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권영만 전 청와대 비서관의 EBS 부사장 임명에 대한 민언련 논평(2004.3.8)
등록 2013.08.08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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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부사장 임명, 개혁의 걸림돌 되지 않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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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석만 사장의 취임 이후 7개월 동안, 어려운 여건에서도 개혁을 꾸준히 추진해오던 EBS가 내홍을 겪고 있다. 지난 3월 2일 권영만 전 대통령비서실 보도지원비서관이 EBS의 새 부사장으로 임명돼, '낙하산 인사' 논란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본회는 부사장 임명이 EBS 사장 고유의 권한으로 왈가왈부하기 어려운 부분임을 인정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와대 비서실을 나온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인물이 곧바로 공영방송사의 '부사장'으로 임명된 것은 부적절한 인사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낙하산 인사' 논란이 일지 뻔히 알면서도 굳이 임명을 강행한 배경 또한 쉽게 납득하기 힘들다. 부사장 임명이 이루어지자마자 전국언론노조 EBS지부는 "신임 부사장의 능력 여부와는 관계없이 EBS 경영진의 위상이 정치권 인사의 자리 봐주기용으로 전락했다는 데 심히 유감이다"는 성명을 냈고, EBS PD협회도 이번 인사를 '낙하산 인사'로 규정하고 "권영만 부사장의 임명을 철회하라"고 요구하고 나서지 않았는가.
비록 고석만 사장은 "권 부사장이 행정, 기획 쪽에 출중한 능력을 갖고 있어 나와 역할을 조정하면 시너지 효과가 나리라고 봤다"며 권 전비서관의 능력을 높이 샀지만, 내부 '합의'도 중요하다. 고 사장이 부사장 임명에 대해 EBS 이사회에조차 사전에 알리지 않았다는 것은 중요한 인사권을 '독단적'으로 행사했다는 지적을 면키 어려운 부분이다. 더구나 EBS 노조는 부사장 임명이 확정되기 전, 성명을 통해 "정치권에서의 낙하산도 우리는 용인할 수 없다. 지금은 EBS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리며 공영방송으로서의 정치적 중립성을 사수해야 하는 엄정한 시기"라고 못박은 바 있다.
무엇보다 본회는 이번 권영만 전 청와대 비서관의 EBS 부사장 임명이 EBS에서 일고 있는 개혁열기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 되지 않길 바란다. 그동안 EBS는 고석만 사장을 중심으로 한 경영진과 EBS 노조 등 임직원이 한 마음으로 개혁을 실천해왔다. 하지만 부사장 임명에 대해 노조와 PD 협회 등 내부의 반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자칫 EBS 개혁에 혼선이 오지 않을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고석만 사장은 이번 논란을 자초한만큼 내부의 갈등을 추스르는 데 적극 나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고 사장이 직접 나서 이번 인선에 대해 해명해야 한다.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도 내놓아야 한다. '투명성'과 '공정성'이 담보된 인사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구성원들간의 합의로 만들어야 한다. 권영만 부사장의 거취 문제에 대해서는 사장과 EBS 내부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대화'를 통해 '해법'을 찾아야 한다.
본회는 이번 사태가 EBS 개혁에 부정적으로 작용하지 않는 방향으로 해결되기를 기대한다.

 


2004년 3월 8일


(사)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