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보도_
[18차 주간보고서 3][방송]‘친박’과 대통령의 ‘공천 사유화’, 은폐하는 방송사들
등록 2016.03.28 22:28
조회 182

▢ 모니터 대상 :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 TV조선 <뉴스쇼판>,
                채널A <종합뉴스>, MBN <뉴스8>, YTN <뉴스나이트>(1부)
▢ 모니터 기간 : 3월 22일 ~ 25일

 

 

1. ‘친박’과 대통령의 ‘공천 사유화’, 은폐하는 공영방송
3월 25일을 기해 여야의 공천이 모두 마무리됐다. 더불어민주당도 비례대표 공천 과정에서 잡음이 있었지만 후보 등록 마지막 날이 되어서야 끝난 새누리당의 공천 과정은 한국 정치의 후진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대통령 눈 밖에 난 사람을 노골적으로 내친 새누리당의 지역구 공천은 ‘친박’으로 채워졌다. 공천관리위원회는 대표적인 ‘미운 털’ 유승민 의원을 탈당까지 내몰았고 위기감을 느낀 김무성 대표는 초유의 ‘옥새 투쟁’을 벌이며 ‘비박계’의 생존을 도모해야 했다. 심지어 비례대표에도 직능별 대표들 사이에 ‘친박’이 배치되었고 “국정 교과서 잔다르크” 전희경 씨와 ‘세월호 참사 모욕 게시글’의 김순례 씨도 포함되었다. 청와대가 20대 공천을 말미암아 ‘대통령 친위대’를 구상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수밖에 없다. 하지만 공영방송 KBS와 MBC는 이런 행태에 비판은커녕 구체적인 사실 전달에도 부실함을 보였다. 특히 유승민 의원 탈당과 김무성 대표의 ‘옥새 투쟁’이 연이어 벌어진 23일과 24일 이틀간 KBS의 여당 보도는 고작 3건에 그쳤다. 여당에서 잇따라 민감한 사태가 벌어짐에 따라 타사가 모두 여당 보도에 더 많은 비중을 쏟는 사이, KBS만 여야 보도량의 비중을 맞추기도 했다. 사안의 중대함을 고려할 때 이미 보도량에서 KBS의 ‘축소 의도’가 엿보인다고 할 수 있다.

 

 

■ 새누리당 ‘친박 패권’과 더민주 비례대표 갈등이 같은 수준? 뻔뻔한 ‘물타기’
KBS와 MBC가 새누리당의 ‘친박 패권’을 은폐하는 방식 중 두드러지는 것은 ‘여야 양비론’이다. KBS는 ‘양비론’으로 ‘대통령 권력’이 판친 새누리당 행태를 더민주의 비례대표 공천 관련 지도부 갈등과 등치시켰다. 이는 ‘친박 기득권’의 횡포라는 새누리당 공천의 본질을 흐리는 것이다. 더민주의 비례대표 갈등의 경우 김종인 대표와 중앙위원회의 주도권 다툼으로 명단 확정이 미뤄졌으나 이틀 만에 일단락됐다. 명단 구성 역시 김종인 대표 추천과 중앙위 추천을 절충하여 노동, 청년 등에 우선적으로 배당을 줬다. 이를 비례대표마저 ‘친박’으로 채워 넣고 대통령과 다른 뜻을 내비친 인사를 ‘찍어내는’ 새누리당과 비견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KBS <패권 다툼‧탈당 얼룩…“역대 최악 공천”>(3/23)은 여야의 공천 결과를 비교하더니 “갈등으로 얼룩진 이번 공천은 역대 최악”이라며 여야를 싸잡아 비판했다. 송영석 기자는 “계파 간 벼랑 끝 대치 속에 공천 심사와 공천안 추인을 위한 회의는 파행되기 일쑤였고, 욕설과 폭로도 난무” 등 새누리당 공천을 비판적으로 묘사한 후 “더불어민주당은 친노 좌장 이해찬 의원과 정청래 의원 등을 탈락시키며 '변신'을 시도했지만 거기까지” “비례대표 추천 명단에 운동권 출신이 배제되자 주류 진영이 반격에 나서면서 극심한 내홍에 휩싸였고, 당내 패권 싸움”이라며 더민주 비례대표 파동을 비교 대상으로 덧붙였다. 이어서 김경수 기자는 “운동권 정당 문화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김종인 대표와 당 정체성을 바꿀 순 없다는 친노·범주류 세력이 맞붙었습니다”라며 더민주 계파 갈등을 소개했다. 반면 새누리당 계파 갈등에 대해서는 “표면적으로는 지역구 공천 몇 석의 문제이지만, 실제론 총선 이후의 당권과 대권의 향배를 놓고 벌이는 세력 간 다툼”이라는 설명이 전부다. 여당의 계파 갈등을 설명하는 대목에서 ‘친박’은 아예 언급조차 되지 않는다. ‘친박 패권’ ‘대통령 패권’ 등 들끓는 여론의 지탄을 KBS가 무시한 것이다. 도리어 여기에 더민주의 비례대표 갈등을 갖다 붙이면서 마치 양당 모두 같은 수준의 폐단을 가지고 있다는 듯 묘사했다.

