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손석춘 씨의 ‘오마이뉴스 칼럼’ 관련 신문보도」에 대한 민언련 논평(2004.2.3)
등록 2013.08.08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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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받는 원로’마저 왜곡에 활용하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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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춘 씨가 오마이뉴스에 쓴 칼럼내용이 조선일보를 비롯한 일부 언론에 의해 왜곡확산되고 있다.
조선일보를 비롯한 일부 언론은 이번 사태를 두 가지 측면에서 왜곡하고 있다. 우선 이들 신문은 손 씨가 칼럼에서 '추기경의 반미친북세력 관련 발언'을 비판한 것이 아니라 '추기경을 비판'한 것처럼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 또 '좌파적 입장'에 있는 손 씨가 우리사회의 '중도세력'을 대변하는 '추기경'이라는 도덕적 권위에 무례하게 도전 한 것인양 사태를 몰아가고 있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동아일보는 2월 2일 손 씨가 1월 31일 오마이뉴스에 쓴 <추기경의 근심, 백성의 걱정>에 대해 <오마이뉴스, 김수환 추기경 비판 "민족의 내일에 심각한 걸림돌">(조선일보), <오마이뉴스, 金추기경 비난 파문>(중앙일보), <"김수환 추기경 발언, 민족의 내일에 심각한 걸림돌">(동아일보)에서 왜곡 보도했다. 이들 신문의 제목과 기사를 보면 손 씨가 김 추기경을 '민족의 내일에 심각한 걸림돌'이라고 '비난' 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손 씨는 해당 칼럼에서 "추기경의 정치적 발언이 현실을 호도할 뿐만 아니라 민족의 내일에 심각한 걸림돌로 불거졌기 때문"이라고 썼다.
조선일보는 "이 칼럼이 김 추기경이…남북문제 등 국정 전반과 관권 선거 논란 등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며 '요즘 감정적 반미가 많아졌는데, 반미 친북으로 가는 것은 위험하다'…등을 문제삼았다"며 '남북문제 등 국정 전반과 관권 선거 논란'을 교묘하게 삽입해, 손 씨가 마치 추기경의 발언 전체를 문제삼은 것처럼 보도했다. 그러나 정작 손 씨가 비판한 추기경의 발언은 조선일보에 보도된 한 리서치회사의 조사결과를 근거로 "나라의 전체적 흐름이 반미 친북 쪽으로 가는 것은 대단히 걱정스럽다"고 한 부분이었다.


또한 조선일보를 비롯한 일부 언론은 손석춘 씨가 '좌파적 이해관계'에 따라 추기경의 도덕적 권위를 무너뜨리려고 '총대를 멘 것'이라는 음모론적 시각까지 더하고 있다.
조선일보는 3일 <조선데스크/ 추기경의 근심, 좌파의 걱정>에서 '한 좌파 논객'인 손씨가 추기경의 발언을 비판한 이유가 '좌파의 걸림돌'이 된 추기경을 "더 이상 그대로 놔둘 수 없다고 판단한 그들(즉, 좌파)을 대표하여 '총대'를 멘 것"이라며 악의적인 음모론을 폈다.
중앙일보는 사설과 기자칼럼을 통해 이 문제를 거론했다. 사설 <추기경까지 흔들자는 것인가>에서 "반미 친북 운동이 흔들리기 때문인가. 우리 사회에 그나마 존재하는 마지막 권위를 철저히 부숴야 한다는 좌파 모험주의적 발상에 따른 공세인가"라며 추기경을 '흠집'내는 이유를 추궁했다. 이어 취재일기 <추기경까지…>에서 "손씨의 글이 문제가 된 것은인신공격에 가까운 내용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며 '(자신의)특정 정치적 신념에 어긋난다고 해서 (다른 사람의)도덕성까지 깎아내리는 것'으로 매도했다.
동아일보는 3일 <기자의 눈/金추기경 '이유없는 수난'>에서 동아는 열린우리당 지도부와 추기경이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환담을 나눈 것'을 한 인터넷 매체가 비판해 '추기경이 수난'을 당하는 사태까지 이르렀다며, 이 같은 사태로 열린우리당 소속 의원과 지지자들 사이에서 "김 추기경에 대한 노골적인 폄훼 분위기'까지 감지된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를 비롯한 일부 언론의 여론 몰이에 '존경받는 원로'가 '활용되고' 있는 현실에 우리는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 더 우려되는 것은 '존경하는 원로'조차 조선일보의 영향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이다.
언론의 왜곡보도로 정작 손 씨가 두 번의 칼럼에서 주요하게 지적한 조선일보를 비롯한 일부 언론의 왜곡보도와 안타까운 '지도층 인사들'의 '왜곡된 현실인식' 문제는 실종되고 말았다.
손 씨는 오마이뉴스의 1월 31일 칼럼에서 추기경의 발언 한마디 한마디가 조선일보를 비롯한 일부 신문을 통해 과대포장되는 행태를 지적했다. 또 추기경이 근거로 든 리서치 조사 내용 역시 조선일보의 사설 <"미국이 한국의 주적이란 말인가">를 통해 왜곡된 것임을 지적했다. 손 씨는 객관적인 상황을 설명하며 "문제는 조선일보의 선동을 꾸짖어야 마땅할 '원로 종교인'이 되레 확대재생산 하는데 있다"며 추기경의 발언을 지적한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진의는 일부 언론보도를 통해 왜곡되었다. 이에 2월 2일 칼럼에서 손 씨는 "조선일보의 논리비약과 감정적 선동으로 김 추기경마저 우리나라가 미국을 주적으로 여긴다고 잘못 판단했다. 그리고 추기경의 그 발언을 다시 조선일보와 중앙일보가 대서특필하며 여론을 몰아갔다. 그것을 비판하자 다시 두 신문은 추기경 개인을 민족의 걸림돌이라고 했다며 사실을 왜곡한다"며 조선일보를 비롯한 일부 언론의 '왜곡보도 행태'를 재차 지적했다.
그러나 이 역시 통하지 않았다. 조선일보를 비롯한 일부 언론은 손 씨가 '무례하게' 추기경을 비판했고 그로 인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는 점만을 거듭 부각시킬 뿐이었다.
우리는 이번 사태를 통해 조선일보를 비롯한 일부 신문이 어떻게 본질을 왜곡하고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사회 여론을 좌지우지하는지를 목도했다.
조선일보를 비롯한 일부 언론은 지금과 같은 왜곡이 국민들에게 통할 것이라 생각하는가. 언론의 자성을 촉구한다.

 


2004년 2월 3일


(사)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