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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6∼29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12.1.30)
등록 2013.09.25 17:00
조회 309
 ※ 오늘의 브리핑
1. 금융위의 ‘먹튀 론스타’ 비호…KBS․MBC 외면
2. ‘MB 멘토’ 최시중 씨 비리 의혹 사퇴 … 방송3사 부실보도
 

1월 26∼29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금융위의 ‘먹튀 론스타’ 비호 … KBS·MBC 외면
 
 
 
 
1. 금융위의 ‘먹튀 론스타’ 비호…KBS·MBC 외면
 
27일 금융위원회는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산업자본이 아니라고 판단하면서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를 승인했다. 이 결정은 론스타의 외환은행 잔여지분을 합법적으로 매각하게 함으로써  ‘먹튀 자본’의 대명사 격인 론스타가 순 차익 4조7천억 원, 국내부동산 매각차익을 합치면 5조원을 넘는 수익을 올리게 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
이 날 금융위는 “론스타는 외환은행 인수 당시에는 물론 현재도 산업자본이 아니”라며 “법령을 엄격하게 해석하면 지난 2010년 말 기준으로 산업자본으로 볼 수 있지만 이는 법의 취지와 맞지 않다”고 발표했다. 론스타가 ‘산업자본’이냐 아니냐는 핵심적 논쟁사안이다. 우리나라 은행법은 ‘금산분리’를 원칙으로 한다. “본인이나 특수관계인의 비금융계열사자산 총액(산업자본)이 2조원을 초과하면 금융사를 거느릴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론스타의 산업자본이 2조원 이상이면 애초에 외환은행 인수자체가 ‘불법’이 되는 것이다.
지난 달 참여연대 시민경제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2003년 외환은행 인수 당시 론스타는 국내 스타타워 주식회사와 미국의 레스토랑 체인 지분이 이미 2조원을 넘었다고 한다. 또 외환은행 인수 이후 론스타의 일본 내 계열사인 PGM 홀딩스는 골프장을 운영하는 자회사를 두어 역시 산업자본이 2조원이 넘었다(론스타는 지난 해 10월 이 회사를 매각했다).
그러나 금융위원회는 “금산분리 원칙에서 정한 2조원은 우리나라 대기업 등 산업자본을 기준으로 설정된 것이라 유연하게 해석해야 한다”, “그동안 국내 계열사만 한정해서 적용해 왔는데 갑자기 적용하면 신뢰를 상실할 수 있다”는 등의 궁색한 답을 내놨다.
 
론스타의 ‘먹튀’가 진행되는 일련의 과정에 모피아(재무부+마피아)의 비호와 김석동 금융위원장의 역할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2003년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할 자격이 없는데도 재경부와 금융감독위원회가 제대로 심사하지 않았다는 지적과 함께 론스타의 인수를 돕기 위해 외환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까지도 고의적으로 축소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금융당국이 론스타의 대주주적격성(산업자본 여부) 판단을 미뤄온 것도 규명돼야 한다.
또 론스타가 외환은행 주가조작 사건에서 유죄를 선고받았음에도 금융당국은 ‘징벌적 매각’이 아닌 ‘조건 없는 단순 매각’을 명령했다. 이는 통상적으로 적용되는 제재를 무시한 것으로 김석동 위원장의 ‘직권남용’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조건 없는 단순 매각’ 결정으로 론스타는 외환은행을 매각하며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인정받았다.
일각에서는 론스타에 대한 결정은 김 위원장 혼자 할 수 없는 부분이며 청와대의 입김이 작용한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특히 외환은행을 인수한 하나금융지주 김승유 회장이 이명박 대통령과 대학 동기사이라는 점이 의혹을 키우고 있다.
 
27일 방송3사는 관련 내용을 다뤘지만, 금융위의 ‘론스타 판단’의 문제를 제대로 다루지 않았다. 금융위가 주가조작 유죄를 선고받은 론스타에게 ‘조건 없는 단순매각’을 허용하는 등의 특혜를 주었다는 의혹도 언급조차 없었다.
KBS와 MBC는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인수하게 됐다’는데 초점을 맞췄다.
SBS는 금융위의 ‘론스타 판단’을 중심으로 보도하긴 했지만 보도 순서가 뉴스 후반으로 밀렸다.
 
