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언론시민연합이 선정하는 2022년 9월 ‘이달의 좋은 보도상’에 KBS <뉴스9> ‘디지털 성범죄 고발 연속보도’와 KBS <시사기획 창> ‘너를 사랑해…악마의 그루밍’이 선정됐다.

○ 수상작

KBS <뉴스9> ‘디지털 성범죄 고발 연속보도’

(8/29~9/1 KBS보도본부 김혜주·황다예·황현규·최재혁·이제우·류재현·김경민 기자,

미디어플랫폼 alookso(얼룩소) 원은지 에디터)

KBS <뉴스9>는 피해자 제보를 바탕으로 디지털 성범죄 가해자 ‘엘’(가칭)을 추적 고발했다. 추적단 불꽃을 사칭해 피해자에게 접근하고 성 착취물을 유포한 범죄의 정점에는 ‘엘’이 있었고, 그 수법은 n번방 때보다 훨씬 은밀해졌다. n번방은 주범이 고정된 텔레그램 채팅방에서 활동했지만, 이번 사건은 가해자가 텔레그램 아이디를 바꾸거나 채팅방을 나가는 방식으로 수사에 혼선을 주고 감시망을 피했는데, n번방과 달리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하위방’에서 믿을 만한 사람끼리 모여 ‘상위방’을 만드는 방식으로 성 착취물을 공유했다.

‘엘’은 피해자가 소셜미디어에 올린 사적 사진과 개인정보를 수집해 협박 도구로 사용했다. 평판 손상을 우려하거나 보호자 등에게 알리기 꺼리는 피해자 약점을 활용해 협박을 거절하기 힘들게 만든 것이다. n번방이나 박사방과 달리 금전을 대가로 한 성 착취물 판매 정황은 드러나지 않고 있는데, ‘엘’이 텔레그램 채팅방에서 권력자로 군림하려 했다는 것과 n번방이나 박사방 사건 때보다 성 착취물이 더욱 광범위하게 퍼졌을 것이라 유추할 수 있다.

<뉴스9>는 n번방 사건 이후에도 계속되고 있는 디지털 성범죄를 추적해 심각성을 고발하고 가해자 ‘엘’ 검거를 위해 취재자료를 경찰에 넘겨 수사에 적극 협조했으며, 법무부의 디지털 성범죄 엄정 대응 입장 표명도 이끌어냈다. 피해자의 아픔을 조심스레 비춰 보도 윤리를 준수한 모범적인 취재였다는 평가를 받은 이번 보도는 n번방을 세상에 알린 추적단 불꽃 활동가이기도 한 미디어플랫폼 alookso(얼룩소) 원은지 에디터와 공동 취재한 점도 돋보였다. 이에 민언련은 KBS <뉴스9> ‘디지털 성범죄 고발 보도’를 2022년 9월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상’에 선정했다.

KBS <시사기획 창> ‘너를 사랑해…악마의 그루밍’

(8/2, 김도영 기자, 이상구 촬영기자, 김준석 연출, 이종현 조연출, 김근환 영상편집, 김지현 리서처)

KBS <시사기획 창>은 온라인에서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온라인 그루밍’ 성 착취 실태를 적나라하게 파헤쳤다.

가해자들은 인기 채팅앱, SNS 메신저에서 미성년자를 가장한 성인 배우들에게 무턱대고 성적 대화를 유도하거나 이들을 꾀어 신뢰를 쌓은 다음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 혐오감을 유발하는 대화를 이어나갔다. KBS는 언론사 최초로 치밀한 그루밍으로 길들여 성적 대화를 시도하거나 성적 행위를 하도록 유인하는 ‘온라인 그루밍’ 대화를 포착하고, 그루밍 대화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그 단계는 무엇인지 등을 밝혀냈다. 아이들이 속임수에 빠진다는 단순한 접근보다는 코로나19로 24시간 온라인 접속에 놓인 환경, 채팅앱 제작자들의 유인책, 가해자가 제공하는 대가, 쉽게 거절할 수 없도록 압박하는 대화의 특징 등을 전문가 집단과 함께 다각도로 분석한 점도 눈에 띈다. 성매매 미수자를 직접 만나 이유를 묻고, 채팅앱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수차례 신고했으며, 13살 아동에게 그루밍을 시도한 아이디를 경찰에 신고하는 등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노력했다.

이번 보도는 아동·청소년 성 착취가 벌어지는 ‘온라인 그루밍’ 실태를 적나라하게 파헤쳐 대중 관심을 환기하는 한편, 원인을 다각도로 분석해 문제 해결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유의미했다. 취재 과정에서도 미성년자를 가장한 성인 배우를 배려하고 전문가와 함께 촬영을 진행해 취재 윤리를 지키기 위해 노력한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받았다. 이에 민언련은 KBS <시사기획 창> ‘너를 사랑해…악마의 그루밍’을 2022년 9월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상’에 선정했다.

* 민언련 이달의 좋은 보도상 수상작 모음(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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