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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3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09.6.4)
등록 2013.09.24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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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3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북풍 키우기’에 여념 없는 KBS
 
 
1. KBS, ‘북 후계구도’․‘달러 위조 책임자’ 적극 보도
 - MBC, 미국 ‘북한 정보 유출’ 항의․미 정부 ‘북 후계구도 신중’ 보도해 차이

 
북한 2차 핵실험 이후 방송3사는 북한의 군사적 움직임, 후계구도와 관련한 정부의 발표를 그대로 ‘전달’해왔다. 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가 한국 정부의 ‘북한 정보 언론플레이’에 항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부가 ‘정국 전환용’으로 민감한 대북 정보를 흘리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3일 북한 관련 보도에서는 방송사 별로 차이가 나타났다.
MBC는 유일하게 미국 정부가 ‘북한 정보 유출’에 항의했다며 이 때문에 ‘정치적 논란’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북한 후계구도에 대해서도 미국 정부는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SBS는 최근 북한의 ‘도발’이 ‘후계구도를 확고히 하기 위한 것’이라는 미국 정부 고위당국자의 발언을 전하며, 미국 정부가 ‘신중한 입장’이라고 보도했다. 또 ‘오극렬 국방위 부위원장이 달러위조 책임자’라는 외신을 전했다. 남북관계 경색으로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상황도 전했다.
KBS는 ‘오극렬 국방위 부위원장이 달러위조 책임자’라는 워싱턴타임즈 보도를 주요하게 전하고, 노동당 조직지도부가 후계작업의 중심에서 움직이고 있다며 ‘10월쯤 김정운을 공식 추대 할 것’으로 전망했다.
 
MBC <“정보 샌다” 항의>(이성주 기자)는 미국 정부가 한국 정부에 강력하게 항의했다며 “미국 측은 자신들이 수집한 정보가 검증되지 않은 해석까지 더해져 흘러나온 데 대해 강한 불쾌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또 국정원이 북한 후계구도를 친절하게 알려주기도 했며 “일각에선 수세에 몰린 여론을 돌리기 위한 국면전환용 아니냐는 정치적 논란까지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정부 ‘신중’>(윤용철 기자)에서는 미 폭스뉴스가 ‘미국의 고위정보관리자도 북한의 후계자가 김정운이라고 확인했다’고 전했으나 “미 국무부는 북한의 후계 구도와 관련한 보도들을 추측성이라고 일축하며, 김정운이 후계자로 확정됐는지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며 “미국정부의 입장은 신중하다. 지금은 정확한 정보와 분석을 바탕으로 치밀한 대북 대응 방안을 찾아야 할 엄중한 상황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걸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SBS <“후계 확정 후 대화 복귀”>(정승민 기자)는 미 정부의 고위 당국자가 “북한이 최근 연쇄 도발로 긴장을 고조시킨 데는 김정일 위원장의 후계 구도를 확고히 하려는 의도가 깔려있다고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미 국무부는 북한의 대화 복귀 징후가 아직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고 밝히면서, 북한의 권력 승계에 대해서도 말을 아꼈다”고 미 정부의 ‘신중’한 태도를 전했다.
또 북한 오극렬 국방위 부위원장이 ‘위조달러 제조와 유통을 총 지휘하고 있다’는 워싱턴 타임스 보도를 전하며 “유엔 안보리가 논의중인 강력한 대북 금융 제재의 칼끝이 북한의 최고 권력 집단을 직접 겨눌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고 관측했다.
<생산 설비 남측으로>(김형주 기자)에서는 남북관계 경색으로 개성공단 기업들의 피해가 커지면서 일부 기업들이 생산 설비를 남측으로 옮기고 있지만 “자진철수하면 남북 경협보험의 보상을 못 받기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며 “일부 업체는 개성공단이 활성화되지 못한 포괄적인 책임이 정부에 있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KBS <“총책은 오극렬”>(정인석 기자)은 북한 오극렬 국방위 부위원장과 그 일가가 “100달러짜리 초정밀 위폐인 ‘슈퍼노트’ 제작과 유통의 핵심 역할을 담당했다고 워싱턴 타임스가 정보기관의 보고서 등을 인용해 전했다”며 “김정일 위원장의 최측근이자 군부 실세로 급부상중인 오극렬 부위원장은 김정운의 후계 승계를 주도하는 핵심 후견인으로 알려진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 측이 관련 사실을 적극 부인하고 있고, 부시 행정부 시절 미국 정부가 북한의 위조 실태를 조사했으나 증거를 찾지 못했다는 또 다른 외신 보도도 나오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고 덧붙이는데 그쳤다.
<‘후계 구축’ 세력은?>(이웅수 기자)에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 이상 이후 ‘김정일 가계에 대한 충성맹세’가 이어졌다며 “충성맹세를 한 통제기구의 실무 총책임자들이 최고 권력 기관 국방위원회로 대거 진출했다”고 전했다. 이어 장성택 당 행정부장이 후계체제 구축을 총괄하고 노동당 “조직지도부는 당과 군의 핵심간부들의 이탈과 사상적 동요를 방지하고 선전선동부는 3대 세습을 이론적으로 정당화하고 개인중배를 조장한다”, “김정운의 생모인 고영희에 이어 김 위원장의 네째 부인으로 알려진 김옥도 후계체제와 관련해 일정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후계구축 상황을 보도했다.
<“10월쯤 공식 추대”>(김명주 기자)는 노동당 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가 ‘김정운 후계자 체계 구축의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며 “김정운은 김정일 위원장과 마찬가지로 하부로부터 추대되는 과정을 거쳐 오는 10월쯤 후계자 자리를 굳힐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2. KBS․SBS, ‘쌍용차 사태’ 제대로 보도 안 해
 - MBC, ‘해고 노동자 눈물’ 보도
 
