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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22-24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모니터 브리핑
등록 2013.09.24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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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2~24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방송3사, ‘MB정권 책임론’은 외면 ‘검찰 책임론’만 언급
 
 
 
1. KBS·SBS, 경찰의 ‘시민분향소’ 통제, 비판 없어
 
이명박 정부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추모하려는 시민들을 통제해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23일 경찰은 시민들이 덕수궁 대한문 앞에 분향소를 차리자 천막을 빼앗는가하면, 대한문 주변에 이른바 ‘물대포’까지 배치하는 등 시민들을 분노케 했다. 시민들이 거세게 반발하자 경찰은 분향소는 허용하되 대한문 주변을 전경버스로 겹겹이 둘러싸 통행을 통제하는 한편 분향소 주변에는 전경들로 둘러쌌다. 이 때문에 시민들은 몇 시간씩 좁은 지하도에서 줄을 서서 분향을 기다리는 등 극심한 불편을 겪었다.
그러나 KBS와 SBS는 이명박 정부의 이같은 행태를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다.
 
KBS는 23일 <거리에 ‘분향소’>(범기영 기자)에서 “경찰이 분향소 천막을 압수하고 차벽으로 통행을 가로막으면서 곳곳에서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며 사태를 ‘실랑이’ 정도로 다뤘다. 이어 “경찰은 한때 경찰 병력을 동원해 분향소 접근 자체를 완전히 가로막았지만 현재는 인도 일부를 열어 조문을 허용하고 있다”, “경찰은 조문객들이 추모제가 아닌 불법 집회를 할 경우 강제 해산을 시도할 예정이서 충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현장의 상황을 단순 나열하는데 그쳤다.
24일 <끝없는 조문 행렬>(조태흠 기자)에서도 “경찰은 혹시 있을지 모를 집단 시위를 막겠다며 시청광장과 청계광장 등을 계속 봉쇄하고 있다”며 “조문객들은 경찰이 과잉 대응하고 있다며 비난의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격렬한 몸싸움도 벌어지고 있는 상황”, “잠시 전에는 촛불을 든 추모객 100여명 가량이 시청 광장으로 옮기려는 과정에서 또 한 차례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고 ‘몸싸움’과 ‘충돌’을 언급했을 뿐이다.
 
SBS도 23일 <충격..추모물결>(장선이 기자)에서는 시민들의 추모행렬을 전하며 보도 말미에 “이 과정에서 분향소 설치를 놓고 경찰과 일부 네티즌들이 충돌을 벌이기도 했다”고 전하는데 그쳤다. 경찰이 분향소 천막을 빼앗았다는 사실은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단신 <서울 광화문-시청앞서 추모 거리 행사>는 “이 과정에서 경찰이 1천5백여 명을 동원해 분향소 주변 통행을 막아 일부 시민들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고 언급했다.
24일 <긴장 속 추모>(이호건 기자)에서도 “경찰은 버스 30여 대와 천여명을 분향소 주변에 배치해 시민들의 진입을 제한하고 있다”며 “노 전 대통령 추모행사가 대규모 집회로 번지는 것을 우려해서”라며 “이러면서 시내 곳곳에서는 경찰과 추모객 사이에 크고 작은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고 전달하는 데 그쳤다.
 
MBC는 23일 <분향소 설치 경찰과 충돌>(이용주 기자, 송양환 기자)은 “임시 분향소를 설치하기 위해 준비한 천막을 경찰이 강제로 뺏으면서 충돌이 일어난 것”이라고 원인을 분명하게 밝혔다. 이어 “경찰은 전경 버스와 경찰 병력을 동원해 아예 덕수궁 주변을 에워싸고 시민들의 접근을 막고 있다”며 “공권력 남용을 넘어서 너무 심하잖아요”라고 항의하는 시민 인터뷰를 실었다.
24일 <분향소 과잉통제 논란>(이호찬 기자)에서도 경찰에 가로막힌 분향소 상황을 상세하게 전달하며 ‘순수한 마음으로 조문하는데 사방을 차로 막고 전경들을 위압적으로 배치했다’는 등의 시민들의 비판 목소리를 담았다.
이어 “출입 통제가 계속되자, 경찰청 홈페이지에는 공권력 남용이라며 비판하는 글이 실명으로 수백 여 건 올라왔다”고 전한 뒤,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강희락 경찰청장은 덕수궁 주변 전경과 의경들에게 낮에는 진압복 대신 평상복을 입고 근조 리본을 달도록 지시했다 하지만, 덕수궁과 시청 광장에 대한 출입 통제가 계속된다면, 이에 대한 비판 역시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2. 방송3사, ‘MB정권 책임론’은 외면하고 ‘검찰 책임론’만 언급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를 두고 많은 국민들이 이명박 정권과 검찰의 ‘정치보복성 수사’와 이를 ‘받아쓰기’하며 여론재판을 벌인 언론보도를 비판하고 있다. 방송3사는 ‘이명박 정권 책임론’에 대해서는 제대로 다루지 않았으며 검찰 수사의 문제점을 일부 지적하는 데 그쳤다.
 