 
KBS <하나, 외환은행 인수>(윤상 기자/1.27)
MBC <외환은행 인수 승인>(서민수 기자/1.27)
SBS <외환은행 인수 전격 승인>(박민하 기자/1.27)
 
KBS는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인수하게 됐다는데 초점을 맞췄다. 론스타에 면죄부를 줬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금융위 판단의 문제는 제대로 따지지 않았다. 
9번째 꼭지 <하나, 외환은행 인수>는 “외환은행이 론스타에 팔린 뒤 9년 만에, 새 주인을 찾게 됐다”며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에 초점을 맞춘 앵커멘트로 시작했다. 
보도는 금융위가 “하나금융과 외환은행의 재무건전성과 인수자금의 적정성 등을 심사한 결과 문제가 없다”고 인수를 승인했다며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인수하게 되면 국내 은행권이 어떻게 재편되는지,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등을 중심으로 보도했다.
금융위의 ‘론스타 판결’ 문제는 제대로 다루지 않은 채, 외환은행 노조의 반발을 덧붙이는데 그쳤다. 그리고는 “금융당국이 론스타의 국부 유출을 도왔다는 면죄부 논란부터 외환은행 노조의 통합반발까지 사회적 진통은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덧붙였다.
 
MBC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외환은행 인수 승인>은 금융위가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를 승인했다며 하나금융이 “국내 2대 금융그룹으로 발돋움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난 1971년 투자금융회사로 출발해 충청과 보람, 서울은행 등을 합병해 온 하나금융은 이제 목표는 국내 1위라고 밝혔다”며 난데없이 하나금융 띄우기 멘트를 내보내기도 했다.
금융위의 ‘론스타 판단’에 대해서는 “‘산업자본’ 여부에 대해서는 애매한 입장을 취해 논란의 불씨를 남겼다”는 언급한 후 외환은행 노조 등의 반발로 논란이 계속 될 것이라고 전망하는데 그쳤다.
 
SBS는 금융위의 ‘론스타 판단’의 문제점을 중심으로 다뤄 접근에서 차이를 보였다. 그러나 보도순서가 옷 도둑 검거 등 사건사고 기사에 밀려 뉴스 후반부인 19번째로 다뤄졌다.
<외환은행 인수 전격 승인>는 “금융위원회는 사전 예고 없이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를 전격 승인했다”며 “지난 2003년 2조 천여억 원에 외환은행을 인수한 론스타는 지금까지 받은 배당과 지분 매각 대금 등 총 6조 8천여억 원을 챙기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위원회는 법조문상으로는 론스타를 산업자본으로 볼 수 있었지만, 입법 취지 등을 고려할 때 지금 주식처분 명령을 내리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밝혔다”며 “금융당국 스스로 법령에 문제점이 있었다고 밝혀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고 평가했다. 또 “국세청은 매각대금의 10%인 3,916억 원 가량을 하나금융에 원천징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론스타가 불복하고 소송을 걸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보도는 “이른바 ‘먹튀 자본’의 대명사로 불린 론스타는 한국시장을 떠나게 됐지만, 민주통합당 등 야권은 김석동 위원장 사퇴를 요구하며 국정조사와 청문회까지 공언해 거센 후폭풍을 예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 ‘MB 멘토’ 최시중 씨 비리 의혹 사퇴 … 방송3사 부실보도
 
27일 이명박 대통령의 ‘멘토’로 불리던 방송통신위원장 최시중 씨가 잇따른 비리 의혹으로 사퇴했다.
 
지난 26일 <아시아경제>는 최 위원장의 ‘양아들’이자 최측근인 정용욱 전 방통위 정책보좌관이 지난 2009년 국회 문방위 소속 의원들에게 “최시중 위원장이 해외출장을 갈 때 용돈으로 쓰라고 전해달라”고 했다며 500만원이 든 돈봉투를 돌렸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그러면서 직전에 처리된 언론악법 날치기 처리에 대한 ‘답례’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시사저널>은 2008년 추석 직전 최 위원장에게 2천만원이 든 돈봉투를 받았다는 한나라당 모 의원의 제보를 받아 27일 최 위원장에게 입장표명을 요청했었다며 “최 위원장은 답변하는 대신 사퇴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 3일에는 정 전 보좌관이 김학인 한국방송예술진흥원 이사장에게 EBS 이사 선임건과 관련해 억대금품을 받은 사실이 불거지며 검찰조사가 시작됐다. 이 후 정씨가 CJ 등 케이블업체 등에도 뇌물성 자금을 받았다는 의혹과 주파수 할당과 관련해 SK로부터 3억원을 수수했다는 제보가 잇따랐다. 일각에서는 로비 자금의 목적지가 정용욱 씨가 아니라 최 위원장 일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야당과 시민단체는 최 위원장의 ‘사퇴’로 끝날 일이 아니라면서 철저한 진상 규명과 사법적 처리를 촉구했다.
 