 

 

이런 ‘양비론’은 MBC에서도 그대로 재연됐다. MBC <졸속‧돌려막기 공천에 공약은 뒷전>(3/23)은 “새누리당은 상향식 공천이냐 물갈이냐를 놓고 비박과 친박계가 충돌했고, 야권은 친노와 비노 계파 갈등에다 분당과 통합 시도까지 겹치면서 어수선했습니다”라며 여야 공천 갈등을 동일선상에서 뭉뚱그려 소개했다. SBS <약속했던 ‘개혁공천’ 막상 열어보니…>(3/23), TV조선 <‘무책임‧무소신’…“최악 공천”>(3/23)도 마찬가지 내용이다.

 

■ KBS는 침묵, MBC는 편파보도…‘여당의 치부를 숨겨라’
‘양비론’으로 새누리당 공천의 참상을 은폐한 KBS는 대통령에 반기를 들었다는 이유로 ‘찍어내기’의 희생양이 된 유승민 의원에 대해서는 아예 침묵으로 일관했다.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유승민 의원의 공천을 마지노선까지 미뤄 결국 탈당을 종용했던 23일 단 1건으로 이를 처리했던 KBS는 24일에는 아예 유 의원 관련 보도를 내지 않았다. 사실상 사안을 무시한 것이다. 이로써 KBS가 여당을 감싸는 방식 중 하나가 불리한 사안을 보도하지 않는 것임을 알 수 있다.


MBC는 23일과 24일, 3건으로 유승민 의원 탈당을 다뤘고, ‘옥새 투쟁’도 3건을 보도했다. 최소한 KBS처럼 침묵하지는 않은 것이다. 그러나 보도 내용에서는 노골적인 편파성을 보여줬다. 유승민 의원을 다룬 <“정치 보복”,…“꽃길 걷다 당 버려”>(3/24)에서 현재근 기자는 “시한 한 시간을 앞두고 유승민 의원은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선언” “비박 중진 이재오 의원과 대구 3선 주호영 초선 류성걸 의원이 줄줄이 뒤를 따랐습니다”라며 유승민 의원과 ‘비박계’의 탈당을 짧게 언급했다. 이어 “이념과 가치 중심으로 모여야 할 책임 정당에서 국회의원 한 번 더 하려고 정치적 희생양 행세를 한 것은 청산해야 할 정치구태라고 비판” “꽃길만을 걸어온 당을 버리고 정부활동을 적극 막는 법을 어거지로 통과시켜 대통령이 끝내 거부권을 발동하도록 만든 것 역시 당 정체성 위반이라고 지적” “선거를 앞두고 당을 모욕하고 침을 뱉으며 자기 정치를 위해 떠난 것은 몇몇 다른 다선 의원들도 마찬가지”라는 이한구 위원장의 날선 비판만 길게 전달했다. 여기에 이한구 위원장의 발언을 2번이나 화면으로 인용하여 사실상 이한구 위원장을 대변했다. 반면 이에 반박하는 유승민 의원의 입장이 전혀 언급되지 않는다. ‘친박’의 입장만 읊어준 노골적인 ‘친박 편애’ 보도이다. 유승민 의원 탈당을 아예 무시한 KBS를 제외한 타사는 모두 이한구 위원장과 유승민 의원의 대립을 균형 있게 다뤘다.

