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1월 5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09.1.6)
등록 2013.09.24 15:53
조회 321
이명박 정부의 방송장악 시도가 노골화되면서 지상파 방송 보도의 공정성 후퇴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일각에서는 군사독재정권 시절의 이른바 ‘땡전뉴스’가 부활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 단체는 지난 9월 8일부터 KBS, MBC, SBS 저녁종합뉴스에 대한 일일 모니터 브리핑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지상파 방송들이 권력의 눈치를 살피지 않고 공정한 보도를 하는지, 수구보수신문들의 의제설정에 끌려 다니지 않고 우리 사회 민주적 성숙을 위한 의제설정 역할을 제대로 하는지 등을 집중 모니터 할 예정입니다.

 

1월 5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SBS, ‘지하벙커’가 그토록 중요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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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KBS·SBS, ‘전시작전상황실’, ‘지하벙커’ 운운 청와대 비상경제대책 무비판 보도
-MBC, 재계 신년인사회 참석한 대통령 동정 자세히 보도

 
 
5일 이명박 대통령이 신년 국정연설에서 밝힌 ‘비상경제정부체제’ 운영방안을 확정했다. 대통령을 의장으로 한 비상경제대책회의를 두고 그 아래 비상경제상황실을 설치한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워룸’을 강조하며 사무실을 지하 벙커에 둔다고 밝혔다. 그러나 ‘강만수 경제팀’을 그대로 두고, 잘못된 경제정책에 대한 어떠한 반성도 없이 청와대 지하벙커에 상황실이나 만들겠다는 것은 일종의 ‘쇼’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KBS와 SBS는 청와대 발표를 중심으로 ‘전시작전상황실’, ‘지하벙커에 사무실 설치’ 등을 무비판적으로 보도했다. MBC는 이런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지만 정부입장을 단순 전달했으며, 재계 신년인사회 참석한 대통령 동정을 자세하게 보도했다.
 
KBS는 ‘전시작전상황실’을 강조하고, 청와대가 대통령 신년사에 따른 각종 후속대책을 내놓는 등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속도감 있게’ 일한다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
<비상상황실 가동>(이석호 기자)은 앵커멘트에서 “전시작전 상황실 개념의 비상 경제 상황실을 가동”한다고 강조했다. 보도에서도 비상경제대책회의 아래로 비상경제상황실을 설치했다며 “비상경제상황실은 사실상 전시작전상황실의 역할을 맡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청와대가 대통령 신년 국정연설 후속조치라며 내놓은 발표를 단순 전달했다.
SBS는 비상경제상황실을 청와대 지하벙커에 설치한다는 점을 부각했다. 또 이 대통령이 상공회의소 신년인사회에 참여했다는 소식은 별도 꼭지로 보도했다.
<지하벙커에 ‘상황실’>(김성준 기자)는 앵커멘트부터 “정부가 현 경제상황을 사실상 전시 상태로 규정하고 청와대 지하 벙커에 비상경제 상황실을 운영하기로 했다”고 ‘지하벙커’를 강조했다. 보도는 청와대가 비상경제대책회의를 꾸리고 그 아래 비상경제상황실을 설치하기로 했다며 “국가 위기 대응팀이 있는 청와대 지하 벙커에 설치”한다고 전했다. 이어 보도말미에도 “청와대 관계자는 ‘비상경제상황실’을 지하벙커에 설치한 것은 이 기구를 ‘전시 상황실’처럼 운영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고 다시 한번 청와대 의도를 강조했다.
<경제살리기에 한목소리>(임상범 기자)는 상공회의소 신년인사회에 참가한 이 대통령의 동정을 보도한 뒤, ‘경제관련 법 통과’를 주장하는 재계 기자회견을 전했다.
MBC는 ‘워룸’, ‘지하벙커’ 같은 표현은 사용하지 않고 비상경제정부체제 운영방안을 보도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참석한 상공회의소 신년인사회 소식은 자세히 보도했다.
<비상정부 내일 가동>(김경중 기자)은 “비상경제상황실이 청와대벙커 안에 구성되며 총괄, 실물, 금융, 일자리 등 4개 팀이 내일부터 활동을 시작”한다며 청와대가 밝힌 비상경제정부체제를 단순 전달했다. 이어 상공회의소 신년인사회 참석한 이 대통령이 기업들에 투자를 부탁하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한국을 투자유망국가로 꼽았다며 ‘자신감을 갖고 정면으로 맞서나가자’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2. KBS·SBS, 언론 악법 여전히 외면
 
KBS는 단신종합에서 언론노조 파업 소식과 정부 입장을 짧게 나열하는데 그쳤으며, SBS는 관련보도가 없었다. 두 방송사는 경제단체의 ‘경제법 처리 촉구’ 기자회견은 모두 보도했다.
MBC는 언론노조의 집회 소식과 언론 법안의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보도했다.
 
KBS는 단신종합 <“사흘간 집중투쟁”…‘파업 중단’ 촉구>에서 전국언론노조가 “오는 8일까지를 ‘집중 투쟁’ 기간으로 정하고 미디어 관련 법안 저지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고 전한 뒤, “정부는 오늘 장관 성명에서 일각에서 미디어 관련 법 개정 추진을 방송장악이라고 주장하는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히고 파업 중단을 촉구했다”고 정부 입장을 나열했다.
또 단신 <“경제법안 통과해야”>에서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 5단체는 오늘 기자회견을 열고 한미 FTA 비준동의안 등 경제관련 법안을 이번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통과시켜 줄 것을 촉구했다”고 전경련의 기자회견을 보도했다.
SBS는 <경제살리기에 한목소리>(임상범 기자)에서 대통령 동정을 전하며 재계가 “이번 임시국회에서 한미 FTA 비준안과 미디어 산업 법안 등 민생과 경제관련 법안을 반드시 통과시켜 달라고 호소했다”며 ‘민생법안 처리로 서민생활을 나아지게 하자’는 전경련 부회장 인터뷰 실었다.
반면 MBC는 언론 법 개정 입장을 재확인 한 정부와 방통위원장 발언을 비판적으로 보도하고, 언론노조 파업 소식과 언론 법안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반드시 처리해야”>(문호철 기자)는 “정부는 오늘, 한나라당의 미디어법 개정안은 미디어산업 선진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며 국회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했다”며 “유 장관은 이어 방송을 장악하기 위해 미디어법을 개정하려 한다는 것은 정치적주장이라며, 정부는 방송을 장악할 의도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최시중 방통위원장도 출입기자와의 신년인사회에서 “올해에 미디어 빅뱅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며 “오늘 발언은 미디어관련법처리에 대한 강한 의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경제관련 법안 처리’를 주장한 경제단체 기자회견 내용을 전한 뒤, “미디어관련 부처들이 미디어법에 대한 입장을 잇달아 밝힘으로서, 국민의 60%이상이 반대하는 미디어법을 변함없이 추진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었다”고 지적했다.
<집회..시국선언>(강연섭 기자)는 언론노조의 집회 소식과 한나라당 언론 법안에 반대하는 사회원로들의 기자회견 소식을 전했다.
<국회의장 맹공격>(박충희 기자)은 국회의장을 맹공격한 중앙일보의 보도태도를 분석했고, <언론재벌 비판>(이승용 기자)은 미국 전 부통령 엘고어와 신임대통령 오바마가 언론재벌의 폐해를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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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월 6일

(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