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보도_
[일일브리핑]대통령 연설 받아쓰고 찬양하고…방송사의 부끄러운 자화상(D-57 방송보도 일일브리핑)
등록 2016.02.17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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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총선보도감시연대는 2월 15일부터 주간보고서를 주 2회(월‧목) 발행하게 되면서, 평일 오후에 발표하던 일일브리핑을 이전보다 간단하게 작성키로 했습니다. 향후 신문과 방송 연합뉴스 일일브리핑은 좋은‧나쁜 보도 위주로 발표하겠습니다.

 

 

■ 나쁜 선거 보도

 

▢ D-57 최악의 방송 선거보도 : 대통령 연설 받아쓰고 찬양하고…방송사의 부끄러운 자화상
박근혜 대통령은 16일 국회 연설에서 전날 홍용표 통일부장관의 ‘말 바꾸기’ 논란이 일었던 개성공단 달러 ‘핵 개발 전용’을 재차 강조하면서 “스스로 변화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보다 강력하고 실효적인 조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고강도 압박 정책이 유지될 것임을 천명한 것이다. 야당의 대북 정책 비판에 대해서는 “대한민국 존립도 무너져 내릴 수밖에 없다”라며 반박했는데 정당한 비판을 분열로 규정하여 반대 목소리를 봉쇄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하지만 방송사 저녁종합뉴스에서 대통령 연설에 대한 냉정한 비평은 찾아보기 어렵다. 오히려 종편을 중심으로 대통령의 주장을 확대 재생산하고 ‘친박’과의 우애를 부각하는 등 군부 독재 시절에나 볼 수 있었던 찬양 보도가 이어졌다.

 

- 종편 눈에는 ‘친박’밖에 안 보이나
특히 종편의 ‘친박’ 띄우기는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국민의 안위와 직접적으로 연결된 대통령의 안보 연설의 당위성을 따져보고 비판해야 할 언론이 대통령과 ‘친박’의 친분을 과시해주는 행태는 유권자의 관점을 흐릴 뿐 아니라 권언유착의 한 단면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TV조선 <북한 54차례 언급…‘단호한 의지 보였다’>(2/16, https://me2.do/FLzAH34r)는 박근혜 대통령은 ‘전투복’으로 불리는 짙은 남색 바지정장 차림”이었다면서 대통령의 의상을 설명하거나 “시종일관 단호한 어조로 북한을 변화시켜야한다는 대목에선 오른 주먹을 두 차례 세게 쥐었”다며 연설 동작에 집중하며 대통령을 찬양했다. 이어서 “퇴장하는 박대통령과 인사하기 위해 친박계 의원들이 통로 좌우로 몰려들어 인간 터널”이 만들어졌다며 화기애애함을 전하고 “박 대통령과 화해할 수 없는 관계가 된 유승민 전 원내대표는 뒷짐을 지고 멀찍이서 대통령의 퇴장을 바라봤습니다”라며 ‘비박계’ 유승민 의원을 대조했다.


이는 채널A와 MBN도 마찬가지다. 채널A <친박 “저 여기 있어요” 눈도장>(2/16, https://me2.do/xcrUW2Yv)는 제목부터 대통령 눈에 띄려는 ‘친박’ 의원들의 환호를 명시했고 “‘배신의 정치’로 낙인찍힌 유승민 의원은 박 대통령의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기만”했다며 유승민 의원은 ‘배신자’로 몰았다. MBN <환호하는 친박, 담담한 유승민>(2/16, https://me2.do/56LMruyy)도 똑같은 내용이다. 대통령과 ‘친박’에 대한 종편 3사의 ‘편애’는 지켜보기 부끄러운 수준이다.

 

- 지상파와 YTN도 연설 받아쓰기만…제대로 된 분석은 JTBC뿐
종편 3사와 같은 민망한 대통령 사랑을 담지는 않았지만, 박 대통령 발언을 그대로 받아쓰면서 야당의 반발조차 언급하지 않는 보도는 KBS‧TV조선‧MBN‧YTN에서 3건, MBC 2건, SBS 4건, 채널A 1건이었다. 받아쓰기 보도로만 보면 지상파와 YTN이 종편보다 더 심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JTBC를 제외한 7개사는 모두 톱보도 제목에 박 대통령 발언을 그대로 인용했다. JTBC의 경우 대통령 발언이 중심이 된 보도가 2건이지만 2건 모두에 비판이나 반대 여론을 덧붙였다.

 

△ 대통령 발언을 톱보도 제목에 그대로 인용한 KBS‧MBC‧SBS‧TV조선‧채널A‧MBN‧YTN
이날 JTBC 톱보도 제목은 <북한 체제 ‘붕괴’까지 언급 대북정책 전면 ‘궤도수정’>

 

SBS가 4건으로 가장 많은 받아쓰기 보도를 했다.  4건의 보도는 각각,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정책을 사실상 폐기하고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포기하게 하는 것을 대북정책의 최우선 목표”라는 대북 강경 압박 기조,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이 고도화되는 걸 막기 위해선 외화 유입을 차단해야” 한다는 개성공단 폐쇄 정당화, “국민이라는 단어를 무려 29차례나 반복하면서 위기 극복을 위해서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라는 대국민 단합 호소, “입법촉구 서명운동을 국민의 눈물이자 절규로 표현”했다는 쟁점법안 처리 촉구 등 대통령 입장을 대변했다. 특히 쟁점법안 처리를 촉구한 부분의 경우 박근혜 대통령은 선거구 획정보다도 쟁점법안이 중요하다고 한만큼 총선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발언이었다.


