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중앙일보 김두우 논설위원의 '정계진출'과 관련한 부적절한 처신에 대한 논평(2004.2.24)
등록 2013.08.08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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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만의 문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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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김두우 논설위원의 '정계진출'과 관련한 비정상적인 처신이 논란을 빚고 있다.
김씨는 한나라당 공천 대상자로 거론되는 상황에서 정치관련 칼럼을 계속 써 오다가 선거출마 예정자의 공직사퇴 시한인 2월 15일에 회사에 사표를 제출했다. 3일 후인 18일, 무슨 이유에선지 김씨는 중앙일보사에 복귀를 희망했고, 결국 사표가 반려되었다고 한다.


지난 1월 21일 본회는 성명을 통해 언론인들의 무원칙한 정계진출 행태를 비판한 바 있다. 우리는 김씨를 포함한 언론인 일부가 상식적으로 납득할만한 정계진출의 절차를 밟아주기를 기대하며 이름을 적시하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의 지적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우리는 언론인의 정계진출 자체를 반대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정계 진출 '과정'의 문제이다. 김씨는 특정 정당의 공천 대상자로 거론되는 상태에서 정치 칼럼을 썼다. 최근까지 김씨는 <아하! 김두우가 본 정치세상>이라는 기명칼럼을 비롯해 정치 관련 칼럼을 써왔다. 새해에 들어서만 <대통령직 걸고 '올인'>(1.5), <大選을 닮아가는 '총선 구도'>(1.19), <노회한 JP, 잠자는 자민련>(2.2)이라는 제목으로 정치문제를 다뤘다. 뿐만 아니라 '중앙일보 논설위원'의 자격으로 지난 2월 3일 한나라당 여의도 연구소에서 주최한 토론회에 참여해 한나라당의 '인적 쇄신'을 거듭 촉구하기도 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씨는 자신이 '먼저 한나라당에 공천을 신청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한다. 그러나 공천 대상자로 거론되는 상황이었고 본인도 사표를 제출할 정도였다면, 논란이 일기 전에 정치권에 진출할 것인지 언론계에 남을 것인지를 분명히 하는 것이 언론인으로서의 기본 양식일 것이다. 게다가 정계진출의 뜻을 두고 사표를 낸 후에 이를 번복하고 신문사에 복귀하겠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용납되기 어려운 처사이다.


중앙일보가 김씨의 사표를 반려한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 오마이뉴스 보도에 따르면 중앙일보 문창극 논설주간은 "회사 내부의 문제이니 관심 갖지 말라"며 불쾌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의 당사자인 중앙일보는 분명 곤혹스럽고 부끄러울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제식구 감싸기' 차원에서 이 문제를 덮으려 하는 것은 옳지않다. 정치권의 '제식구 감싸기'는 비난하면서, 자기 식구는 감싼다면 앞으로 어떻게 언론으로서 '비판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겠는가. 중앙일보가 '인정차원'에서 김씨를 다시 받아들이는 것은 언론인의 정계진출에 관련된 잘못된 관행을 남기는 것이기도 하다. 중앙일보는 이번 사건을 자사 기자들의 정계진출과 관련한 내부 원칙을 세우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아울러 우리는 언론계가 언론인들의 정계진출에 대한 최소한의 '기준과 원칙'을 마련해 줄 것을 거듭 촉구한다.

 


2004년 2월 24일


(사)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