '호들갑스럽게' 부각시켰다.


4일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는 1면 머릿기사로 이를 다뤘으며, 중앙일보도 1면 박스기사로 보도했다. 이날 1면을 보면 <"언론 횡포 용납 못한다">(조선) <노대통령 또 언론비난>(동아) <"언론은 부당하게 짓밟고 항의한다고 더 밟고 맛볼래 하며 조진다">(중앙)며 자극적으로 제목을 달았다. 이 같은 자극적인 제목은 관련 기사에도 이어진다. <언론 표적삼아 국정난맥 탈출 시도?><"자존심 안죽는다…하야하지 않는다">(조선) <노 언론비판 파문 "언론에 자존심 안죽어…하야 안한다"><"혈세로 비판언론 통제하려는 발상">(동아) <"언론·야당이 기막히게 손발 맞춰">(중앙) 등 노 대통령의 발언 일부를 인용하거나 자사의 추측성 의견 등을 제목으로 뽑았다.


조선, 동아, 중앙은 노 대통령이 토론회 중에 한 발언과 마무리 발언 중에 한 언론 관련 발언을 '짜집기'해 다분히 임의적으로 정리했다.
조선일보는 노 대통령의 언론관련 발언을 '대 언론 강경발언' '언론과의 전면전 선포' 등으로 표현하며 노 대통령과 언론과의 대립 양상을 극대화했다. 조선일보는 노 대통령의 발언 배경을 두고 "국정 지지율이 20%대까지 떨어지고 각종 악재가 계속 터져나오는 상황의 원인을 '언론 탓'에서 찾고 있는 분위기"라며 "대통령은 후보시절 그리고 그 이전부터 적을 상정한 정치를 해왔고, 거기서 정치적 에너지를 얻어왔는데, 이번에도 언론을 그 도약대로 설정한 것 아니냐"며 악의적으로 추정 보도했다. 심지어 조선일보는 노 대통령이 언론제도개선과 관련해 "이것은 우리의 몫이 아니고, 언론과 시민사회가 하도록 먼저 기다리고, 또 시민대표기관인 국회까지가 좀 더 본질적인 장이라고 생각해 정부가 나서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말한 것을 두고 "김대중 정부 당시 대통령이 '언론개혁' 방침을 선포하자 일부 친여 성향 언론과 시민단체들이 일제히 분위기 조성에 나섰던 것 같은 상황을 기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또다시 시민단체들을 정권의 '홍위병'인양 모독했다.
동아일보는 노 대통령의 언론 관련 발언을 두고 '언론비판 파문'으로 표현했다. 동아일보는 노 대통령 언론관련 발언이 "최근의 국정난맥과 관련한 비판적 보도에 대한 불만 표시"라며 "언론 고유의 기능인 편집권까지 거론하면서 '합리적이고 공정한 의제 설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는 등 '보도태도'를 특히 문제삼았다"고 보도했다.
중앙일보는 "이날 노대통령의 발언은 방송보다 신문을 겨냥하고 있었다"며 "단호한 법 집행 등을 강조하면서 신문고시 등을 엄격 적용할 뜻을 비췄다"고 보도했다. 또 "언론사의 편집권·인사권·지배구조 문제 등은 정부가 직접 나서지는 않는다고 했으나 언론계 내부나 시민단체·국회 등이 나서주길 기대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며 조선일보와 마찬가지로 악의적으로 해석했다.


조선일보를 비롯한 일부 수구언론은 노 대통령이 언론과 관련된 발언을 꺼내기만 하면 '히스테리'에 가까운 반응을 보이며 벌떼같이 달려들고 있다. 노 대통령의 발언 가운데 표현 상 다소 부적절한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언론의 과민반응은 지나치다. 이번에도 노 대통령의 언론관련 발언에 대해 조선일보는 3면 전면을 할애한 것도 모자라 1면 머리기사와 사설, 칼럼, 2면, 4면, 5면에까지 관련 기사를 실었다. 동아일보 역시 사설과 함께 1면, 3면, 4면, 5면을 할애했다. 중앙일보도 사설과 함께 1면, 2면, 3면에 관련기사를 실었다.


조선일보를 비롯한 수구언론의 이 같은 반응이야말로 신문지면의 '사유화'와 다를 게 없다. 노 대통령의 '언론'관련 발언 이외에 신문에서 다룰 사회 의제가 없다는 말인가. 조선일보는 4일 사설에서 "나랏일 하는 시간에는 국민을 걱정하고 진짜 나랏일을 의논하라"며 노 대통령의 언론관련 발언을 비판했다. 그러나 정작 '나랏일'보다 정부의 언론관련 발언에만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조선일보를 비롯한 수구언론이다.
참여정부 출범이후 지금까지 조선일보를 비롯한 수구언론은 노 대통령과 참여정부의 언론 관련 발언 하나하나를 꼬투리 잡으며 '정부 흔들기'에 앞장서왔다. 그런 가운데 정작 언론이 해야할 국민 통합과 올바른 사회 의제 설정은 실종되고 있다. 조선일보를 비롯한 수구언론은 언론의 역할부터 되새겨야 할 것이다.

 


2003년 8월 5일


(사)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신문모니터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