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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5일자 주요 일간지 일일 모니터 브리핑(2010.12.15)
등록 2013.09.24 14:52
조회 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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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브리핑
정부, 내년 경제정책 방향…<중앙><조선> “너무 친서민”
 
 
 
정부 내년 경제정책에 <중앙><조선> “너무 친서민"
 
 

■ 정부 내년 경제정책 방향 … <중앙><조선> “너무 친서민”
<한겨레>·<경향> “장밋빛 전망, 서민 대책 부실”
<동아> 노골적으로 정부 정책 홍보
 
정부가 내년도 경제정책의 방향을 내놨다. 14일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민경제대책회의에서 정부 부처는 합동으로 내년 경제정책방향을 보고했다. 이날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고용노동부 등 3개 부처는 내년 업무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내년 경제정책의 중점 과제로 △튼튼한 거시경제 △따뜻한 서민경제 △지속가능한 선진경제 △글로벌 일류경제를 제시했다. 아울러 내년 경제 전망을 △성장률 5% 내외 △소비자 물가 3% 수준 △취업자 증가 28만 명 등으로 예상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성장을 유지하면서 일자리를 창출하고 물가를 잡는 게 가장 중요하다”, “일자리 창출하고 물가 잡는 게 바로 서민정책”, “서민 물가안정을 위해 연초부터 굉장히 집중적으로 해달라”는 등의 주문을 내놓으면서 ‘서민’을 거듭 강조했다.
정부와 대통령이 내세운 구호나 경제전망치만 보면 그야말로 ‘장밋빛’이다. 서민을 챙기면서 성장과 물가안정을 동시에 이루고 체질 개선을 통해 지속가능하고도 글로벌한 경제를 만든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가 제시한 정책방향과 전망치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우선 대부분의 기관과 연구소들이 내년도 경제성장률을 3%대 후반에서 4% 중반까지로 잡고 있는 데 비해 정부가 5% 성장률을 제시한 것은 현실 상황과는 동떨어진 낙관적 전망 아니냐는 지적이다.
소비자물가 3% 수준도 마찬가지다. 소비자물가는 지난 9월 3.6%, 10월 4.1%, 11월 3.3%를 기록하고 있다. 게다가 국제원자재가격 급등세, 중국발 인플레이션 등 물가불안 요소가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수치’에만 집착해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을 세움으로써 오히려 현실적인 경제정책을 수립하지 못하고 무리한 경기부양책 등 악수를 두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또 여전히 ‘서민’을 내세웠지만 예산안을 날치기 하는 과정에서 보듯 ‘말로만’ 그치는 것 아니냐는 회의적인 시선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일자리 대책 역시 이렇다 할 것이 없는데 외국인 인력에 고용부담금을 부과해서 내국인 고용을 유도하는 방안 검토, 노동시간을 줄여 일자리를 늘이는 기반을 만들기 위한 근로시간저축휴가제 도입, 법정근로시간 외에 연장근로가 가능한 12개 업종 실태조사 후 축소 등이다.
 
15일 신문들은 모두 정부의 내년 경제정책방향을 다뤘으나 이를 바라보는 시각은 완전히 달랐다.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은 정부가 성장률 수치에 집착해서는 안되며 물가 관리와 안정적 성장에 주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일자리 대책을 비롯해 실제로 서민들의 생활을 개선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반면 동아일보는 정부 정책을 일방적으로 홍보하는 기사를 실었다.
중앙일보와 조선일보는 정부 정책이 ‘친서민에 쏠렸다’면서 이를 우려했다. 특히 중앙일보는 사설을 통해 ‘친서민 정책에만 주력하면 곤란하다’는 식의 불만을 제기했다. 중앙일보만 읽는 독자라면 ‘이명박 정부가 너무 친서민’이라는 메시지를 받을 정도였다.
 
