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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0-22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09.2.23)
등록 2013.09.24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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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0-22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KBS, 공영방송이 ‘남북 군사대결’ 중계 나섰나? 
 
 
1. 방송3사, 용산참사 한 달 ‘무관심’
 
용산참사가 20일로 꼭 한 달이 됐다. 그러나 해결된 것은 없다. 검찰은 살인진압을 한 경찰에 면죄부를 주고, 오히려 살인진압의 희생자들에게 모든 책임을 뒤집어 씌웠다. 희생자 가족들은 억울함에 장례조차 치르지 못하고 있는데도 정부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청와대는 ‘연쇄살인으로 용산참사를 덮어라’는 여론조작 지침을 내리고, 관련 의혹을 덮는데 앞장서고 있다.
방송3사는 용산참사가 진상규명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한 달이 되었는데도 무관심했다. SBS가 20일, KBS와 MBC는 21일 용산참사 추모집회를 단신으로 다뤘을 뿐이다.
한편, KBS는 19일 용산참사 한 달을 앞두고 용산 철거지역 세입자들을 취해하고 ‘철거 대책’이 부족하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경찰 살인진압·용역동원 등 참사를 일으킨 핵심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다.
 
 
 KBS는 21일 단신종합 <용산 참사 추모집회…8명 연행>에서는 “용산참사 범국민대책위는 오늘 오후 덕수궁과 광화문 네거리 등에서 집회를 열고 용산 참사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 등을 요구했다”며 “시위대가 도로를 점거하고 일부는 청와대 진출을 시도해 경찰과 충돌을 빚었으며 8명은 경찰에 연행됐다”고 집회상황을 단순 전하는데 그쳤다.
한편, KBS는 19일 <참사한달…갈등 여전>(이효연 기자)에서 용산참사 후에도 영업을 지속하는 용산의 철거지역과 철거예정지 세입자들을 취재해 “정치권과 시민사회 등을 중심으로 재개발정책이 바뀔 거란 말만 무성한 가운데 참사 현장 주변의 갈등과 불안은 사고전이나 달라진 게 별반 없어보였다”고 전했다. 하지만 경찰 살인진압이라는 용산참사 문제의 핵심은 언급하지 않았다.
 
MBC는 21일 단신 <추모집회..충돌>에서 용산참사 범대위가 “4백여 명이 참석한 추모 집회를 열고, 진상 규명을 위한 전면 재조사와 구속자 석방을 촉구했다”며 “집회 이후 청와대로 행진을 시도하다 해산에 나선 경찰과 심한 몸싸움을 벌였으며, 이 과정에서 참사 희생자의 유족 1명이 실신했고, 집회 참가자 8명이 연행됐다”고 전했다.
 
SBS 20일 단신 <추모문화제>는 “용산참사가 일어난 지 한 달째인 20일 서울 용산구 한강로 사고현장에서 희생자 추모를 위한 문화제가 열렸다”며 “참사가 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당국의 편파수사로 장례조차 치르지 못했다”는 용산참사 범대위 주장을 전했다.
 
 
2. KBS, ‘남북 군사대결’ 중계 나섰나?
 
20일 이상희 국방장관이 국회 남북관계발전특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북한 함정이 공격할 의도를 보이면 우리가 선제공격 할 수도 있다”는 등 강경발언을 했다. 북한이 NLL무효를 선언한 상태에서 꽃게잡이 철이 돌아오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더욱이 남북의 대화통로가 단절된 상황에서 군 수뇌부가 거듭 ‘공격’을 강조하는 것은 사태를 악화시킬 뿐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이제라도 대화에 나서 군사적 위기를 해소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방송3사는 국방장관의 강경발언을 무비판적으로 전하며, 이명박 정부 들어 남북관계의 긴장이 고조된 원인과 과정을 분석하려는 노력을 보이지 않았다.
KBS는 21일 연평도 일대를 취재해 남북간 ‘군사적 대결태세’를 강조하는데 그쳤으며, 기계화 부대의 대대적인 훈련모습까지 보도했다.
SBS는 연평도 남북 군사대결상황과 기계화 부대 훈련모습을 보도했다. 그러나 생계를 걱정하며 ‘긴장해소’를 바라는 어민들의 목소리를 덧붙였다.
MBC도 연평도 일대를 취재했으나, 평화를 바라는 연평도 주민들의 바람을 전했다.
 
