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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회중계]'조중동방송 한 달'을 말한다(2012.1.17)
등록 2013.10.01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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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회중계]'조중동방송 한 달'을 말한다
 
조중동방송 시청률 0%까지, 시민사회 방심은 금물!
- 방송의 하향평준화는 제 역할 못한 지상파 방송 탓

 
 
개국 한 지 한 달된 조중동방송이 연일 평균시청률 0%대를 기록하고 있지만, 이명박 정부와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의 ‘종편 특혜’가 계속되는 한 시민사회가 방심해선 안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17일 조중동방송저지네트워크가 주최한 토론회<‘조중동방송 한 달’을 말한다-‘조중동방송’ 실상과 미래 진단, 시민사회 효과적 대응방안은?>에서 발제를 맡은 최영묵 교수(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는 “진화하는 미디어 생태계에서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생존할 방법이 없는 종편이 이명박 정권과 최시중의 방송통신위원회의 비호아래 미디어 시장을 ‘분탕질’하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최 교수는 조중동방송이 지난 한 달 동안 드러낸 약탈적 광고영업, 방송의 공적책무 무시, 선정적 프로그램 문제, 차별성도 다양성도 없는 부실한 콘텐츠 등을 꼬집으며, 지난 한 달은 “조중동이라는 올드미디어 포맷을 가지고 과거 지상파시대의 모델인 종편으로 돈을 벌겠다고 나선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것을 서서히 입증해주는 과정”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최 교수는 조중동방송이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여전히 조중동은 ‘정치권’을 움직일 수 있는 막강한 신문매체 가지고 있으며, 온갖 특혜, 폐착 등을 통해 시스템을 무력화시키고 광고주를 협박하는 등 생존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최 교수는 “공공미디어 영역이 정치적으로 장악되면 권력과 유착한 매체를 제외한 나머지 영역이 시장경제 논리에 밀려 약탈되는 상황이 벌어진다”고 거듭 강조하며, “사회 전반에 걸쳐 조중동방송이 연명할 수 있는 구조적 문제들이 남아있는 한 종편에 대해 방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다음 발제자로 나선 이지혜 팀장(민언련 조중동방송모니터팀)은 “조중동방송이 새로운 방송을 보여주겠다며 큰소리쳤지만 그 실상은 한마디로 퇴행적”이라고 비판했다. 이 팀장은 시사·보도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조중동방송 콘텐츠를 분석한 결과 부실, 이념편향, 선정주의 등의 문제점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 팀장은 발제문을 통해 조중동방송이 화면 분리, 자막 실수 같은 초보적인 방송사고뿐 아니라 뉴스 편성 및 내용에 있어서도 전혀 기본을 갖추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12월 한 달간 주말뉴스 보도건수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조중동방송은 에 비해 보도량이 절반 정도에 그쳤으며, 방송 초반에는 보도 건수조차 일정하지 않았다. 특히 보도 분석을 통해 이 팀장은 조중동방송이 자신들이 내세우고 싶은 ‘이념편향적’ 아이템이나 시선을 끄는 ‘선정적’ 아이템을 앞세우는 등 ‘시의성’, ‘공정성’등 뉴스의 기본 가치를 무시했다며, “최소한의 저널리즘조차 갖추지 못했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 팀장은 이후 방송제작능력이 개선된다 하더라도 조중동방송의 컨텐츠를 중심으로 봤을 때 시대에 뒤떨어진 조중동방송이 여론을 주도거나 영향력을 갖긴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이 부장 역시 앞서 발제한 최영묵 교수와 마찬가지로 조중동방송의 존망에 대한 섣부른 예측을 경계했다. 이 부장은 “시민사회는 조중동방송이 빨리 망하도록 하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며, 지금 민언련이 하고 있는 ‘모니터 활동’을 비롯해, 인터뷰·출연 거부와 같은 ‘조중동방송 거부운동’ 등 시민사회 차원의 주도적 활동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방정배 대표(방송독립포럼 공동대표)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는 안진걸 팀장(참여연대 민생희망팀, 조중동방송저지네트워크 자문위원), 양재일 대표(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 민진영 사무처장(경기민언련), 정수영 교수(성균관대학교 신문방송학과)가 토론자로 참여했다.

이들은 조중동방송이 미디어 생태계를 더욱 혼탁하게 했다는 발제자들의 주장에 동의했다. 특히 온갖 특혜로 연명해온 조중동이니만큼 시민사회가 ‘조중동방송이 망할 것’이라고 섣불리 판단하거나 방심해선 안 된다는 데 한 목소리를 냈다.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희망팀장은 “그나마 조중동매연이라는 미디어 분야의 ‘매연’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지 않은 것은 SNS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소통이 일상화한 덕분”이라고 해석했다. 또 개콘, 나꼼수 등 질 좋은 콘텐츠엔 시청자들이 항상 열려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지금처럼 반값등록금 등 민생문제를 외면하면서 낮은 수준의 콘텐츠를 생산할 경우 조중동방송은 시민사회가 나서지 않아도 알아서 외면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민사회의 역할에 대해서는 미디어악법의 산물인 만큼 “조중동매연에 대한 시민사회의 대응은 ‘시청률이 0%’가 될 때까지 지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양재일 대표(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는 조중동방송 콘텐츠에 대해 시청자들이 외면하는 분위기라는 데는 동의하지만 그렇다고 조중동방송에 대한 경계를 허물어선 안된다고 경고했다. 양 대표는 지난 5일 국회 문방위를 통과한 미디어렙법을 언급하며, “조중동방송을 받아들이는 진영에선 2년 동안 높은 광고단가로 연명할 수 있으니 그 기간에 뭔가를 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종편끼리 협력하든, 최근처럼 선정적 아이템으로 노이즈마케팅을 하든 종편은 살기위해 여러 가지 시도를 할 것”이며, 이에 무관심한 것도 좋지만 방심해선 안된다고 당부했다.

민진영 사무처장(경기민언련)은 “토론회를 위해 주말 보도를 보다 화물선 사고 보도에 대해 ‘북의 소행’ 운운하는 것을 보고 30초만에 채널을 돌렸다”면서 “이런 질 낮은 방송에 왜 시민들의 세금이 나가야 하는가”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제기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민 처장은 종편의 광고시장 진입으로 위협받는다던 지역신문이 종편과 MOU를 체결하는 이중적 행태를 보였다며 비판했다. 아울러 미디어악법 처리시 일자리창출, 미디어 다양성 등 실제 정부가 내놓은 종편의 장점이 하나도 현실화하지 않았다는 것을 지적하며, “정부 정책을 관변학자처럼 떠받든 교수들에 대해서도 리스트를 파악해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또 토론자들은 방송이 전반적으로 하향평준화했으며, 그 핵심 책임은 공영방송을 비롯한 지상파 방송에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의견을 같이 했다. 특히 무너진 미디어 생태계를 복원하는 길은 ‘공영방송’이 제 역할을 되찾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정수영 교수(성균관대학교 신문방송학과)는 “조중동방송의 폐해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공영방송에 면죄부를 줄 이유가 될 순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교수는 “미디어 생태계의 중심에 있는 공영방송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한다면 그 주변방송일 뿐인 조중동방송에 대해 위기감을 느낄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조중동방송이 망하든 살아남든 상관없이 미디어환경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는 지상파방송의 역할에 대해 엄격한 잣대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