 
<정부 “내년 5% 성장” 전망 일자리 대책은 ‘낙제’ 수준>(한겨레, 1면)
<주택대출 권할 땐 언제고...“가계빚 관리로 체질개선”>(한겨레, 5면)
<정부 ‘5% 성장 전망’ 배경은 “재고 증가세로 바뀌어 성장기여”>(한겨레, 5면)
<한계기업·저축은행 구조조정 강화 자본유출입 충격 줄일 은행세 검토>(한겨레, 5면)
<성장보다 물가 안정과 고용 확대에 치중해�>(한겨레, 사설)
 
한겨레신문은 1면에서 “정부가 성장 측면에서는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하면서도, 정작 국민의 삶과 직결되는 일자리 창출 대책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면서 정부 전망치의 현실성과 일자리 대책의 부실함을 따졌다.
기사는 “정부가 목표치를 달성하려고 저금리와 건설지출 확대 등 경기부양책을 무리하게 쓸 경우 자산 거품 확대와 같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실제로 “내년에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폐지, 부동산투자회사 활성화와 같은 건설경기 활성화 방안을 내놓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일자리 대책과 관련해서는 윤증현 장관조차 “구체적인 고용률 회복 대책은 내놓지 못했다”며 “전문가들은 수요가 급증해 정부 지원으로 일자리 확대가 가능한 사회서비스업 확대 같은 대안이 있는데도 정부가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한다”고 지적했다.
 
5면에서는 정부가 내놓은 ‘가계대출 대책’의 모순을 따졌다.
기사는 9월말 현재 우리나라 가계부채가 896조9000억 원, 상환능력을 나타내는 가처분소득 대비 부채비율이 145%에 이른다며 “이러한 위험을 차단하겠다는 게 내년 정부 정책의 방향”이지만 “총부채상황비율(DTI) 완화 등 정부 스스로 정책 방향과 거꾸로 가는 조처를 시행하고 있어, 말과 행동이 다르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설에서는 “지난 11월 수입물가는 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인 8.2%가 상승하고, 생산자물가 상승률도 4.9%로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다”며 물가불안을 우려한 뒤 “높은 성장률에 집착해 재정을 조기 집행하고, 고환율 정책 등을 펼 경우 물가 급등은 불을 보듯 뻔하다”고 지적했다.
또 “고용 확대를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도 별로 보이지 않는다”면서 “고용 유발 효과가 큰 서비스업이나 중소기업 등을 중심으로 집중적인 정책 지원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경제는 성장률이 높지 않더라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지속하는 게 중요하다”며 “높은 성장률에 집착할 경우, 단기간에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몰라도 나중에 물가 불안 등과 같은 후유증에 시달릴 수 있다”고 거듭 인위적인 경기 부양을 경고했다.
 
 
<“내년 성장률 5% 안팎”>(경향, 1면)
<성장도 하고 물가도 잡고…방향 다른 ‘두 토끼 몰이’>(경향, 5면)
<내년 경제, 서민생활 개선 기대할 수 있나>(경향, 사설)
 
경향신문은 1면과 5면에 관련 기사를 싣고 정부의 내년 경제정책방향을 다뤘다.
5면 기사에서는 정부의 정책 방향이 “현재의 경기회복세가 유지되도록 관리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으며 이를 위해 “가계부채와 저축은행 부실, 외환시장 불안, 취약한 지방재정 등 우리 경제의 위험요인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또 “물가안정과 성장을 동시에 추구한다는 방침”이지만 “두 마리 토끼 잡기에 성공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전망도 만만치 않다”고 보도했다.