 

 

2. TV조선과 채널A의 선택은 ‘대통령 철통 경호’
‘옥새 투쟁’이라는 볼썽 사나운 지경에 이른 새누리당 ‘친박’의 공천 횡포에, TV조선과 채널A는 대통령을 비호하고 나섰다. 이는 새누리당의 치부를 감추기 급급했던 KBS, MBC와는 또 다른 태도이다. 집권 여당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면서 공천 파동의 배후에 대통령이 있다는 의혹이 일자, 이로부터 대통령을 지키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 “당당하게 밀어내지 못한 새누리당의 잘못”? 채널A의 ‘대통령 사랑’
채널A는 23일, 유승민 의원의 거취, 윤상현 의원의 거취, 이재오 의원 등 탈당 물결, 상향식 공천 무산 등을 보도하며 ‘친박 패권’의 문제는 애써 외면했다. 이어서 <자택 농성에 백기 투항?>(3/23)에서는 참담한 발언으로 대통령을 감싸 안았다. 박상규 앵커는 “유승민 의원이 등을 질 모양새인데 이 파동을 겪으면서 여당의 수도권 선거를 망쳤다는 말이 나온다. 실제로 그런가”라고 물었다. 그러자 대담자로 나온 박성원 동아일보 부국장은 “‘대통령이 미운 사람 하나 안방에서 밀어내지 못해서 온갖 꼼수를 다 쓰는 이 통에 집권당이 당당하지 못 하다, 지금 수도권에서 하루에 천표씩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이런 말이 나온다”, “빨리 이 문제를 순리대로 해결해야 한다”고 대답했다. 새누리당에 대한 민심 이반의 이유가 ‘대통령 미운 사람’을 ‘당당하게 밀어내지 못했고 꼼수를 쓰기 때문’이라는 의미이다. 민주주의 사회의 공당이 ‘대통령이 미운 사람’을 ‘안방에서’ 밀어내야 ‘당당’할 수 있다는 말인가. 민주주의의 기본마저 짓밟는 참담한 발언이다.

 

■ “피해자는 대통령”…대통령 감싸기 급급한 TV조선
한편 TV조선은 아예 대통령을 피해자로 만들었다. TV조선 <20대 총선 전망>(3/24)에서 대담자로 나온 홍성걸 국민대 교수는 ‘옥새 투쟁’의 영향에 대해 논하던 중 “이번 사태의 최대 피해자가 대통령이 될까 그것이 걱정이다. 선거가 어떻게 끝나든지 간에 대구에서의 결과는 눈에 보인다. 이것이 대통령의 권한, 체면, 통치권을 행사할 때 상당히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 같다. 새누리당 자체보다도 선거 이후 대통령의 정책 추진 동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옥새 투쟁’까지 번진 공천 갈등의 배후에 대통령이 있다는 비판에 선을 긋는 수준을 넘어, 아예 ‘대통령은 피해자’라는 프레임을 내세운 것이다.