3일 쌍용자동차 경영진이 평택공장 점거농성 노동자들을 해산하기 위해 공권력 투입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쌍용차 경영진은 2600여명의 인력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며, 1056명에게 해고통지를 발송했다. 노조 측은 정리해고에 반대해 근무시간을 줄여 인건비를 절감하는 ‘일자리 나누기’ 등을 포함한 자구안을 두 차례나 제안했다. 그러나 사측은 ‘현실성이 없다’며 노조의 제안을 끝내 거부했다. 한편, 이날 민주노동당 등 정당과 시민사회단체들은 쌍용차 문제 해결을 위한 범국민 대책위를 발족 했다.
그동안 쌍용차 노동자들이 정리해고에 반대해 고공 굴뚝농성을 벌이고, 자구안을 내는 등 사태해결에 노력해 왔지만 방송은 이런 사실을 제대로 보도하지 않은 채 노사대립 상황을 나열하는데 그쳤다.
3일에도 KBS는 단신으로 쌍용차 경영진의 공권력 투입 요청과 시민사회단체의 범국민 대책위 발족 사실을 간단하게 다루는데 그쳤다. SBS는 아예 관련 보도를 하지 않았다.
그나마 MBC는 쌍용차 구조조정 상황과 시민사회의 범국민 대책위 발족을 상세하게 보도하고, 해고통지를 받은 노동자들의 현실을 다뤄 차이를 보였다.
 
MBC <충돌 임박>(고현승 기자)은 쌍용차 경영진의 공권력 투입 요청 사실을 전한 뒤, “근무시간을 줄여 고용을 유지하자는 노조 측 제안은 채권단이 요구한 구조조정과 맞지 않아 수용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고 보도했다. 이어, “민주노총 등 22개 단체는 공적자금을 투입해 쌍용차를 정상화할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며 ‘공권력 투입 과정에서 제2의 용산참사가 우려된다’는 범대위 공동대표의 인터뷰를 실었다.
<현장출동-눈물의 해고통지>(김준석 기자)에서는 정리해고에 반대하며 22일째 굴뚝 고공농성을 벌이는 노동자들의 힘겨운 상황, 남편을 따라 함께 농성을 벌이는 부인와 아이들의 농성 현장을 보도했다. 이어 정리해고 통지가 우편으로 도착하는 장면을 비추고,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이 간단한 한마디로 회사는 수십 년 몸담았던, 삶의 터전이었던 쌍용차를 그만 나가라 한다”며 항변하는 해고노동자와 해고노동자 가족의 인터뷰를 실었다.
 