KBS는 23일 <당혹…책임론 대두>(김귀수 기자)에서 “검찰 안팎에서는 무리한 수사가 결국 비극을 부른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며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과 비교하면 너무 가혹한데다가 소환조사 등으로 도덕성에 큰 상처를 줬다”, “전직 대통령을 소환한 후 3주가 넘도록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것도 잘못된 판단이었다는 주장도 있다”, “노 전 대통령이 이미 정치적, 도덕적으로 사망선고를 받은 상태에서 극단적 선택을 택할 가능성이 있었다”고 검찰 수사의 문제를 지적했다. 이어 “검찰 수사의 적절성 여부와 함께 수뇌부의 서투른 판단이 비극을 불러왔다는 지적도 있어 검찰에 대한 책임론이 대두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24일 <비상근무…침묵>(강민수 기자)에서는 “검찰의 수사를 비판하는 글은 오늘도 대검찰청 홈페이지에 폭주하고 있다”며 “일부 정치권은 물론 심지어 검찰 내부에서조차 수뇌부 책임론이 나오고 있다”며 “특히 노 전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임 총장이 신병 처리 방향을 놓고 좌고우면하다 이 사건이 빚어진 것 아니냐는 주장 때문에 더 힘들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임채진 검찰총장이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퇴할 가능성을 거론했다.
 
MBC는 23일 <가족․측근 전방위 수사>(김연국 기자)에서 검찰이 수사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을 어떻게 ‘압박’했는지 그 과정을 전했다.
보도는 “노 전 대통령 부부가 회갑 선물로 1억 원짜리 명품시계 2개를 받았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며 “검찰은 ‘보도가 돼 유감’이라며 이른바 ‘빨대를 색출하겠다’고 했지만, 노 전 대통령 측은 강하게 반발했다”고 전했다. 또 노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조사 이후 검찰이 “노 전 대통령이 박연차 회장과의 대질신문을 거부했다”고 발표하고, “조사받는 태도가 실망스럽더라, 전직 대통령답지 않았다”는 등의 말이 검찰에서 흘러나왔다고 전했다. 이어 검찰의 구속 결정이 미뤄지는 사이에 ‘권양숙 여사의 40만 달러 추가 수수, 딸 정연 씨의 미국 고급주택 구입 의혹’ 등에 대한 수사가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SBS는 23일 <무리한 수사 논란>(김정인 기자)에서 검찰 수사와 관련해 노 전 대통령 측 주장과 검찰의 해명을 나열했다.
보도는 노 전 대통령 측이 “검찰이 전직 대통령 수사 내용을 중계방송 하듯이 공개한다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고, 검찰은 과열 취재로 인한 오보를 막기 위한 최소한의 행위라고 맞섰다”고 전했다. 이어 박연차 회장의 명품시계 선물에 대해 “노 전 대통령측은 노 전 대통령을 망신 줄 목적으로 검찰이 언론에 흘렸다면 나쁜 행위라고 비난하자 검찰은 수사 정보를 흘린 형편없는 빨대 즉, 취재원을 찾겠다며 공개할 의도가 없었다고 해명했다”고 보도했다. 또 “소환조사 이후 20일 넘게 구속영장 청구 여부에 대해 결정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도 검찰은 수사상 필요를 앞세웠지만 노 전 대통령 측은 여론몰이를 위한 시간 벌기라고 비난했다”고 양측의 입장을 나열했다.
24일 <‘검찰 책임론’에 촉각>(손석민 기자)에서는 검찰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면서 청와대에서 “지금은 사태수습이 우선이라면서도 수사 상황에 문제되는 부분이 있었는지는 점검해 보겠다”고 밝혔다며 “억대 명품시계 선물 등 언론에 보도된 수사 내용을 검찰이 고의로 흘린 것인지 또 노 전 대통령의 신병처리를 미룬 채 가족 등 주변에 대한 수사를 확대한 것이 적절했는지 등이 점검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