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_
「개그맨 김기욱씨의 SBS '일요일이 좋다-X맨을 찾아라'녹화 중 부상」에 대한 민언련 논평(2005.4.28)
등록 2013.08.19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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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 보다 '안전'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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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김기욱씨가 SBS 오락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X맨을 찾아라>(이하 <X맨>)에서 '단결 말타기' 게임을 하다 오른쪽 무릎인대가 파열되는 중상을 입었다. 이번 사고로 김기욱 씨는 앞으로 2∼3개월 동안 방송출연을 할 수 없다고 한다.
SBS는 사고직후 해당 프로그램의 '단결 말타기' 코너를 폐지하는 등 신속한 대응을 보였다. 하지만 이미 <X맨>의 '단결 말타기' 코너는 여러 차례 시청자들로부터 '위험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는 점에서 SBS의 조치는 '사후약방문'격 이다.
더구나 <X맨>에는 '단결 말타기' 외에도 사고의 위험을 안고 있는 게임이 더 있다. '엉덩이 쿵'이라는 게임은 엉덩이를 마주 대고 엎드려서 바닥에 놓인 수건을 먼저 줍는 사람이 이기는 형식으로, 게임 도중 바닥에 얼굴을 부딪치거나 몸이 내동댕이쳐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4월 10일 방송분에서는 마른 체격의 타블로씨가 강호동씨와 이 게임을 하다 몸이 공중으로 튕겨나가는 위험천만한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또 남녀 출연자들이 짝을 지어 힘겨루기를 하는 '커플사랑 만만세' 게임도 사고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오락프로그램에 출연한 연예인들이 사고를 당한 것은 이번 만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성우 장정진씨가 KBS 오락프로그램 녹화 중 떡을 먹는 게임을 하다 '질식사'를 당하는 불행한 사고가 있었다. 이 사고 직후 KBS는 해당 코너를 폐지했으며, 각 방송사들도 오락프로그램 녹화 현장에 안전요원을 배치하는 등 대응책을 마련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사고로 방송사들의 '사후대책'이 불미스러운 사고를 근본적으로 막을 수 없음을 보여주었다.
우리는 위험한 게임을 마다않는 방송사들의 '시청률 지상주의'가 반복되는 사고의 근본 원인임을 여러차례 지적해 왔다. 시청률을 위해 연예인들을 '도구'화 하는 방송제작 풍토 속에서는 언제든지 이 같은 사고가 반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SBS는 문제가 된 코너만 폐지하는 식의 면피성 대책에 그쳐서는 안된다. 연예오락프로그램 전반을 재검토해, 문제가 있는 코너들은 폐지하는 등 특단의 조치를 취하라. KBS와 MBC도 이번 사고를 '타산지석' 삼아 자사 연예오락프로그램 전반을 다시한번 점검해 위험요소를 제거하길 바란다. <끝>

 


2005년 4월 28일


(사)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