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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나쁜 방송보도, 조선일보 따라쟁이 MBC ‘무상급식 흔들기’보도
등록 2014.12.26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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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견] 민언련 11월의 좋은 방송보도, 나쁜 방송보도 선정

11월의 나쁜 방송보도, 

조선일보 따라쟁이 MBC ‘무상급식 흔들기’보도  



노미정(민언련 활동가)


지난 6월부터 ‘이달의 좋은 방송보도와 나쁜 방송보도’를 선정·발표해왔던 민언련은 11월 보도부터 영역을 신문으로 확대해 ‘이달의 좋은 신문보도와 나쁜 신문보도’도 함께 선정·발표했다. 


나쁜 신문보도, 울산 유상급식 정책을 무조건적으로 지지한 조선일보


2014년 11월 ‘이달의 나쁜 신문보도’는 조선일보 <울산 ‘유상급식 찬사’ 관련 기사>로 선정됐다. 박근혜 정부가 지방재정 악화와 지방정부·지방교육청간 갈등에 불을 지핀 원인으로 ‘무상급식’정책을 지목했다. 그러자 조선일보는 11월 25일 울산시의 ‘유상급식’ 정책에 ‘맞춤형 복지, 맞춤형 급식’ 정책이라고 찬사를 보내고, 유상급식’을 ‘무상급식’의 대안으로 제시하는 내용의 기사를 무려 5건이나 실었다. 관련기사 1면 배치는 물론 연관사설까지 동원했다. 


그러나 조선일보가 찬사를 보낸 울산시 유상급식 정책인 ‘원스톱 서비스’의 실상은 다르다. 원스톱 서비스는 부모가 직접 주민센터에 가서 급식 지원비를 신청하고 지원하는 방식의 행정적 개선책일 뿐이다. 급식비 지원 대상자에 대한 공개적인 낙인은 감출 수 있으나 심리적 낙인 및 ‘북지=시혜’ 라는 인식의 확산을 조장하기 때문에 문제가 크다. 


민언련은 조선일보가 해당기사를 통해 지방정부 세수부족의 원인을 무상급식 탓으로 돌리고, 관련 예산을 배정하지 않으려는 정부·여당의 논리를 무리하게 비호했기 때문에 11월 ‘이달의 나쁜 신문보도’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좋은 신문보도, 반도체노동자 2세의 비극 다룬 한겨레 탐사보도


2014년 11월 ‘이달의 좋은 신문보도’는 한겨레 <심층 리포트/ ‘반도체 아이들’의 눈물(상‧하)>

(11/13∼11/14, 오승훈‧임인택‧김민경 기자)가 선정됐다. 한겨레는 11월 13일부터 14일까지 양일에 걸쳐 해당 심층리포트를 연재했다. 보도는 반도체 공장 노동자들의 질병이 2세에게 전이돼 2대가 힘겨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 실상을 낱낱이 전했다. 


한겨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공정 환경이 노동자의 생식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공장 노동자 2세의 건강문제를 논하기엔 아직 이른 단계라고 전했다. 다수의 국가에서는 사용을 금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여전히 사용 중인 화학물질 에틸렌글리콜에테르(EGE)가 가임기 여성에게 미치는 악영향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도 했다. 또한 미국 대표 반도체기업 아이비엠(IBM)의 ‘2세 기형아 소송’과 천문학적 보상 사례를 제시하며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우리나라 반도체 회사들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민언련은 상기 내용을 토대로 한겨레 탐사보도를 11월 ‘이달의 좋은 신문보도’로 선정했다고 전했다.


나쁜 방송보도, 조선일보 따라한 MBC ‘울산 유상급식’ 찬사 보도 


민언련은 11월 ‘이달의 나쁜 방송보도’로 MBC [뉴스데스크] <뉴스플러스/‘무상급식’ 실태 살펴보니‥>(11/29, 6번째, 이경미 기자)를 선정했다. 해당보도는 11월 나쁜 신문보도로 선정된 조선일보 <울산 ‘유상급식 찬사’ 관련 기사>를 영상화한 한 것으로 여론조작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MBC는 유상급식을 시행중인 울산 남구의 한 초등학교와 무상급식을 시행중인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 사례를 비교했는데 유상급식 사례는 모두 긍정적으로, 무상급식 사례는 모두 부정적으로 보도했다. 마치 짜인 각본에 맞춰 필요 영상을 촬영한 것처럼 보였다. MBC도 조선일보와 마찬가지로 울산시의 ‘원스톱 서비스’를 높게 평가했고, 무상급식의 긍정적 사례는 보도하지 않았다. 또한 무상급식이 2010년 지방선거와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등을 거치며 사회적 합의가 이뤄진 사안이라는 점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민언련은 MBC 해당보도가 ‘무상급식 꼴찌’ 비난을 받던 울산시의 ‘유상급식’을 우수급식으로 둔갑시켜 보편적 복지정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가중·확산시켰기 때문에 11월 ‘이달의 나쁜 방송보도’로 선정했다고 전했다. 


좋은 방송보도, 지상파 중 유일한 SBS ‘씨엔앰 대량해고 사태’ 보도


11월 ‘이달의 좋은 방송보도’는 SBS [8뉴스] <“고용 보장” 보름째 고공 농성>(11/26, 6번째, 유병수 기자)로 선정됐다. ‘씨엔앰(C&M) 하청업체 노동자 대량해고 사태’는 한국사회 노동문제가 집약된 사안이다. 투기자본의 방송사업 진출 문제의 위험성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씨엔엠의 집단부당해고 통보 이후 109명의 해직 노동자들은 지난 7월 9일부터 씨엔앰 대주주 엠비케이(MBK)파트너스가 위치한 파이낸스빌딩 앞에서 노숙농성 중이고, 11월 12일부터는 강성덕(35)씨와 임정균(38)씨가  프레스센터 앞 전광판에 올라 고공농성을 하고 있다. 이들이 요구하는 것은 씨엔앰 하청업체 근로자 109명의 복직이다. 


민언련은 지상파 3사를 통틀어 SBS가 유일하게 ‘씨엔앰 하청업체 노동자 대량해고 사태’를 보도한 점을 높게 사 .11월 ‘이달의 좋은 방송보도’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해외투기자본이 촉발한 또 다른 노동문제, ‘쌍차사태’


같은 맥락에서 민언련은 JTBC의 ‘대법원 쌍용자동차 구조조정 정당 판결 관련 보도’ 4건도 11월 ‘이달의 좋은 방송보도’ 후보로 매우 비중있게 거론됐다고 밝혔다. ‘쌍차사태’ 역시 해외(중국 상하이차) 투기자본이 촉발한 노동문제이다. 11월 13일 대법원은 2009년 쌍용자동차 측의 165명 정리해고에 대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에 따른 것으로 유효하다’는 판결을 내렸고, 이에 이번 판례가 근로기준법의 정리해고 조항을 확대해석해 집단해고의 문을 활짝 열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