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미국 쇠고기 수입 전면 개방’ 관련 방송3사 보도 일일 모니터 브리핑 (5월 16-18일 보도)
등록 2013.09.24 11:33
조회 513

OIE 사무차장 발언, 좀 더 심층취재 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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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쇠고기 전면 개방과 관련한 수구보수신문들의 왜곡보도가 심각한 상황에서 지상파 방송사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방송3사가 국민의 건강을 지키고 알권리를 보장하는 데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기대하며 7일부터 방송3사 메인뉴스의 미국 쇠고기 개방 관련 보도를 모니터해 일일 브리핑을 시작합니다.
 

■ 5월 16일-18일 사건 개요
·5월 16일 구티에레스 미 상무장관 방한, 미 쇠고기 재협상 반대의사 분명히 표시, 장관 고시 연기도 유감의사
·5월 16일 미 CNN ‘미국 쇠고기 검역 시스템 문제점’ 지적
·5월 16일 시도교육청 미국소 홍보자료 배포, 교감 총동원 촛불집회 학생참여 압박 예정
·5월 16일 한나라당, 인책 포함한 광우병 수습책 마련해야한다는 의견 많아
·5월 17일 대규모 촛불집회 열려
·5월 18일 OIE 사무차장 한국 기자 대상 기자회견

 

 

■ 방송3사 보도량
·방송3사는 5월 16일(금) 미 쇠고기 관련 보도를 비중있게 다뤘으나, 주말에는 매우 적은 양을 보도했음.


■ 방송3사 보도 내용 비교
 

▲ 방송3사가 공통으로 보도한 내용

· 방송3사, 미 상무장관, “미 쇠고기 안전” 발언 그대로 전달
방송3사 모두 구티에레스 장관의 발언을 그대로 전달. 그나마 KBS는 <재협상 가능성 일축>(5/16, 김양순 기자)에서 “미 상무장관은 미국산 쇠고기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단 말을 5번이나 되풀이하면서도 그 근거는 말하지 않았습니다”라고 기자멘트하고 “기술적인 문제에 대해선 언급하고 싶지 않습니다. 한국인들도 제가 기술적인 면까지 토론하기를 원치는 않을 것입니다”라고 말하는 부분을 담았음.
반면 MBC <“재협상 필요없다”>(5/16, 김주만 기자)는 “구티레에레즈 장관은 기자회견 동안 미국 쇠고기를 가리켜 ‘second o none’ 즉 세계 최고라는 말을 6번이나 되풀이하며 안전성을 강조했습니다”라고만 언급함. SBS <“재협상 필요없다”>(5/16, 이홍갑 기자)도 “구티에레스 미 상무장관은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과 품질이 세계 최고수준이라고 강조하고 재협상은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라고 보도.

· 미 CNN의 ‘미국 쇠고기 검역시스템 문제점’ 지적에 대한 보도
방송3사가 모두 CNN방송 화면을 담아 관련내용을 전했으며 큰 차이는 없었음.

· SBS 17일 촛불집회 보도, 참여인원 지나치게 축소
방송3사 모두 촛불집회를 보도했으나 현장 모습을 짧게 전하는 정도. MBC는 촛불문화제 자체보다는 ‘교감선생님들 총동원’에 방점을 찍어 취재했음. SBS <대규모 도심 집회>(5/17, 박현석 기자)는 촛불집회 현장에서 중계차를 통해 보도했는데, “현재 만 여명의 시민이 참석했습니다”라고 전했음. 이날 참석인원은 약 3만~4만으로 추정. SBS <8뉴스> 생방송 시간을 8시 20분 정도로 보더라도 지나치게 적은 인원으로 추정했다는 지적.

· OIE 앙고 사무차장 기자회견, 스트레이트로만 다뤄 아쉬움.
3사 모두 한 꼭지로만 관련내용을 보도했는데, 많은 내용이 오고간 것에 비해서 지나치게 짧게 보도. 앙고 사무차장의 발언 중 미흡한 점에 대한 심층취재 등이 필요할 것으로 보임.
KBS는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한다고 해서 OIE가 미국에 대한 위험등급을 자동으로 변경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부각시켜 보도했음. KBS <“자동 변경 불가”>(5/18, 박일준 기자)는 이를 언급하면서 “우리 국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광우병 발생시 즉각 수입중단이 가능하도록 조건을 명문화해야 한다는 점을 거듭 확인시켜준 셈입니다”라고 그 의미를 강조.
MBC와 SBS는 OIE 기준은 권고사항일 뿐, 회원국이 무조건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 부분을 강조.
MBC <“기준은 권고일 뿐”>(5/18, 고일욱 기자)에서는 “OIE는 쇠고기 수출입 협상은 당사국이 알아서 할 문제라고 밝혔습니다. 또 자신들이 마련한 국제기준은 어디까지나 권고사항일 뿐 OIE의 회원국이라고 해서 무조건 그 기준에 따라 쇠고기를 수입해야 하는 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라고 기자 멘트함.
SBS도 앵커가 “OIE 측은 자신들의 기준은 권고사항일 뿐 국가간의 교역은 당사국들이 알아서 할 문제라고 말했습니다”라고 멘트했고, 기자도 “한미 쇠고기협상 같은 국제 교역은 당사자들이 협의해서 결정할 문제라는 것입니다”라고 말했음.

