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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7일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브리핑(2011.7.28)
등록 2013.09.25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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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7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서울 도심 ‘물폭탄’…방송3사, ‘서울시 수해대책’ 안 따져
 
 
 
 
 
■ 강남·서초 일대 ‘물바다’ … 방송3사 ‘서울시 수해대책’ 문제 안 따져
 
27일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관악구 일대에 시간당 10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는 등 중서부 지역 집중호우로 서울 도심이 아수라장이 됐다.
이번 폭우로 강남역부터 양재역 일대가 완전히 물에 잠겨 ‘물바다’를 이뤘고, 차들이 침수되고 교통이 두절됐다. 우면산에서는 산사태가 일어나 많은 인명피해가 생겼다. 광화문 일대 세종로 네거리에도 흙탕물이 발목까지 차올랐으며, 지하철 1호선 오류동역, 4호선 사당역, 2호선 홍대입구역 등 지하철 일부 구간도 침수됐다.
한편 서울 외에 춘천지역에서도 산사태로 펜션이 붕괴돼 봉사활동을 갔던 인하대 학생 10명이 숨지는 등 13명이 숨지고 26명이 다쳤다. 숨진 학생들은 인하대 발명동아리 ‘아이디어뱅크’ 소속으로 인근 초등학교 어린이들을 위한 ‘발명캠프’ 자원활동을 왔다가 변을 당했다. 부산도 시간당 70mm 폭우로 침수 등 피해를 입었다.
 
기록적인 집중호우였다고는 하지만 단 몇 시간의 비로 도로가 ‘저수지’로 바뀌는 등 서울의 도시 기능이 완전히 마비될 정도였는지 의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비가 시간당 최고 110mm(관악구)가 쏟아지긴 했지만 시간당 평균 강우량을 따지면 60mm정도로 5년 빈도여서 이번 수해피해를 모두 ‘폭우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고 지적한다. 특히 지난 추석 때 큰 피해를 입었던 광화문 일대가 또다시 침수피해를 입었다는 점 등에서 서울시의 수해대책, 치수대책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지난 해 추석연휴 수해 직후 서울시내 하수관의 구조적 문제와 빗물저류조의 시설 부족 등이 집중 제기됐지만 서울시는 아직 해결하지 않았다고 한다. 장마를 앞두고 적극 대비에 나서기는커녕 장마철이 다 지나가도록 아직도 ‘용역업체 선정 중’, ‘빗물펌프장 증설 계획 추진 중’이라는 것이다. 특히 지난 25일 서울시는 지하철역 침수 등을 막기 위한 ‘슈퍼태풍 대비 종합교통대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서울시의 호언장담과 달리 오류역과 사당역, 홍대입구역 등 주요 지하철역이 침수피해를 입었다. 더욱이 서울시는 수해방지 예산마저 크게 삭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5년 641억이던 수해방지 예산은 지난해 66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이 때문에 하수도 관리 등 체계적인 수방대책이 사실상 전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가 한강르네상스 사업, 디자인 서울 사업 등 ‘보여주기 식’ 사업에 수많은 예산을 쏟아 부은 것과 대조적이다.
 
27일 방송3사도 뉴스프로그램의 상당 시간을 집중호우 관련 소식에 할애했지만, 서울시의 수해대책 문제를 제대로 다룬 보도는 없었다.
[표1]에서 드러나듯 방송3사는 전체 보도 중 ‘집중호우’ 관련 내용이 80% 가까운 비중을 보였다. ‘집중호우’ 소식 외에 다뤄진 내용은 중국 고속철도 추락사고와 노르웨이 테러 관련 내용, 박태환 선수의 100m 출전 소식,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의 미국 방문 등이 다뤄졌다.
한편 이날 MBC는 뉴스데스크를 8시부터 10시까지 2시간 동안 특집으로 편성해 방송했는데, 8시부터 9시까지 방송된 보도 내용이 9시부터 10시까지 다시 보도 돼, 모니터는 9시부터 10시까지 방송된 내용을 기준으로 했다.
 
 
방송3사가 이렇게 메인뉴스의 상당 시간을 ‘집중호우’ 소식에 할애했지만 대부분의 내용은 집중호우 피해 상황 전달에 치중됐다. [표2]에서 드러나듯이 집중호우로 인한 서울 등 전체 지역 피해상황을 다룬 보도는 KBS는 17건, MBC 19건, SBS 26건으로 나타났다. 또 피해복구와 현장 상황을 다룬 보도도 KBS 8건, MBC 4건, SBS 3건으로 사실상 대부분의 보도가 집중호우 상황을 전달하는 내용이었다.
이번 집중호우 피해가 왜 심해졌는지 원인을 분석하는 보도는 거의 없었다. 전체 보도 중 KBS는 총 3건, MBC 4건, SBS 2건에 불과했다. 그나마도 방송3사는 집중호우 피해를 키운 서울시 등 행정당국의 대응 문제는 제대로 따지지 않았다.
KBS는 우면산 산사태와 춘천 산사태, 돌풍 원인 등을 다루는데 그쳤다. 강남도심과 광화문 등의 침수피해는 다루지 않았으며, 우면산 산사태의 경우 행정당국을 비판하는 주민목소리를 전했지만 행정당국의 문제는 면밀하게 다루지 않았다.
MBC는 우면산 산사태와 춘천 산사태 원인 외에도 방송3사 중 유일하게 강남 도심의 피해 원인을 다뤘지만 서울시 등의 대응 문제는 다뤄지지 않았다.
SBS는 ‘인재’로 인한 피해 원인은 전혀 다루지 않고 게릴라성 호우가 자주 내리는 이유, 산사태의 파괴력 등을 다루는데 그쳤다. 
 

