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보도_

[2024총선미디어감시단 : 민언련 제1차 신문방송모니터보고서]

조선일보와 KBS, 범야권 위성정당 때린 ‘반미’ ‘친북’ 색깔론 보도 최다
등록 2024.03.07 16:52
조회 281

2024총선미디어감시단은 2월 29일 발족부터 신문·방송·종편·보도전문채널, 지역 신문·방송, 포털뉴스, 유튜브, 선거방송심의위원회 심의 등을 모니터링하여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민주언론시민연합이 3월 7일(목) 발표한 제1차 신문방송모니터보고서입니다.

 

제22대 국회의원선거의 비례대표 의석배분 방식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로 결정되면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등 거대양당도 위성정당을 만들었습니다. 국민의힘은 ‘국민의미래’를,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해 새진보연합·진보당 등은 ‘더불어민주연합’을 출범했는데요. ‘더불어민주연합’의 경우 범야권 위성정당 추진 첫 연석회의가 열린 때부터 출범 이후까지 보수언론을 중심으로 ‘좌파’, ‘반미’, ‘친북’ 등 용어가 동원된 이른바 ‘색깔론’ 보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조선일보 20건, 하루 1건씩 색깔론 보도

민주언론시민연합은 범야권 위성정당 관련 색깔론 보도를 살펴봤습니다. 방송의 경우 범야권 위성정당 추진 연석회의가 열린 2월 13일부터 3월 5일까지 KBS, MBC, SBS 등 지상파3사와 JTBC, TV조선, 채널A, MBN 등 종편4사 방송 뉴스를 분석했습니다. 신문의 경우 연석회의 다음 날인 2월 14일부터 3월 6일까지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등 6개 종합일간지와 매일경제, 한국경제 등 2개 경제일간지 지면기사를 분석했습니다.

 

범야권 위성정당 관련 색깔론 보도는 조선일보가 20건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15개 언론사의 평균 보도건수는 약 4.8건입니다. 보수언론을 중심으로 한 색깔론 보도는 선거철만 되면 나오는 나쁜 보도의 전형으로 공론장을 왜곡시킬 우려가 있습니다. 15개 언론사의 평균 보도건수 4.8건도 결코 적은 수치라고 할 수 없는데요. 조선일보는 언론사 전체 평균의 4배가 넘는 20건의 색깔론 보도를 냈습니다. 해당기간 하루 1건씩 색깔론 보도를 내놓은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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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뉴스(2/13~3/5)와 신문 지면(2/14~3/6) 범야권 위성정당 관련 ‘색깔론’ 보도건수 ©민주언론시민연합

 

조선일보 다음으로는 KBS 12건, 동아일보 12건, TV조선 7건, 중앙일보 6건, 매일경제와 한국경제 각 4건, 한국일보 3건, MBN 2건, 채널A 1.5건입니다. MBC, SBS, JTBC, 경향신문, 한겨레는 색깔론 보도를 하지 않았습니다.

 

조선일보 “좌파‧반미‧친북에 국회 길 터준 민주당”

신문과 방송을 통틀어 범야권 위성정당 관련 색깔론 보도를 가장 먼저 낸 곳은 조선일보입니다. 조선일보는 범야권 위성정당 추진 연석회의 다음 날인 2월 14일, 1면과 6면에서 색깔론 보도로 해당 소식을 알렸습니다.

 

1면 <천안함·광우병 괴담 세력에…국회 길 터주는 민주당>(2월 14일 원선우‧김상윤 기자)은 작은 제목에 “(범야권) 총선 비례 정당 선거연합 회의”에 “재야 반미‧친북 인사(들이) 대거 합류”했다고 강조했습니다. 본문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범야권 위성정당에 “재야의 반미‧친북 인사들까지 포함”한다거나 범야권 위성정당 추진 연석회의에 참석한 “연합정치시민회의엔 진보‧좌파‧반미‧친북 성향 인사 등 234명이 참여”하고 있다면서 색깔론을 강조하는 ‘좌파’, ‘반미’, ‘친북’ 등의 용어를 여러 차례 사용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이 천안함‧광우병 괴담 세력에 국회 길을 터준다고 주장하며 위기감을 조장하는 듯한 모양새를 취하고 있습니다. 6면 <민주당, 반미·좌파단체들과 정책 연합 추진>(2월 14일 원선우‧김상윤 기자)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이 ‘반(反)윤석열’ 전선 구축을 위해 “반미‧좌파단체들과 정책 연합(을) 추진”한다거나 “괴담세력에 국회 입성길”을 터줬다며 색깔론 기조를 이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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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미’ ‘좌파’ ‘친북’ ‘괴담세력’ ‘통진당 후신’ ‘종북’ 등 색깔론 부추기는 보도