 

 

3. 야당에 대한 편파적 공세 심각한 수준…공영방송까지 가담한 ‘더민주 죽이기’
여당이 유승민 의원 탈당과 ‘옥새 투쟁’으로 시끄러웠던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비례대표 명단 갈등으로 사퇴 카드까지 꺼냈던 김종인 대표가 23일, 당 잔류를 선언하면서 논란의 종지부를 찍었다. 당내 주도권 싸움의 불씨가 남아있다는 분석이 중론이지만 비례대표 명단의 절충과 김 대표의 복귀로 더민주의 총선 체제는 안정을 되찾았다. 24일에는 총선 출정식을 여당보다 먼저 열면서 본격적인 총선 체제에 박차를 가하기도 했다. 이렇게 새누리당과는 확연히 다른 더민주의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KBS, MBC, TV조선, 채널A는 ‘더민주 흠집 내기’에 몰두했다.

 

■ MBC도 가세한 ‘친노 갈등’ 프레임, 비례대표 명단이 ‘친노 운동권 정체성’?
사실 ‘운동권’ ‘종북’ ‘친노’ 낙인을 찍어 야권을 폄훼, 왜곡하는 보도는 그동안 TV조선과 채널A의 전유물이었다. 하지만 최근 공영방송 KBS와 MBC가 이 대열에 합류하면서 방송 보도의 지형 자체가 기울어져 버렸다.


MBC는 23일, 김종인 대표의 당 잔류 선언으로 일단락 된 더민주 비례대표 명단 문제에 ‘친노 운동권’ 낙인을 찍었다. 사실관계를 따져볼 때 이는 부당한 비난이다. 더민주는 비례대표 절충안에서 논문 표절 의혹의 박경미 홍익대 교수와 ‘론스타 먹튀 옹호’ 논란의 최운열 서강대 교수를 김종인 대표 권한으로 당선권에 배치했다.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김 대표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또 중앙위원회의 요청대로 당헌당규에 따라 노동, 청년, 당직자, 취약지역 후보 1명씩을 당선권에 포함시켰다. 김 대표가 불만을 표시하면서도 당 대표로 복귀한 것은 이런 절충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MBC는 이 ‘절충안’을 ‘친노 운동권 정체성’으로 갈음했다.


특히 공영방송인 MBC는 <친노 입장 반영된 비례…갈등 불씨 여전>(3/23)에서 “최종 확정된 비례대표 명단만 봐도 당 주류인 친노 운동권 진영의 판정승”이라면서 “5번을 받은 이재정 후보는 운동권·진보 인사 변호를 전문으로 지난 2014년 통합진보당 이석기 전 의원 내란 음모 사건과 통진당 정당 해산 심판 사건 등 맡았습니다” “6번인 김현권 후보는 82학번 운동권 출신으로 노무현 대통령 후보 경선위원 등을 지낸 원조 친노” 등 절충안에서 당선권에 오른 인사들을 설명했다. 김현권, 이재정 후보 모두 중앙위 최다 득표를 근거로 그룹 칸막이가 사라지면서 새로 배치됐으나 MBC는 ‘운동권’이라는 낙인만 찍어 구분하고 소개한 것이다.

 

채널A <2번 지키고…친노 약진>(3/29)과 MBN <순번 바뀐 비례…친노‧운동권 약진>(https://me2.do/GlP6wCul)은 MBC와 마찬가지로 비례대표 명단에서 ‘친노 운동권’의 정체성이 강화됐다고 보도했다. 그나마 KBS와 SBS는 김종인 대표와 ‘친노’ 주류의 갈등이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았다고 강조했지만 비례대표 명단을 문제 삼지는 않았다.

 

 

■ “변화 물거품” “친노 패권 여전”…TV조선의 더민주 ‘이간질’
TV조선은 문재인 전 대표의 설득 이후 김 대표가 당 잔류 및 비례 대표안 수용을 결정했음에도 문 전 대표와 김 대표의 갈등을 부추겼다. <총선 이후 정면승부?>(3/23, https://me2.do/FYDOZo8Z)는 “'친문'으로 재편된 '친노' 주류가 '흔들기'에 나서면 김 대표가 또 한번 국회의원이 되더라도 종이호랑이로 전락할 가능성이 다분합니다”라며 노골적으로 김종인 대표와 문재인 전 대표 사이의 갈등 구도를 내세웠다. <‘문재인 존재감’ 확인>(3/23, https://me2.do/FYDOZZct)은 “문재인 전 대표의 말 한마디에 친노 중심으로 당의 상황이 모두 바뀌는 친노 패권이 살아있음을 보았습니다”라는 민영삼 씨의 발언으로 더민주 사태를 정리했다. 민영삼 씨는 TV조선의 시사토크쇼에 반복적으로 출연하며 막말을 일삼고 있는 인물이다.