KBS는 단신 <“공권력 투입요청” “범대위 출범”>에서 “쌍용자동차 사측은 인력 감축의 불가피성을 강조하며 퇴거 명령이 합법적으로 이뤄지도록 오는 8일 이후에는 공권력 투입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며 “이에 대해 민주노동당과 한국진보연대 등 22개 단체는 쌍용자동차의 대량 해고를 막기 위한 범국민 대책위원회를 오늘 발족했다”고 전하는데 그쳤다.
 
3. 서울시 ‘음식물 쓰레기’ 정책, SBS ‘비판적’ 보도․KBS ‘홍보성’ 보도
 
서울시가 주방용 음식물 쓰레기 분쇄기(디스포저) 도입을 위해 공릉동 등의 아파트에서 약4개월간 음식물 쓰레기 분쇄기와 배수처리 시설을 시범운영한 결과를 발표하며 ‘긍정적 측면’을 적극 홍보하고 나섰다. 음식물 분쇄기는 환경오염 등을 이유로 95년 이후 법으로 금지되어 왔다.
KBS와 SBS는 관련 내용을 보도했는데, 차이를 보였다.
KBS는 ‘음식물 쓰레기 분쇄기의 편리성’ 등 긍정적 측면을 중심으로 보도했다. 문제점은 ‘비용과 처리시설 공간확보’라고 언급하는데 그쳤다.
반면, SBS는 막대한 설치비용과 환경오염, 그동안 많은 국가예산이 투자된 음식물쓰레기 자원화 시설 무용지물 우려 등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따져 차이를 보였다.
 
KBS는 <분리 대신 분쇄>(김주한 기자)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는 건 모든 주부들에게 항상 골칫거리”라며 “하지만 이 주부는 먹다 남은 음식, 오래된 음식을 설거지를 하면서 싱크대 배수구에 그대로 버린다”며 “음식물쓰레기를 일일이 분리수거하지 않아도 되는 분쇄기 덕분”이라고 전한 뒤, ‘남편도 좋아하고 바로 처리하니 생활수준이 향상된 걸 느낀다’는 인터뷰까지 실으며 ‘분쇄기’의 장점을 부각했다.
또 “배수구에 버린 음식물쓰레기는 잘게 갈려서 하수관으로 내려간다”, “지하 처리시설을 거치면서 오수는 깨끗하게 정화되고 건더기는 따로 걸러 재처리한다”고 처리과정을 소개한 뒤, “서울시는 관련 규정을 고쳐 미국과 일본에선 보편적인 이 방식을 이르면 올 연말부터 보급할 계획”이라고 긍정적 측면을 중심으로 보도했다.
문제점으로는 “가구당 2백만원에 이르는 적지 않은 비용을 낮추는 문제와 처리시설 공간을 확보해야 하는 점”을 언급하는데 그쳤다.
 
SBS는 <편리하다지만..>(박현석 기자)에서 음식물쓰레기 분쇄기 설치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따져 차이를 보였다. 보도는 서울시가 시범사업을 진행하는 한 아파트의 음식물 쓰레기 분쇄기 처리 과정을 설명한 뒤, 그러나 “191세대에 분쇄기를 설치하는데 1억 원, 전처리시설에는 무려 4억 원 가까이 들어갔다”며 막대한 ‘비용’ 문제를 지적했다. 이어 “서울시도 이 때문에 전처리시설이 없는 경우의 시범사업도 곧 시작할 계획이지만 이번에는 수질 오염이 불을 보듯 뻔하다”고 비용을 줄일 경우 나타날 문제점도 제기했다.
또 “음식물 쓰레기를 동물 사료나 퇴비로 재활용하기 위해 지난 10년간 투자된 예산도 물거품이 될 수 있다”며 “전국 200여 개의 전국 음식쓰레기 자원화 시설에 이미 수조원이 들었지만 지금도 가동률이 80%에 못미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음식물을 갈아서 하수구로 배출한다는 것은 자원의 낭비이고, 저탄소 녹색성장의 정책기조하고 배치되는, 역행적인 현상”이라는 홍수열 자원순환사회연대 정책팀장 인터뷰를 실은 뒤, “생활 속 작은 편의를 위해 엄청난 예산과 수질오염 위험의 대가를 치러야 하는 지 고민해봐야 하는 시점”이라고 꼬집었다.
 
 
 
2009년 6월 4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