 
KBS는 20일 단신종합 <이 국방 “북 선제 공격 시 발사 지점 공격”>은 국방장관이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에서 선제공격을 해올 경우 발사지점에 대해, 도발한 만큼 공격하겠다고 밝혔다”며 “북한이 미사일로 우리 측을 공격하면 전면전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현장에서 가장 짧은 시간 내에 대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무비판적으로 보도했다.
21일 <긴장 속 연평도>(은준수 기자)는 NLL 부근의 ‘긴장상황’을 전했다. 연평도 북쪽 북한 해변 절벽에 “인위적으로 파낸 동굴 입구 6개가 잇따라 보인다”며 “구경 100mm 해안포가 배치된 것으로 추정”, “포탄이 연평도 바로 앞바다까지 날아올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85밀리 함포를 갖춘 북측 함정도 북방 한계선 근처에 닻을 내렸다”며 “이 함포는 지난 2006년 6월 2차 연평해전에서 우리 참수리 고속정 357호를 기습해 격침시킬 때 사용됐다”고 북한의 ‘병력 상황’을 강조했다. 이어 “우리 해군도 2척씩 운영하던 고속정 편대를 4척으로 늘려 경계 태세를 강화했다”며 “해병과 해경도 북측의 돌발 행동에 대비해 비상 대기하고 있다”고 전한 뒤, “북한군의 대결 태세 돌입 선언 이후 이곳 연평도는 팽팽한 군사적 긴장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고 남북간 군사적 대결상황을 부각했다.
<빈틈없는 대비>(김기현 기자)는 우리 군의 ‘준비태세’를 전했다. 보도는 “훈련 명 ‘천둥 작전’. 과감한 기습으로 적을 섬멸하는 게 목표”라며 “5천여 병력과 3백70여 대의 전차와 장갑차가 참여하는 ‘천둥작전’은 우리 육군 기계화 부대가 실시하는 가장 큰 규모의 동계 훈련”, “혹독한 추위와 험준한 지형 등 악조건 속에서도, 장병들은 일격에 ‘적의 도발을 꺾겠다’는 신념으로 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며 기계화 부대의 대규모 훈련 현장을 보도했다.
 
SBS 20일 <“북 발사지점 대응 공격”>(허윤석 기자)은 ‘북이 선제공격시 대응 공격 하겠다’는 발언에 이어 “북한 함정이 사격할 의도가 있다고 판단되면, 우리 군이 선제 사격할 수도 있다”는 국방장관의 발언을 무비판적으로 보도했다. 이어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불필요하게 북한을 자극한다는 야당 의원들의 지적이 나오자 이 장관은 ‘전면전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적이 도발한 만큼의 대응을 할 것’이라고 답변했다”고 전했다.
21일 <긴장감 고조>(한상우 기자)는 “연평도 앞바다에 우리 수송선 한척과 경계업무를 맡은 2백톤급 고속정 4척이 떠있다”, “서해북방한계선, NLL에서 북쪽으로 불과 8킬로미터 거리에 북한 군함이 보인다”, “황해남도 강령군 부포리 해안에는 방사포 보관용으로 보이는 터널이 선명히 보인다”며 남북의 군사대응태세를 전했다. 이어 중국 어선들이 급격하게 줄었고, “관광객의 발길마저 끊기면서 수입이 줄자 연평도민의 불안과 걱정은 더욱 커지고 있다”며 “주민들은 꽃게잡이 어구를 손질하며 본격적인 조업이 시작되기 전에 긴장이 해소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혹한기 훈련>(유성재 기자)은 “‘겨울 천둥’이라는 작전명이 붙은 이번 혹한기 훈련에는 전차와 장갑차 6백 대가 참여했다”, “군 당국은 기계화 부대와 공격용 헬기를 결합해 육군의 핵심전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며 기계화 부대 훈련모습을 보도했다.
22일 <시름 깊은 어민들>(한상우 기자)은 “주민들은 하지만 최근 남북간의 긴장된 분위기 때문에 제때 어구를 설치할 수 있을 지 걱정이 크다”며 “출항이 안 되면 우리는 먹고살 방법이 없다”는 어민 인터뷰를 실었다. 또 “어민들은 꽃게잡이 어선을 타려고 외지에서 오는 선원들마저 출항을 기피하지는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며 “주민들은 꽃게잡이가 생업인 만큼 정부와 군이 조업 중단 조치를 내릴 때는 신중해야 하며, 그에 따른 생계 대책도 마련돼야 한다”고 보도했다.
 