이번 앙고 사무차장의 발언 중에서 심층 취재가 필요한 부분은 등뼈에 대한 언급. 그는 한미 수입조건이 OIE기준보다 느슨하지 않다고 하면서, 그 근거로 등뼈를 언급했음. 앙고 사무차장은 “등뼈가 다 그런 것(SRM에 해당되는 것)은 아니고 프리온에 감염된 신경결절이 포함된 척추가 이에 해당한다”며 “한국은 신경결절이 들어가 있지 않은, 위험하지 않은 등뼈를 수입하기로 한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음. 그러나 실제 OIE는 등뼈는 제외 부분 없이 전체를 교역금지 품목으로 분류해놓고 있어서 그의 발언은 모순이 있음.
이에 대해서 MBC <“기준은 권고일 뿐”>(5/18 고일욱 기자)은 “한미간의 합의내용이 OIE기준보다 느슨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라고 멘트하면서 앙고 사무차장의 “한미간 협상내용을 보면 위험하지 않은 등뼈를 수입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언급한 부분을 전달하는데 그침.
KBS <“자동 변경 불가”>(5/18, 박일준 기자)는 “하지만 실제로 합의를 보면, 등배신경절은 아니지만, 경추횡돌기 등 등뼈의 다른 위험부위 일부는 수입이 가능하도록 되어있어, OIE측의 설명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입니다”라고 언급. 이 정도만이라도 앙고 사무차장 발언의 문제를 지적한 보도가 없었다는 점에서 다른 방송사 보도보다는 돋보이지만, 전문적인 내용을 너무 짧게 언급하는 바람에 시청자들이 이 말의 의미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웠음. 이러한 내용을 보다 쉽고 상세하게 전하지 못한 것은 아쉬움.
또 KBS <“자동변경 불가”>(5/18, 박일준 기자)에서는 “앙고 사무차장은 또 한미 협상의 특정위험물질 SRM 기준이 OIE 기준보다 완화된 것임을 재확인했습니다. 다만, 한국이 SRM에서 제외한 꼬리뼈 등은 신경 결절이 들어가지 않아 위험하지 않은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라고 그의 발언을 아무런 문제제기 없이 전달.
SBS는 <‘기준은 권고사항’>(5/18, 조정 기자)에서 등뼈 관련 내용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음.

OIE 사무차장의 인터뷰 이틀 전인 5월 16일 MBC는 (5/16, 권희진 기자)에서 “OIE는 척주 전체를 금지했는데, 한국 정부는 척주 일부분인 양 옆과 위로 돌출된 특정한 뼈는 괜찮다면 수입을 허용한 것입니다. 이런데도 우리 정부는 왜 수입하려는걸까. 소의 등뼈에서 양 옆으로 삐져나온 이 뼈는 그대로 갈비뼈와 연결됩니다.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부위인 갈비로 잘라낼 때, 이 뼈를 완벽하게 제거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는 게 상식입니다. 또 OIE가 금지한 척추의 끝부분도 수입되는데, 꼬리뼈와 연결되는 이 부위엔 광우병위험물질인 소의 척추신경이 들어있습니다. 이 부위는 꼬리곰탕에 쓰이는 부위에 붙어올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라고 언급한 바 있음.
KBS도 5월 16일 (이충형 기자)에서 “OIE는 30개월 이상 소의 척주는 모두 SRM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한미 쇠고기 협상에서는 척주 가운데 꼬리뼈와 횡돌기와 극돌기 등 4가지가 SRM에서 제외됐습니다”라고 언급한 바 있음. 앞선 보도에서 OIE의 SRM 기준이 척주 전체를 규정하고 있다고 지적해놓고 이후 앙고 사무차장의 모순된 발언이 나왔을 때 제대로 따져보는 보도가 부족했다는 것은 아쉬움.

이 밖에도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앙고 사무차장은 미국을 2등급으로 매기면서 동물성 사료 사용금지 등을 요구했는데 약속은 지켜졌느냐는 질문에 “미국은 OIE가 요구한 내용을 이행하고 있음을 자료로 증명했다. 전문가는 불필요해 보내지 않았다”고 답변했음. 그동안 미국의 동물성 사료 금지조치의 허점이 누차 지적되었다는 점에서 OIE 사무차장이 이러한 발언은 심층취재가 필요한 부분임.

