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바구저바구] 여성들의 일자리를 위해 일하고 있습니다
등록 2015.06.02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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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의 일자리를 위해 일하고 있습니다

 

 

민언련 회원 민혜경입니다. 저는 서울YWCA 노원여성인력개발센터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여성인력개발센터는 주로 경력단절 여성들이 재취업을 원할 경우 직업훈련, 취업정보제공 및 취업 알선을 해주는 곳입니다.

 

 


근래에 들어서는 50대 여성들이 일자리를 찾는 비중이 늘고 있습니다. 통계를 보아도 20~30대의 취업률은 낮지만 상대적으로 40~50대 여성들의 취업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경제상황이 악화일로에 놓여있는 상황에서 40~50대 여성들은 비정규직에 취업하여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 현실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유는 자녀들의 사교육과 관련되어 있으며 자녀들의 취업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것도 관련이 있습니다. 동시에 조기 퇴직해야 하는 남편의 상황과도 맞물려 있습니다. 살림은 물론 교육을 전담하고 동시에 경제적 책임까지 떠안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려 있다는 것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는 것입니다.  새롭게 일하기를 원하는 40~50대 여성의 일자리라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특히 노동시장에 원하는 여성은 20~30대의 젊은 여성이거나 아니면 모두가 꺼리는 3D 업종입니다. 돌봄 시장이라고 하는 요양보호사, 가사도우미, 베이비시터, 간병사 등. 장시간 노동, 저임금, 비정규직 노동인 경우가 대부분이며, 법적으로 보호받지 못하는 직종이 많습니다. 


한국의 50대 여성은 가장 불행한 세대라고 합니다.. 보수적인 부모 아래서 자라 여성이라는 이유로 가족을 위해 많은 것을 희생하고서도, 정작 자녀들에게는 자신의 노력에 대한 보상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박탈감에 빠져 있다고 합니다. 여성이기 때문에 양보하고 포기해야 했던 것들이 젊은 세대에 비해 많았을 한국 여성들의 자화상의 단면일 것입니다. 그렇기에 그 ‘여성’들은 딸에게는 자신이 겪어왔던 서러움을 물려주지 않기 위해 교육열을 올려왔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이 사회 곳곳은 ‘여성’이기 때문에 겪어야 하는 차별과 무시의 뿌리가 깊습니다.


20대 취업시장에서는 남성이 스펙이 되고, 대기업의 문턱은 여성들에게 너무나 높기만 합니다. 겨우 그 문턱을 통과했다고 하더라도 고된 업무로 인한 체력적 한계, 남성 중심적인 술문화와 접대문화, 승진 때 느껴지는 유리천장, 외모로 평가되는 능력 등등 말하자면 끝도 없을 것 같습니다.
물론 지금 여성들의 지위는 높아지고 정책적으로나 법률적으로 사회적으로 양성평등이 많이 이루어졌다고 봅니다. 그러나 과연 여성들의 삶은 나아졌을까? 행복해졌을까? 싶기도 합니다. 오히려 일과 가정이라는 두 가지의 짐을 짊어지고 살아가야 하는 운명에 던져진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소위 알파걸, 슈퍼우먼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어서요.


그래도 저는 오늘도 여성들의 일자리를 위해 일하고 있습니다. 경제력을 가진 여성들이 힘을 가질 수 있고, 또 그 힘으로 여성이 일하기 더 좋은 환경을 만들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주위에 취업과 진로로 고민하는 분들이 있다면 가까운 여성인력개발센터를 찾아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확신합니다!

 

민혜경 회원 ecomhk@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