MBC 20일 단신 <“발사지점 공격”>은 “이상희 국방부 장관은 오늘 국회 답변에서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 NLL에서 장사정포나 미사일로 선제공격을 해 올 경우 우리 군도 북한의 발사지점을 공격하겠다고 밝혔다”며 “이런 맞대응이 전면전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단시간 내에 북한이 도발한 만큼의 대응을 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하는데 그쳤다.
21일 <긴장 속 평온>(조현용 기자)은 “북한의 강경 발언 이후 우리 군의 해상 경계도 한층 더 강화됐다”며 “북한 비행기의 공습에 대비한 훈련에선 대공포로 가상 적기를 정조준하며 즉각 대응 태세를 갖췄다”고 남측의 군사적 대비상황을 전했다. 이어 “북한의 전면 대결 선언과 서해에서 미사일을 쏘면 발사 지점을 타격하겠다는 국방부 장관의 발언 등으로 긴장감도 높아졌다”면서도 “대부분의 주민들은 그물을 매만지고 바다로 나갈 준비를 하면서 평온하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다만 주민들은 꽃게잡이 철을 불과 한 달 앞둔 상황인 만큼, 혹시나 무슨 일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며 조업이 중단되면 어민들 손해가 심각하다는 인터뷰 실었다. 보도는 “북한의 전면 대결 선언 이후, 우리 군도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섬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연평도 주민들은 지금의 평화가 깨지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3. 방송3사, ‘쟁점법안’ 여야 입씨름 전달에 그쳐
 
한나라당이 또다시 쟁점법안 ‘속도전’을 주장하고 나섰다. 그러나 금산분리 완화, 미디어 관련 법 등 사회적인 논의와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쟁점법안들을 밀어붙이겠다는 것은 지난 국회에서 여야가 합의했던 사항마저 어기는 것이다. 방송3사는 이번에도 ‘속도전’을 주장하는 한나라당의 입장과 이에 반대하는 민주당의 입장을 나열하며 ‘충돌’, ‘마찰’을 우려하는데 그쳤다.
 
 
KBS 22일 <쟁점법안 ‘분수령’>(조성원 기자)은 “사상유례가 없던 폭력국회로 정치권을 얼어붙게 한 쟁점법안 처리문제가 이번 주 중대국면을 맞는다”며 “법안도 법안이지만 이명박 대통령취임 1년의 상징성 때문”이라고 ‘정략’ 차원에서 분석하는데 그쳤다. 이어 “특히 지상파 방송과 신문을 함께 운영할 수 있도록 하고 재벌이 투자할 길을 열어놓는 미디어법안이 최대 쟁점”이라며 “여권은 쟁점법안 처리로 정국주도권을 확실히 쥐겠다는 입장이지만 야권은 강력저지 태세여서 또 한 차례 태풍정국을 예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MBC 20일 <다음 주 여야 격돌>(박성준 기자)은 한나라당 지도부가 ‘쟁점법안’ 처리를 위해 “다음 한 주 ‘돌격, 돌파’를 주문했다”며 “15개 쟁점법안을 다음 주 초 모두 상정해 월, 화에 상임위 심사를 끝내고 수, 목에 법사위 통과, 그리고 금요일 본회의에서 처리를 시도하고 빠진 법안들은 3월2일 마지막 본회의에서 처리한다는 것”이라고 한나라당의 계획을 전했다. 이어 “민주당은 여권의 이런 움직임은 지난 1월 여야 합의문을 완전 묵살하는 거라고 비난하며, 강력한 대응을 예고했다”며 여야 마찰을 우려했다.
<가시 돋친 설전>(유재광 기자)은 언론법을 둘러싼 문방위 상임위 모습을 전했다. 보도는 미디어법 상정을 주장하는 한나라당 정병국 의원과 반대하는 민주당 전병헌 의원, 단독 상정의사를 내비친 고흥길 위원장의 발언을 전했다.
22일 <‘쟁점법안’ 신경전>(장준성 기자)은 “한나라당은 쟁점 법안 조율을 위해 해당 상임위 별로 여당과 야당, 정부 관계자들까지 참여하는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며 이에 대해 민주당은 “25일 문방위에서 미디어 관계법을 일방적으로 상정하겠다는 말을 흘리면서 대화를 제안한 건 교란 전술에 불과하다며, 야당과 정말 협상을 원한다면 미디어 관계법의 2월 국회 상정 계획부터 포기하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SBS 22일 <쟁점법안 격돌예고>(최선호 기자)는 한나라당이 언론관계법 등 쟁점법안의 단독 상정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상임위원회별로 여야 간사와 정책위의장, 정부 당국자가 참여하는 여야정 협의체를 구성해 이견을 좁혀보자”는 “새로운 제안”을 했다고 전했다. 이어 “민주당은 정부, 여당이 법안의 단독 상정을 포기하지 않는 한 여야정 협의체 구성은 무의미하다고 여당 제의를 일축했다”며 여야의 대립 상황을 전했다. <끝>
 
 
2009년 2월 23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