▲ 돋보이는 단독 보도

방송3사 모두 돋보이는 단독보도

· MBC <또 말 바꾸기>(5/16, 임명현 기자)
이 보도는 “오역파동이 났던 미국 동물성 사료 부분을 뜯어보면 금과옥조인 OIE 규정에 어긋납니다. 미국이 동물성사료를 계속 그렇게 만든다면 30개월 이상 쇠고기를 수입하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가 됩니다. 임명현 기자가 논리대로 우리 농림부가 과연 그럴 수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라는 앵커멘트로 시작. 상식에 가까운 내용인데도 언론들이 간과하고 있는 문제, 즉 미국이 동물성 사료금지 강화 조치를 이행하지 않았는데 우리만 수입조건을 바꿀 필요가 있는지에 대한 본질적인 의문을 꼼꼼하게 다룸. 보도는 우선 우리 정부가 쇠고기 협상 타결 직후, 보도자료와 국회 보도자료에서 “미국이 OIE 권고에 따라 사료조치를 강화하겠다고 공포하면” 30개월 이상 쇠고기를 수입한다고 했음을 강조. 이어 미국이 OIE 기준에 따르지 않은 상황을 짚어준 뒤, 그렇다면 우리도 30개월 이상 쇠고기는 수입할 필요가 없음을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국장의 인터뷰로 담았음. 이어 기자가 “문제는 농림수산식품부의 태도입니다.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의 근거가 이렇게 없는 것으로 드러나자, 이번에는 국제수역사무국의 사료조치 권고에 대해 협상에서 논의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라고 지적한 뒤, 정부당국자의 전화 인터뷰로 “(보도자료 그 내용은) 기대사항으로 보시면 될 것 같아요. 구체적으로 논의한 것 없어요”라는 말 바꾸기를 내용을 담았음. 이어 “정부의 첫 보도자료는 완전히 거짓말이었다는 얘기인데, 어디까지 정부를 믿어야 할지 혼란스런 상황입니다”라고 지적.

·KBS <소 혈액도 협의 대상>(5/16, 이수연 기자)
KBS는 정부가 “소의 혈액과 혈액제품의 협의에도 합의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함. 보도에 의하면 앞으로 소에서 유래한 혈액과 혈액 제품에 대해 협의하기로 합의했다고 함. KBS의 취재 결과 소의 혈액이나 혈액 제품은 의약품, 화장품의 재료뿐 아니라 가축 사료로 쓰이는 것으로 확인. 기자는 “미국은 소 등 되새김 동물 사료에 포유동물에서 나온 단백질을 쓰는 것은 금지했지만, ‘혈액과 혈액제품은 금지 대상에서 제외했습니다. 혈액에도 단백질이 포함돼 있지만 예외조항을 둔 것입니다. 실제로 미국은 혈액 성분을 소 사료에 쓰고 있고, 이런 제품을 한국에 수출할 때 제출해야 하는 ‘광우병 비발생우’ 증명 서류도 없애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은 소 사료에 소의 혈액을 쓰는 근거로 혈액은 감염력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우리나라는 현재 광우병 위험국을 여행한 사람의 헌혈까지 법으로 금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라고 보도함. 매우 심각한 문제로 앞으로 보다 적극적인 언론의 감시가 필요한 내용임.

·MBC <정부가 검사제동>(5/16, 김원태 기자)
이 보도는 크릭스톤이라는 미국 식육업체가 일본의 요구로 자체 광우병 검사를 하려고 했으나 미국 정부가 ‘식육업체는 검사권한이 없다’며 제동을 걸었다는 내용임. 보도에 따르면 미국정부와 식육 업체 간의 법적 공방에서 미국 지방 법원이 “광우병 검사는 소비자에게 필요한 정보”라며 정육업체의 손을 들어주었으나, 이후 미국정부가 불복해 상급법원에 항소를 제기했다고 함. 이에 대해 보도는 “미국 정부의 강경한 반대에는 광우병 검사로 인한 가격 상승 우려와 함께 한국 등 해외 수출 쇠고기 모두 검사를 해야 한다는 부담도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라고 분석.

·SBS <느슨한 기준>(5/17, 최희진 기자)
이 보도는 OIE가 미국을 광우병 위험 통제국으로 판정받은데 대해 그것이 곧 광우병 안전국가라는 증명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측면을 설명. 기자는 “OIE등급은 24개월 이상의 소에 대한 광우병 검사 결과를 토대로 결정되는데, 문제는 검사 표본의 크기에 대한 기준입니다. 24개월 이상 소가 백만 마리 이하인 나라는 20에서 30% 정도를 7년에 나눠 검사하도록 정해져 있습니다. 하지만 백만 마리가 넘으면 마릿수에 상관없이 검사 표본이 7년동안 45만 마리로 똑같습니다. 24개월 이상 소가 4천 마리 가량인 미국은 전체의 1%도 안 되는 소가 검사하고 OIE 등급판정을 받은 것입니다”라고 멘트. 이어 박상표 국민건강을 위한 수의사연대 정책국장의 “실제로 빠져나갈 구멍이 너무나 많은 데도 불구하고 광우병 통제국 등급은 너무나 쉽게 받을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한 게 국제수역사무국 기준의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라는 인터뷰를 담음. 보도는 결론적으로 “우리 정부도 OIE판정이 나오기 직전인 지난해 4월 우리 정부가 OIE에 이러한 문제제기를 했습니다. 그러나 협상이 타결된 뒤에는 미국의 OIE 등급이 미국산 쇠고기 안전 증명인 것처럼 말을 바꿨습니다”라고 멘트하고 정운천 장관의 “안전에 문제없다”는 발언을 보여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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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5월 19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