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11월 26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08.11.27)
등록 2013.09.24 15:36
조회 328

이명박 정부의 방송장악 시도가 노골화되면서 지상파 방송 보도의 공정성 후퇴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일각에서는 군사독재정권 시절의 이른바 ‘땡전뉴스’가 부활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 단체는 지난 9월 8일부터 KBS, MBC, SBS 저녁종합뉴스에 대한 일일 모니터 브리핑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지상파 방송들이 권력의 눈치를 살피지 않고 공정한 보도를 하는지, 수구보수신문들의 의제설정에 끌려 다니지 않고 우리 사회 민주적 성숙을 위한 의제설정 역할을 제대로 하는지 등을 집중 모니터 할 예정입니다.

 

11월 26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방송 3사 대통령 보도, ‘청와대 브리핑’ 보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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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KBS·MBC·SBS 입을 모아 “대통령이 국정 챙겼다!”

 

방송 3사가 ‘해외 순방에서 돌아온 이명박 대통령이 국정을 챙겼다’는 동정보도를 일제히 내보냈다. 경제, 외교안보 등 현안에 대해 대통령이 드러낸 인식이나 국정운영의 방향을 분석하는 내용은 전혀 없었고, 그저 ‘대통령이 이러저러한 자리에서 이러저러한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또 ‘지금 주식 사면 1년 안에 부자된다’는 대통령의 문제 발언에 대해 KBS와 MBC는 ‘해명’에 무게를 실었으며, SBS는 보도를 하지 않았다.

26일 KBS <“단기부양책 필요”>(이석호 기자)는 해외순방에서 돌아온 이명박 대통령이 장시간 릴레이 회의를 하면서 국정에 매진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보도는 “해외순방에서 돌아온 이명박 대통령은 수석비서관 회의를 시작으로 9시간 넘게 릴레이 회의를 주재했다”며 “경제 상황을 점검하는 긴급회의에선 국민적 단합을 강조하면서 공무원의 역발상을 주문”했고, “외교안보관계 장관회의에선 북한의 개성관광 중단 조치와 관련해, 일희일비하지 않고 일관성 있게 대응한다는 입장을 정리했다”고 전했다.
또 “이 대통령은 이어 김형오 국회의장 등 3부 요인과 헌법기관장을 청와대로 초청해 순방 성과를 설명했다”며 “내일은 한나라당 지도부와 만나 경제 안보 현안에 대한 의견을 조율한다”고 전했다. 경제, 외교안보 등 국정현안에 대한 대통령의 인식과 정책 방향에 대해 어떠한 분석이나 비판적 평가가 없는 말그대로 동정보도였다.

“지금 주식을 사면 최소 1년 안에 부자가 된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은 단신으로 따로 보도했다.
<‘주식발언’ 논란>에서 KBS는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이대통령의 ‘주식발언’을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비판한 반면, 한나라당 고승덕 의원은 “희망을 가지면 경기가 회복될 수 있다는 발언으로 해석한다”고 말하는 등 정치권에 논란이 일고 있다며 여야의 찬반의견을 나열했다.
이어 “청와대 관계자는 당장 주식을 사라는 뜻은 아니라는 전제를 달고 대통령이 말했었다며, 어려울 때 동포들이 국내에 투자해달라는 취지였다”고 청와대 해명을 덧붙였다.
이 대통령 발언의 적절성, 대통령 발언에 대한 비판이 나오는 이유 등을 객관적으로 짚어보기 보다는 여야 의원의 찬반의견을 나열한 뒤, 청와대의 해명을 실어줌으로써 사실상 대통령 발언을 해명하는 데 무게를 실어준 셈이다.

MBC는 대통령 동정을 보도하며 ‘취약 계층 지원’ 지시를 부각했다. “주식투자하면 부자된다”는 발언에 대해서는 청와대의 해명만 보도했다.
<“취약 계층 지원”>(박재훈 기자)은 “나라를 비웠던 12일 동안의 경제 상황을 종합적으로 점검한 이명박 대통령은 취약 계층에 대한 긴급 지원을 지시했다”며 “갑자기 실직한 중산층, 문 닫게된 자영업자들도 먹는 문제, 자녀교육 같은 기본 생활은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만들어 보라는 것”이라고 대통령의 ‘취약계층 지원’ 발언을 비중 있게 전했다.
이어 “청년실업 대책도 논의됐다”, “공무원들에게는 ‘역발상’을 주문했다”며 웨스트 워킹홀리데이 프로그램과 건설 쪽 단기부양책을 언급했다.
한편 “지금 주식사면 1년 안에 부자 된다”는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동포들이 IMF 때 국내 투자로 이익봤던 상황을 얘기한 것”, “상황이 어려워도 지도자는 희망을 얘기해야 하는 것”이라는 청와대의 해명을 전했다.
또 대통령이 김형오 국회의장 등 3부 요인과 헌법기관장들과 “저녁 식사를 함께 하며 순방 성과를 설명하고 협력을 당부했다”, “내일 아침 식사는 박희태 대표 등 한나라당 최고위원들과 함께 한다”고 대통령의 일정을 상세하게 소개했다.

SBS도 대통령 동정을 단순 전달했으며, 문제의 ‘주식 발언’은 아예 보도하지 않았다. <“경기 단기부양책 추진”>(김우식 기자)은 “장기 해외순방을 마치고 어젯밤 귀국한 이명박 대통령은 오늘 하루 9시간 넘게 경제와 안보분야 회의를 잇따라 주재하며 국정 현안을 점검했다”며 “긴급 경제상황 점검회의에서는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공직자들은 통상적인 대응에서 벗어나 역발상을 갖고 대처하라’고 독려했다”, “특히 ‘최근 건축자재값이 하락해 건설 비용이 적게 드는 만큼 서민주택 건설을 늘려야 할 때’라면서 단기적인 경기부양책 추진을 주문”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외교안보 관계장관회의에서는 북한의 강경조치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진정성과 일관성을 갖고 대응한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며 “이 대통령은 오늘 저녁에는 3부요인과 헌법기관장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 하며 순방성과를 설명했다”고 전했다. <끝>



2008년 11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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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