■ ‘총선 출정식’ 언급도 없이 ‘문-김 갈등’만 강조한 KBS
KBS는 총선 체제 안정을 공식화 한 더민주의 24일 총선 출정식을 왜곡했다. 김종인 대표는 출정식에서 “새누리당 정권 8년의 경제실패는 의석수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많아서 생긴 일”이라며 총선의 구호가 경제임을 선언했다. 또한 “매일매일 낡은 관행과의 싸움”이었다고 공천 갈등을 회고하며 당내 주류를 겨냥한 발언도 했다. KBS는 이 중 ‘공천 갈등’에만 초점을 맞춰 마치 더민주가 지금도 내홍을 겪는 것처럼 묘사했다. 심지어 ‘총선 출정식’이라는 배경조차 언급하지 않고 있다.

 

KBS <총선 필승 다짐…공천 갈등 여전>(3/24, https://me2.do/GtmrQWaA)은 더민주만 단독으로 다룬 보도이고 소재도 더민주의 총선 출정식이지만 총선 출정식과 김종인 대표의 ‘박근혜 정부 경제정책 비판’ 발언은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KBS가 전한 것은 ‘더민주 내분’ 뿐이다. 송영석 기자는 “김 대표의 측근인 주진형 정책공약단 부단장은 겉으로나마 유지하던 신뢰가 국민들이 보기에도 이미 깨졌다며 당내 주류 진영을 수구적 진보, 귀족 운동권이라고 맹비난했고, 박영선 비상대책위원은 특정세력의 지도부 흔들기는 당의 고질병이라고 지적”했다며 갈등에 초점을 맞췄다. 이어서 “이런 가운데 문재인 전 대표는 김종인 대표의 자제 요청에도 총선 지원 유세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습니다” “불안한 동거 속에, 김종인 대표 역시 주말부터 지원 유세에 나설 계획이어서, 당장 역할 충돌로 갈등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며 느닷없이 ‘문-김 갈등’을 강조했다. 이날 문재인 전 대표가 손혜원 후보 선거 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당 정체성 논란을 반박한 사실을 끼워 넣은 것이다. 하지만 정작 문 전 대표가 어디를 방문했는지도 말하지 않았고 김종인 대표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 당 정체성 논쟁으로 몰아가는 일각의 시선을 비판했다는 사실도 쏙 뺐다. 사실상 이 보도는 김 대표와 문 전 대표의 갈등을 부각하기 위해 이날 두 인물의 행보를 그림으로 엮었을 뿐이다.


반면, SBS <갈등 봉합 총선 체제로…‘경제-복지’ 전면에>(3/24, https://me2.do/GlP6CYfK)는 “새누리당이 이렇게 혼란에 빠진 가운데 더불어 민주당은 급속히 총선 체제로 전환” “김종인 대표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집권시기를 '잃어버린 8년'이라며 경제정책 실패를 심판하자고 강조” 등 더민주 총선 체제의 본격화에 초점을 맞춰 KBS와 대조적이었다.

 

 

4. 총선 20여일 앞으로 다가오자 ‘종북 몰이’ 고개 드나
총선이 코 앞으로 다가오자 그동안 뜸했던 ‘종북 몰이’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채널A가 지난 21일, <북 “공천 X싸움” 막말 조롱>(3/21, https://me2.do/x8MoOjC9)에서 북한이 새누리당을 비난하고 있다며 국민을 겁박한 데 이어 23일, 채널A와 MBN도 ‘종북 몰이’에 합류했다.