SBS는 이런 보도 내용을 대통령 연설에 대한 ‘분석’이라 스스로 칭하고 있는데 발언을 그대로 전달하고 그 의도를 적극적으로 설명해주는 것이 과연 ‘분석’인지 묻고 싶다. SBS와 같은 보도태도는 JTBC를 제외한 7개사가 모두 마찬가지이다.


한편 JTBC 톱보도 <북한 체제 ‘붕괴’까지 언급 대북정책 전면 ‘궤도수정’>(2/16, https://me2.do/FE6vr83x)은 “새로운 대북 정책이나 조치는 제시되지 않았습니다” “말 바꾸기 논란이 제기된 홍용표 통일부 장관의 주장과 맞물려 또 다른 논란을 예고” 등 문제제기를 했다. 이어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끝?>(2/16, https://me2.do/FoCJWTe6)도 “야당의 비판에 대해서는 이른바 분열론이 제기가 됐는데, 이건 자칫 또 ‘여론에 대한 재갈 물리기다’라는 비판이 나올 수도” 등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비평을 덧붙였다.

 

▢ TV조선 <뉴스쇼판 정치분석>(2/16, https://me2.do/GnufjTBV)
TV조선은 15일부터 <뉴스쇼판 정치분석>이라는 코너에서 조선일보 논설위원이나 기자, TV조선 기자들과 총선 및 정치권 소식에 논평을 하고 있다. 여전히 막말과 ‘카더라’가 쏟아지는 가운데 16일에는 야당에만 갈등을 부각하는 ‘카더라’를 남발했다. 16일, 더민주 김종인 대표와 문재인 전 대표가 비공개 회동을 가졌는데 “문 전 대표 등 친노 입장에서는 상당히 받아들일 수 없는 말을 김 대표가 한 것”이기 때문에 “문 전 대표가 페이스북에 연달아 글을 올리고 오늘 김 대표를 만난 것이 하나의 정치적 액션이라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또 어느 정도 안보 우클릭에 대해 어느 정도까지는 합의하면서 이 정도 선에서 총선까지 가자고 전현 대표가 합의한 것 같다”며 두 사람이 밀약을 했다는 예측도 덧붙였다. 김종인 대표와 문재인 전 대표가 갈등을 빚고 있고 총선을 위해 휴전을 했다는 식의 저주성 ‘카더라’로 점철된 논평이다.


반면 새누리당의 계파 갈등에는 “우선추천지역을 광역시별로 1곳에서 3곳으로 하겠다는 것도 전략공천으로 이어질 소지가 있어서 상향식 공천 주장해온 김무성 대표와 정면으로 부딪히는 부분”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는 수준에서 논평을 끝냈다. 더민주와 달리 객관적이고 정제된 언어를 사용한 것이다.

 

▢ MBN <홍문종 “유승민 당 떠나라”>(2/16, https://me2.do/FE6vrHGO)
MBN의 노골적으로 ‘유승민 퇴출’에 힘을 실은 보도이다. 16일 홍문종 의원이 한 라디오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을 위한다고 하면서 실질적으로는 말과 행동이 완전히 다른, 그래서 결국 당에 그리고 또 정부에 누가 되는 그런 의원들”은 스스로 떠나야한다고 말했는데 직접 유승민 의원의 탈당이 언급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MBN은 “유승민 의원은 어정쩡한 모습”이라며 대통령 연설 당시 보인 유승민 의원의 태도를 언급하더니 홍문종 의원이 “이틀 연속 유승민 의원에 대한 탈당을 거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를 “대구지역에서 친박계 후보들이 고전하는 상황이 이어지자, 비박 핵심인 유 의원에 대한 직접 공격에 나선 것”이라 정리하기도 했다. 노골적으로 ‘친박’을 지지하는 보도이다.

 

■ 좋은 선거 보도

 

▢ JTBC <단독 탐사플러스/ 바람몰이용 여론조작 ‘횡행’>(https://me2.do/5LtcogjS)
          <여론조사 조작/ 편향 질문>(
https://me2.do/5daNyDTD)

선거를 두 달여 앞두고 각종 선거조사가 만연한 최근, 주요 방송들도 남북 관계 등 현안과 지역구 지지율 등의 여론조사를 비중 있게 보도하고 있다. 하지만 보도에서 질문과 선택지는 공개되지 않기 때문에 시청자들은 여론조사 결과만 보고 그것을 사실로 받아들이기 마련이다. JTBC는 단독 탐사보도를 통해 새누리당 예비후보가 가중치가 높은 젊은 연령대로 여러 차례에 걸쳐 여론조사에 응해달라며 당원들을 종용한 사실을 폭로했다. 또 많은 여론조사들의 질문이 반대 측 입장을 담지 않는 편파성을 지녔다고 지적했다. 여론조사가 범람하는 선거 시기에 유권자들이 여론조사를 비판적으로 바라봐야 함을 상기시켜주는 보도이다.

 

 

* 모니터 대상 :

8개 방송사 저녁종합뉴스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 
TV조선 <뉴스쇼판>(<주말뉴스 토일>), 채널A <종합뉴스>, MBN <뉴스8>, YTN <뉴스나이트 1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