<“우면산 산사태는 인재”>(KBS, 조태흠)
<안전보다 경치 우선>(KBS, 엄진아)
<한국도 예외 아니다>(KBS, 김진화)
 
KBS <“우면산 산사태는 인재”>(조태흠 기자)는 지난 해 폭우로 물바다가 됐던 지역에서 이번에는 산사태가 일어났다며 “인근 야산의 공사가 원인이라고 주민들은 입을 모은다”는 주민들의 입장을 전했다. 그러면서 우면산의 공사현장 등을 비추고 “주의만 기울였어도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왜 행정당국이 주민들의 계속된 문제지적에도 제대로 대비하지 못했는지는 면밀하게 따지지 않았다.
 
<안전보다 경치 우선>(엄진아 기자)에서는 춘천 산사태의 경우 “산자락을 잘라 펜션을 지으면서, 뒷산에서 많은 물이 쏟아질 경우에 대비한 배수시설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라고 문제를 전했다. 이어 “산과 강 등 경치가 좋은 곳에 펜션이 속속 들어서고 있지만, 안전을 고려하지 않은 인허가가 남발되면서 산사태의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한국도 예외 아니다>(김진화 기자)에서는 충북지방에서 발생한 돌풍 피해를 다루며 돌풍이 발생하는 ‘기상적 원인’ 등을 설명했다.
 
<집중취재/매년 산사태 대비 소홀 ‘인재’>(MBC, 이남호)
<1백년만의 폭우에 하천 역류>(MBC, 장미일)
<가건물 우후죽순 물길 막았다>(MBC, 윤효정)
<산사태 피해 갈수록 커진다>(MBC, 박선하)
 
MBC <집중취재/매년 산사태 대비 소홀 ‘인재’>(이남호 기자)는 방배동 전원마을 산사태에 대해 “주민들은 지난해 추석 때도 기습 폭우로 산사태가 났지만 서울시와 서초구청이 제대로 대비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고 전한 뒤, “구청 측은 우면산 일대 97%가 개인 소유지라 수해 방지 공사를 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라고 보도했다. 서울시와 서초구청이 왜 지난 해 수해를 입었는데도 제대로 수해대비를 하지 않았는지는 면밀하게 따지지 않은 채 서초구청 측의 해명을 싣는데 그쳤다.
이어 형촌마을은 저수지 둑의 배수로가 막히면서 물의 압력을 견디지 못해 둑이 무너져 내렸다는 주장이 있다고 보도했다.
 
<1백 년만의 폭우에 하천 역류>(장미일 기자)에서는 강남 도심 피해가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기록적인 폭우”와 “저지대의 평지에 위치한 강남은 물이 천천히 빠지”는 지형적 원인에 있다고 전했다. 또 “강남일대를 지나는 신도림역 인근의 도림천, 서초구의 양재천이 빗물 처리 능력을 잃은 것도 원인”이라고 전했다. 그리고는 “서울의 하천 배수시설은 지난 30년간의 강우량을 기준으로 시간당 75∼95mm의 비에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지만 100년만의 폭우로 “강남의 자존심을 여지없이 무너뜨렸다”고 전했다.
보도는 강남지역의 침수피해 원인으로 기록적 폭우와 지형적 문제, 인근 하천의 범람 등 ‘자연 환경 문제’를 주요하게 꼽았다. 도로 배수, 하수관 문제 등이 제기되면서 서울시 등 행정당국이 제대로 대비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지만 이런 ‘행정적 차원의 문제’는 다뤄지지 않았다.
 
<가건물 우후죽순 물길 막았다>(윤효정 기자)에서는 춘천 산사태가 “근처 마을이 관광명소로 유명세를 타자 식당과 펜션이 우후죽순으로 들어서는 바람에, 물길을 막았다는 지적도 있다”고 전했다. 정부당국의 대응과 관련해서는 “집중호우가 우려되는데도 재난위험 지역이 아니란 이유로 당국이 산사태 경보나 주민대피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 역시 피해를 키운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고 짧게 덧붙였다.
 
<산사태 피해 갈수록 커진다>(박선하 기자)에서는 “전 국토의 70%가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땅의 굳는 힘이 약한 모래흙으로 된 곳이 많기 때문에 집중호우 때면 산사태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환경적 원인을 전했다. 이어 “관리 주체가 산림청과 국토해양부, 지방자자단체 등으로 나뉘어져 있는 것도 산사태 예방에 지장을 주고 있다”고 전했다.
 
<게릴라성 호우 왜?>(SBS, 이상엽)
<산사태 공포의 파괴력>(SBS, 하대석)
 
SBS <게릴라성 호우 왜?>(이상엽 기자)는 게릴라성 집중호우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가장 큰 원인은 “가속화되고 있는 지구온난화”때문이라며 “온난화 추세가 지속된다면 대기 중의 에너지와 수증기가 늘어나게 되고 이에 따라 집중호우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전문가 인터뷰를 실었다.
 
<산사태 공포의 파괴력>(하대석 기자)에서는 비가 많이 오자 산사태가 발생한다는 모의 실험 내용을 전하고 “똑같은 무게가 무너진다고 해도 입자가 굵은 자갈이나 돌이 많을수록 산사태의 위력은 커진다”고 보도했다.
<끝>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