 

다음 날 중앙일보 사설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설/민주당 위성정당의 위험한 정체성, 이재명 대표가 설명하라>(2월 15일)는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반미‧종북 인사에게도 비례대표 공천(을) 주려는가”라고 ‘반미’, ‘종북’ 등 용어를 쓰며 색깔론을 꺼내들고 “민주당이 위성정당 창당을 선언하면서 극단주의 세력이 원내에 진입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같은 날 국민의힘도 <논평/민주당이 만들려는 위성정당의 정체성을 국민 앞에 명확히 밝히십시오>(2월 15일)에서 더불어민주당의 범야권 위성정당 추진을 비판했는데요. “대한민국의 국가 정체성을 부정하는 종북, 반미 세력”, “반국가 세력”, “정치 선동, 괴담 유포로 국론 분열만 획책하는 세력” 등 색깔론을 부추기는 표현을 써가며 조선일보‧중앙일보와 같은 논조를 취했습니다.

 

조선일보 ‘색깔론’ 보도하면 국민의힘 ‘색깔론’ 논평

진보당이 2월 21일 범야권 위성정당 비례대표 후보로 3명을 결정하자, 다음 날 조선일보는 1면 일부와 5면 전체, 사설까지 할애해가며 더 적극적으로 색깔론 보도를 펼쳤습니다. <친북파 국회 입성 민주가 보증 섰다>(2월 22일 김경화 기자)는 범야권 위성정당에 참여하는 인사와 단체를 ‘친북파’로 규정하고, “진보당은 2014년 헌재가 ‘폭력 혁명으로 북한식 사회주의 실현을 목적으로 한 위헌 정당’이라며 해산 명령을 낸 통합진보당의 후신”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보당, 이석기와 활동 이상규·김재연 등 포진 연합정치시민회의는 반미·좌파 230명 집결>(2월 22일 김경필 기자)에서는 “현 진보당에 과거 통진당 핵심 인물이었던 이석기‧이정희 전 의원”은 없다면서도 “이들과 함께 활동했고 통진당 해산 당시 이석기 전 의원과 함께 의원직을 잃은 이상규‧김재연씨 등 4명이 모두 진보당에 당적”을 두고 있다며 진보당이 “2014년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해산된 통합진보당의 후신”이라는 점을 또다시 부각했습니다. 이 밖에도 조선일보는 <반미·친북·괴담 세력에 ‘비례 당선권’ 20석 중 절반 내줘>(2월 22일 김경화 기자)<사설/‘비(非)이재명’은 쳐내고 ‘반(反)대한민국’엔 국회 진입 길 터준다니>(2월 22일)에서 진보당을 비롯해 범야권 위성정당에 참여하는 인사와 단체들을 “반미‧친북‧괴담 세력”이나 “반(反)대한민국”으로 칭하며 색깔론 보도를 이어갔습니다.

 

조선일보가 색깔론 보도를 집중적으로 내놓은 2월 22일, 국민의힘도 <논평/친북·반미 세력에 까지 국회 입성길 열어준 민주당, 국민의 준엄한 심판이 두렵지 않으십니까>(2월 22일)를 냈는데요. “민주당이 22대 국회에 친북‧반미세력의 원내 입성의 길을 활짝 열어”, “강제 해산된 통합진보당의 후신 진보당 출신” 등을 “비례대표 당선 안정권에 배치”, “(민주당은) 친북‧반미 세력의 국회 입성 보증수표로 전락” 등 조선일보와 같은 논조를 펼쳤습니다.

 

방송 중 KBS 색깔론 보도 최다

언론의 색깔론 보도에서는 색깔론을 부추기는 용어와 표현 외에도 또 다른 문제가 있습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나 윤재옥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주요 인사들이 색깔론을 부추기는 발언을 할 때마다 이를 제목이나 본문으로 받아쓰며 사실상 색깔론 보도를 반복하고 있는 것인데요.

 

KBS는 <여 “음험한 뒷거래”…야 “연합 정치 실현”>(2월 19일 이현준 기자)에서 “(민주당이 범야권 위성정당에서) 통진당 후신인 진보당과 거래를 하고 있다”는 한동훈 비대위원장 주장을 그대로 전했습니다. 해당 보도의 온라인판 제목은 <여 “해산 정당 후신과 음험한 뒷거래”…야 “연합 정치 실현”>입니다.