MBN은 <북, 뜬금없이 야권 단일화 촉구>(3/23, https://me2.do/5ptKzBq9)에서 “총선을 앞두고 북한이 뜬금없이 국내 정치에 참견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전했다. ‘뜬금없이’ 북한의 반응을 굳이 소개한 것이다. 고정수 기자는 “야당이 분열한다면 새누리당에 어부지리를 줄 수 있다는 게 야당들의 공통된 인식”이라는 노동신문의 내용을 소개하고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맹비난과 함께 실린 것을 보면 여당을 이기고자 야권 단일화를 해야 한다고 북한이 촉구한 것”으로 정리했다. 이는 시청자에게 야권 단일화를 주장하면 북한과 같은 입장이라는 인식을 주는 불필요한 보도이다. 선거를 앞두고 이런 불필요한 북한 관련 소식을 보도하는 의도가 무엇인지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 해외 특파원까지 이용한 채널A의 ‘종북 몰이’, 현지인도 반박했다
채널A도 현 정부를 비판하면서 야권의 주장에 동조하면 ‘종북’이라는 식의 케케묵은 논리를 반복했다. 이번엔 이재명 성남시장을 지목한 ‘종북 몰이’로서 그 악의성이 더 두드러졌다.

채널A <“박 정부 탓 북핵 개발”>(3/22, https://me2.do/GhXFZsAc)은 “미국에 간 이재명 성남시장이 북한 외무상과 비슷한 북한 핵 정책을 주장했습니다. 북한의 핵 개발이 노무현 정부 때는 멈춰있었다는, 사실 왜곡도 했습니다”라며 이 시장을 몰아세웠다. 이는 지난 21일 미국 맨스필드 재단 초청 간담회에서 이 시장이 한 발언을 묶은 보도이다.

 

 

박정훈 특파원은 “햇볕정책을 집행하던 그 시기만큼은 북핵 개발 문제는 멈춰 있었던 건 사실이죠”라는 이 시장의 발언에 “북한이 김대중 정부 시절 남측으로부터 불법송금 받은 자금으로 핵 개발을 시작해 노무현 정부 때인 2006년 10월 1차 핵실험을 한 사실 자체를 왜곡한 것”이라 비판했다. 하지만 이는 전체 발언 중 일부만 싹둑 잘라 논란을 키운 왜곡이다. 같은 간담회를 보도한 경향신문 <이재명 성남시장, 워싱턴 전문가들과 ‘햇볕정책’ 정당성 논쟁>(3/23, https://me2.do/F1JOBjHH)은 “현재 취할 수 있는 최강경의 제재 정책을 한다고 해봐야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중국이라는 뒷문을 통해 제재 효과가 물 새듯이 새버린다” “북한은 세계 질서를 위협하는 가장 강력한 적이라기보다 살아남기 위해 들고 있는 칼을 마구 휘두르는 상태” 등 햇볕정책과 관련한 이 시장의 다른 발언들을 소개했다. 채널A는 대화와 협상이 필요하다는 이 시장의 주장을 현 정부만 비판하며 김대중‧노무현 정부를 무턱대고 옹호한 것처럼 소개한 것이다. 채널A는 “(북한을 압박하면) 살아남기 위해서 무기개발에 더 집착하는 것”이라는 이 시장의 발언에도 “북한의 주장과 유사”하다고 공격했는데 간담회에서 통역을 담당한 서혁교 미주 동포 전국협회(NAKA) 부회장은 “북핵이 한국 탓이라고 말한 것이 아니라, 미국/한국이 추진한 대북강경압박정책으로 악화하였고, 문제 해결도 안 됐다고 말한 것으로 이해했다”라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간담회 참석자들은 북한의 주장이라고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현재 이재명 시장은 자신의 발언을 왜곡, 조작한 채널A를 상대로 법정 싸움을 예고한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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