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는글] 이제 작고 낮은 곳으로 눈을 한번 돌려보지 않으실런지요?(2013년08월)
등록 2013.09.14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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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작고 낮은 곳으로 눈을 한번 돌려보지 않으실런지요?



몇 번을 망설이다가 결국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대선을 코앞에 두고 있고 부자 감세 등으로 경제민주화를 말살하고 언론악법 등으로 정치민주화마저 황폐화시킨 세력이 득세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이런 이야기가 가당한가 되물으면서 몇 번을 주저했습니다. 하지만 몇 번을 자신에게 되물어 보더라도 이 이야기가 지금 한국 사회가 대면하고 있는 기로와 완전히 무관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용기를 내었습니다.

서론이 다소 장황하다 보니 제가 하려는 이야기가 무슨 거창한 이야기가 아닐까 예상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강원도 지역에서 지역신문을 내는 일을 말씀드리고 여러분의 협조를 간곡히 부탁드리고자 하는 이야기입니다.

이 일이 한국사회의 향배와 무슨 관련이 있냐구요?

오래 지나지 않은 일이라 바로 지난 4.11 총선에서 강원지역 9곳 선거구를 새누리당이 싹쓸이 한 사실을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이른바 이 지역에서만큼은 새누리당 1당 독재체제가 완성된 것이지요. 여기에 광역, 기초 의회에서마저도 새누리당이 절대적 우세를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까지 함께 생각해보면 더더욱 그런 느낌을 받습니다. 어찌 어찌 도지사로 민주당 인사를 선출하였습니다만 ‘새누리당의 울타리에 갇혀 어떤 일도 뜻대로 하기가 어렵다’는 푸념을 쏟아내고 있을 지경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대선은 어떻게 될까요? 이미 대세가 결정되어 있는 영호남권을 제외하면 강원과 충청이 캐스팅 보터가 될 가능성이 큰 데 강원의 정치지형을 이대로 둔다면 대선은 어떤 결과로 나타날까요?

상황이 이러함에도 강원지역의 언론 현실은 암담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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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합니다. 이 지역에서 광역단위로 나오는 두 신문은 10억 단위의 계도지 예산을 받고 있습니다. 몇 년 전 강원지역 내 18개 시군에 정보공개 청구를 해 얻은 수치이기 하지만 지금도 크게 달라졌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들 신문의 당기 순이익이 잘 나올 때 몇 억 수준인 점을 감안한다면 이 정도 규모의 돈이 관언 유착을 얼마나 단단하게 할 수 있을지 충분히 상상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방송은 계도지 예산으로부터는 자유롭지만 지역 명문고 출신들 사이의 인맥을 통한 토호화가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다행히 노조와 몇몇 뜻 있는 언론인들을 중심으로 이를 타개하려는 노력이 있긴 하지만 이번 MB정권 같은 먹통 정부에서는 이마저도 힘을 발휘하기 어렵습니다.

지금 한국 사회는 MB정권 5년을 거치면서 언론악법 제정 등을 통해 정치민주화는 말살되고 부자 감세 등의 정책을 통해 경제민주화 또한 황폐화 되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원지역의 주요 언론매체들에서는 이들 문제를 해소해야 하는 당위성이나 방법을 진지하고 심각하게 논의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 볼 수 없습니다.

강원지역 사람들이 세상을 바꾸는 일이 왜 필요하고 그것이 나의 삶을 어떻게 더 낫게 만들 것인가 하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야 생각을 바꿔보던지 할 터인데 그런 기회가 거의 없습니다. 주변에 세상을 바꿔보자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나 이외에도 많구나 하는 느낌이 들어야 이런 움직임에 동참할 마음을 먹을 수 있게 될텐데 그러지 못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세상을 바꾸어 보자는 이야기를 하는 신문을 강원도에서 만들기로 했습니다. 이 지역 시민단체, 노동단체가 함께 모여 ‘강원희망신문’이라는 제호의 신문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잘 되면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미디어 창구를 만들어가려고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민언련 회원 여러분! 저희에게는 너무나 모자란 것이 많습니다. 가장 절실한 것이 역시 돈과 사람이겠죠. 지금 약 3년 간 신문을 만들고 전임 기자수도 조금 늘어나고 하다 보니 이 지역에서도 도와주려는 움직임이 조금씩 커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역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싶어 여러분께 도움을 청합니다. 앞으로 5년 정도만이라도 한시적으로 생각하셔도 좋은데 저희 후원독자가 좀 되어 주십시오. 한 달 1만원 이상이면 너무 좋고 5천원 정도도 좋습니다. 신문을 보겠다는 구독자의 개념이 아니라 강원지역의 보다 많은 사람과 보다 넓은 지역에 신문을 뿌릴 수 있도록 돕겠다는 개념으로 이 일을 생각해주십시오. 그리고 이 지역에서 기자로서 언론운동을 같이 하고 싶은 분의 참여도 호소합니다. 모든 인적 자원이 서울에 몰려 있는 관계로 지역에는 사람이 없습니다. 이것이 한국사회의 민주화와 참된 발전에 장애가 되고 있음은 물론 저희 신문 제작에도 큰 어려움이 되고 있습니다.

저의 호소에 동참하실 분은 저희 메일 (ygcheong@hallym.ac.kr)로 의사를 밝혀주십시오. 자세한 안내는 답신을 통해 알려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