 

KBS는 한동훈 비대위원장과 윤재옥 원내대표의 색깔론 발언을 담은 보도를 2월 22일 하루에만 <뉴스 12>, <뉴스 5>, <뉴스 6>, <뉴스 7>을 통해 네 차례나 반복해 전했습니다. 제목은 <“민주당, 종북 세력화”…“쌍특검법 재표결”>(2월 22일 정재우 기자), <“민주당 통진당화”…“쌍특검법 재표결”>(2월 22일 정재우 기자), <여 “민주당 통진당화”…야 “쌍특검법 재표결”>(2월 22일 정재우 기자), <“통진당 세력 부활”…“쌍특검법 재표결”>(2월 22일 정재우 기자)로 대동소이하지만 온라인판 제목은 <여 “이재명 대표가 당을 통진당화”…민주 “29일 쌍특검법 재표결”>로 동일합니다. “종북 위헌 정당 세력인 통진당 세력을 부활시키고, 정통의 정당 민주당을 통진당화”하고 있다는 한 위원장 발언, “민주당이 반미·종북·반(反) 대한민국 세력의 숙주가 되는 걸 자처”하고 있다는 윤 원내대표 발언을 그대로 인용해 국민의힘의 색깔론 메시지를 반복 전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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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의 범야권 위성정당 관련 색깔론 발언 반복 보도한 KBS(2/22)

 

KBS는 방송 중 범야권 위성정당 관련 색깔론 보도를 12건으로 가장 많이 했는데요. TV조선보다 약 1.7배 많고 언론사 전체 평균보다 약 2.5배 많은 보도건수입니다. 모든 언론에 선거보도의 공정성과 객관성이 요구되지만 공영방송의 책무는 더욱 큰데요. KBS는 공영방송이 준수해야 할 공정성과 객관성과는 거리가 먼 색깔론 보도를 계속 내놓고 있습니다.

 

경향‧한국‧MBN, 색깔론 문제 지적

일부 언론은 범야권 위성정당을 둘러싼 색깔론 문제를 지적하거나 비판했습니다. 한국일보는 <불참 선언에 지역구 할당 요구…야 ‘비례연합’도 삐걱>(2월 19일 강진구 기자)에서 “진보당에 덧씌워진 ‘종북’ 프레임도 껄끄러운 대목”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보수언론이나 국민의힘이 진보당을 비롯해 범야권 위성정당에 참여한 인사와 단체들을 ‘좌파’, ‘반미’, ‘친북’ 등으로 규정하는 행태를 “‘종북’ 프레임”으로 판단한 것입니다.

 

MBN은 범야권 위성정당을 향한 국민의힘의 색깔론 공세가 선거전략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운동권‧개딸‧조국까지 “살벌한 라인업”>(2월 22일 이지율 기자)에서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범야권 위성정당 비판 발언을 전하면서 “민주당 비례 위성정당에 진보당이 합류한 걸 꼬집으며 색깔론을 꺼내 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민주당이 반미종북 반대한민국 세력의 숙주가 되길 자처”하고 있다는 국민의힘 원내지도부 발언도 전했지만 이 역시 “민주당의 공천 잡음에 비해 국민의힘이 상대적으로 매끄럽게 진행되는 상황을 강조하기 위해 당 차원에서 이 대표와 민주당 때리기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경향신문은 <민주당 위성정당에 진보당 합류하자…국민의힘 종북 세력 부활 색깔론>(2월 23일 문광호‧이두리 기자)에서 범야권 위성정당에 “진보당이 합류한 것을 두고 (한동훈 비대위원장 등 국민의힘이) 공세를 가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어 “과거 통진당의 종북 이미지를 민주당에 이입해 보수층을 결집하고 중도층을 민주당에서 이탈시키려는 의도도 읽힌다”, “진보당을 종북세력으로 구분지어 정치적 이득을 보려는 것을 두고 철지난 색깔론, 이념몰이라는 지적이 나온다”며 국민의힘의 색깔론 공세를 비판했습니다.

 

* 모니터 대상

① 방송 : 2024년 2월 13일~3월 5일 KBS, MBC, SBS, JTBC, TV조선, 채널A, MBN ‘범야권 위성정당’ 관련 방송 뉴스

② 신문 : 2024년 2월 14일~3월 6일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범야권 위성정당’ 관련 지면 기사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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