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비비(~2023)_
불순한 정치적 의도로 가득찬 본격 ‘허위사실 유포 쇼’(이봉우)
등록 2015.10.08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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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시비비>TV조선 <장성민의 시사탱크>의 도 넘은 박원순 때리기
불순한 정치적 의도로 가득찬 본격 ‘허위사실 유포 쇼’

 

이봉우(민언련 활동가)

 

 

  지난 10월 5일, TV조선 <장성민의 시사탱크>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병역 비리 의혹을 다뤘다. 평소 70여분의 방송 시간 동안 2~3개의 주제를 분석한 것과 달리 이 날은 박 시장 병역 비리 의혹에만 모든 시간을 썼다. 패널로는 차기환 변호사 등 5명이 출연했다. 차기환 변호사는 현재 재판에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피소된 양승오 박사를 변호 중이며, 방송문화진흥회 전 이사였다가 이번엔 KBS 이사를 맡은 인물이다. 양승오 박사는 2011년 11월, 박 시장의 아들인 박주신 씨가 4급(공익근무) 판정을 받았을 때부터 지금까지 주신 씨의 모든 의료영상이 제3자의 것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은 인물이다. 차기환 변호사를 중심으로 앵커까지 6명이 한 시간 넘게 박 시장이 병역 비리를 저질렀을 가능성을 강조하는데 힘을 쏟았다.

 

 

 3년 전과 똑같은 의혹 제기, 사법부는 “사실무근”
 방송에서 차 변호사는 양 박사의 주장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하지만 양 박사가 제기하는 의혹은 2011년에 최초로 제기했던 것과 차이가 없다. 요지는 4급 판정 당시 제출된 자생한방병원 MRI 및 X-RAY, 서울병무청에서 촬영한 CT, 2012년 2월 세브란스 병원에서의 공개 재검증 당시 촬영한 MRI까지 모두가 제3자의 것이라는 주장이다. 방송에서는 제1융추 극 상돌기 등 전문용어는 물론, X-RAY상의 치아와 최근 치아 상태가 다르다며 치과 진료기록 조작 가능성까지 거론됐지만 결국 의료영상이 주신 씨의 것이 아니라는 주장을 거창하게 늘어놓은 것이다. 차 변호사는 새로운 의혹이라면서 치과 치료의 누락을 언급했지만, 이 또한 기존 주장의 연장선에 있을 따름이다. 중요한 사실은 이 모든 의혹에 대해 2013년 5월, 검찰이 사실무근이라 판단하고 주신 씨의 병역법 위반에 대해 무혐의 처리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서울지방병무청, 세브란스 병원, 대한영상의학회장,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증언에 따라 2012년 세브란스병원에서의 재검증에 이상이 없다고 판결했다.

 

 검찰‧병무청이 한 패라는 무리수 둔 차기환 변호사
 검찰의 판결을 의식했는지 장성민 앵커는 이미 사실관계가 드러난 사안이라는 박 시장 측 반론을 인용하기도 한다. 이에 대한 차 변호사의 답은 검찰과 병무청, 세브란스병원 및 건강보험심사평가원까지 모두 박 시장과 공모하고 지난 4년간 병역 비리를 저질렀다 것이다. 차 변호사는 “경찰, 검찰 다 (주신 씨를) 한 번도 부르지 않았다”며 검찰에 맹공을 퍼붓고 병무청에 대해서도 “병무청은 국민들한테 거짓말을 했다”고 열을 높였다. 그러나 대표적인 보수논객인 조갑제 씨마저 추가된 내용도 없이 이미 허위로 입증된 내용을 계속 주장하는 의혹 제기자들의 태도에 대해 “대한민국 전체와 싸우려는 것”이라 우려를 표했다. 박창명 병무청장은 9월 14일 국정감사에서 “병무청에서는 적법하게 (면제)처리했다”며 절차에 문제가 없었음을 재차 공언하기도 했다.

 

 박원순 때리기 여론몰이 나선 TV조선, 언론사 간판 내려야
 2년 전에 사법기관과 병무청이 결론을 내린 사안에 대해 양 박사 등 일부 보수인사들이 계속해서 같은 주장을 반복하며 급기야 주신 씨를 다시 병역법 위반으로 고발한 데는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의심의 목소리가 크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검찰은 무혐의 처리했던 병역법 위반 건을 재수사하고, 경찰은 서울역고가 사업 관련 교통안전시설설치 안건을 부결시켜 시간을 끌고 있다. 새누리당은 국정감사에서 서울시와 박 시장을 공격한다. 여기에 양 박사의 해묵은 병역 비리 주장이 다시 등장한 것이다. 한마디로 정부‧여당은 물론 보수단체들까지 나서 박원순 시장에 부정적 인식 조장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방송사인 MBC와 TV조선이 여론몰이를 통해 이런 움직임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계속 간과하고 있는 것은 이들이 생각하는 정당한 공인에 대한 의혹제기가, 이미 여러차례 허위사실로 확인이 된 것이라는 점이다. 지난 7월 울산지방법원은 박 시장이 병역 비리를 숨기고 있다는 트위터 글을 올린 것에 대해 허위사실공표에 의한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유죄 선고했다. 또한 9월에는 서울중앙지법이 양 박사와 비슷한 주장을 하며 1인 시위에 나섰던 시민에게 허위사실 유포금지 가처분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장성민 앵커는 이날 방송에서 박 시장의 의견을 인용하고 박 시장에게 토론 참여를 권유했었다는 이유로 “깨끗하고 공정한 방송”을 유지하려 했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재판중인 피고인의 변호사를 출연시켜 일방적으로 자신들에게 유리한 여론전을 펼칠 수 있게 하고 앵커와 모든 패널도 거기에 호응하는 방송이 공정하고 깨끗하다니 어불성설이다. 박원순 시장 때리기에 허위사실 유포까지 불사한 TV조선의 모습은 보수정권의 나팔수라는 정체성과 참 잘 어울리기는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