27일 방송 3사는 최 위원장의 사퇴소식을 톱으로 보도했지만 내용은 부실했다.
방송3사는 최 위원장에게 제기되는 비리의혹이 무엇인지, 야당과 시민단체들은 검찰수사를 촉구하고 있다는 점 등에 대해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다. 또 최 위원장이 ‘현 정권의 실세’라고 보도하면서도 최 위원장이 이명박 정부의 방송장악과 ‘조중동방송 만들기’에 앞장서 왔던 사실은 일절 다루지 않았다.

특히 SBS는 최 위원장의 돈 봉투 의혹을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KBS <최시중 전격 사퇴…비리 의혹 부인>(정인성 기자/1.27)
       <레임덕 가속화 우려>(최재현 기자/1.27)
MBC <최시중 위원장 전격 사퇴>(배선영 기자/1.27)
SBS <최시중 방통위원장 전격 사임>(김수형 기자/1.27)
       <측근 비리 의혹에 ‘사임’>(박진원 기자/1.27)
 
SBS <최시중 방통위원장 전격 사임>은 ‘비리창구’로 지목받고 있는 정 전 보좌관에 대해 “지금까지 검찰에서 별다른 혐의가 밝혀지진 않았”다며 자신의 비리 의혹을 부인하는 최 씨의 일방적인 주장을 단순 전달했다.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최 씨의 방송정책에 대해서는 “최 위원장의 방통위는 통신요금 인하와 방송규제 완화도 추진했지만, 임기 내내 종편 정책에 몰두해 IT 콘트롤 타워로서의 역할은 제대로 못했다는 비판도 받아왔다”고 언급하는데 그쳤다.
 
<측근 비리 의혹에 ‘사임’>에서는 최 씨에 대해 “이명박 정부의 창업 공신으로 꼽히는 실세”, “이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과 박희태 국회의장, 이재오 의원과 김덕룡 민화협 의장과 함께 이른바 6인 회의의 멤버로 정권 창출에 기여”했다면서 “방송위원장으로 일하면서도 이 대통령에게 폭넓은 조언을 하면서 무시 못 할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최 씨의 ‘영향력’만 설명했다.
또 최 씨가 정씨를 시켜 문방위 의원들에게 언론악법 통과시킨것에 대한 ‘답례로 돈봉투를 돌렸다는 의혹은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SBS는 “사퇴를 결심한 결정적 계기는 측근인 정용욱 전 정책보좌관의 수뢰 의혹”이라고 두루뭉수리하게 언급하는데 그쳤다.
 
KBS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최시중 전격 사퇴…비리 의혹 부인>은 사퇴 기자회견에서 “유감이나 도의적 책임 같은 표현은 사용하지 않았고, 비리 의혹 자체에 대해서도 강하게 부정했다”면서 자신의 비리 의혹을 부정하는 최 씨의 일방적인 주장을 단순 전달했다. 또 최 씨가 “현 정권 최고 실세로 불리면서 미디어법 개정과 종합편성채널 선정 등 방송 정책을 진두지휘했다”고 무비판적으로 보도했다. 이어 “자신의 최측근인 정모 전 보좌역이 이동통신사와 종합유선방송사 등으로부터 억대의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과 “문방위 소속 국회의원들에 대한 돈 봉투 전달 의혹”이 불거지자 “결국 4년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고 덧붙였다.
 
<레임덕 가속화 우려>에서는 최 씨의 사퇴가 이명박 정부의 레임덕을 가속화 할 우려가 있어 청와대가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는 “핵심 측근의 잇단 구속에 이어 정치적 멘토인 최 위원장까지 물러나면서 정권의 중심축이 흔들리고, 레임덕이 가속화되지 않을까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면서 “최 위원장 보좌관의 비리 의혹은 여전히 진행형이고, 종편 채널 편파 선정 의혹에 대한 공격 수위도 한층 거세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며 청와대가 사태의 향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MBC도 <최시중 위원장 전격 사퇴>에서 최 위원장이 “정용욱 전 정책보좌관의 금품비리 연루 의혹 보도와 관련해 지금까지 별다른 혐의는 없지만, 방송통신위원회 조직 전체가 자긍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면서 사퇴 배경을 설명했다”고 단순 전달했다. 이어 “최 위원장은 올해 초부터 정 전 보좌관이 케이블 등 각종 업체로부터 수억 원을 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한 사퇴 압력을 버텨왔지만, 미디어법 처리 후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 위원회 위원들에게 돈 봉투를 돌렸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끝>
 
 
2012년 1월 30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