사설에서는 “정부가 현재 주요 지표상으로 나타나는 경기 흐름에 만족하고 있는 듯하다”며 체감경기는 나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설은 “고성장을 통해 온기가 서민층에게까지 퍼지도록 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얘기지만, 이는 비정규직을 비롯한 양극화 확대의 구조적 요인들을 개선하지 않고서는 변화를 기대할 수 없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세계 최고 수준의 생활물가와 교육비 등 가계부를 압박하는 요인들도 여전하다”며 “서민생활을 향상시키기 위한 구조 개선을 더욱 힘 있게 추진하겠다는 의지는 찾아보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어 “경제의 안정성장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물가 관리가 중요하다”면서 “말로만 선제적인 물가 관리를 강조하고 행동은 성장률에 무게를 두는 이중적 태도부터 바뀌어야 한다”, “성장을 의식해 금리를 억눌러 후유증 위험을 키워서는 안된다”고 주문했다.
 
 
<4대강사업 사실상 내년에 끝낸다>(동아, 1면)
<고금리형 장기 대출상품 늘려 가계부채 위험 줄인다>(동아, 4면)
<상습적 체임 사업주 이름 공개-금융제재>(동아, 5면)
<“공공근로 갖고 일자리 줬다 할 수 없어”>(동아, 5면)
 
동아일보는 1면과 4, 5면에 관련 기사를 실었는데 그야말로 ‘정부 정책 홍보’였다. 비판적인 목소리나 우려는 찾아볼 수 없었다.
1면에서는 ‘4대강 사업이 사실상 내년에 마무리된다’는 사실을 경제정책 방향의 핵심인 양 제목으로 뽑아 집중 부각했다.
4면에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위기 극복’에 주력했던 경제정책의 핵심 화두가 내년에는 ‘안정 속 성장’으로 바뀐다”면서 “친서민, 물가안정, 가계부채 관리, 5% 성장, 세종시 및 4대강 등 5가지 키워드를 통해 내년 한국 경제가 나아갈 방향과 달라지는 내용을 소개한다”고 밝혔다. 이어 전면을 털어 5개 ‘키워드’로 정부 정책을 일방적으로 홍보하는 내용을 실었다.
5면에서도 고용노동부의 업무 보고 내용을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확산 △취약계층 보호 △장시간 근로문화 개선 등으로 나눠 홍보하는 데 그쳤다.
같은 면 다른 기사에서는 업무보고를 받은 대통령의 반응들을 다뤘는데, 중소기업, 소상공인, 서민과 저소득층을 우선 배려하고 관심을 쏟아야 한다는 발언들을 자세하게 전했다. 제목도 저소득층에게 공공근로가 아닌 “정규직 일자리를 먼저 줘야 한다”는 대통령의 발언을 부각해 뽑았다.
 
 
< MB “물가 연초부터 잡아라”>(중앙, 1면)
<외국인 노동자 고용부담금 추진…입국 문턱 높인다>(중앙, 4면)
<"금융인 잘못을 세금으로 해결…매우 비윤리적">(중앙, 5면)
<민간 전망은 3∼4%대인데 정부만 5% 성장 낙관?>(중앙, 4-5면)
<‘시간제 정규직’ 채용하면 1인당 월 40만원 지원>(중앙, 4-5면)
<금리상한 정한 대출 상품 도입 빚 많이 못내게 거치기간 제한>(중앙, E1면)
<유망 중소기업에 92조3000억 공급…구조조정은 계속>(중앙, E7면)
<내년 경제에 대한 안이한 낙관론을 경계한다>(중앙, 사설)
 
중앙일보는 1면에서 이 대통령의 ‘물가안정 의지’를 집중 부각했다.
4면과 5면에 걸쳐서는 정부가 발표한 경제 정책들을 다뤘는데, 대부분 무비판적으로 설명 또는 ‘해명’하는 내용이다.
예를 들어 <민간 전망은 3∼4%대인데 정부만 5% 성장 낙관?>에서는 왜 정부가 민간 연구소들보다 높은 성장률을 제시했는지 정부 측 설명을 상세하게 다뤘다. 기사는 “정부가 제시한 ‘5%’는 전망인 동시에 정책의지이기도 하다”며 “경기가 예상보다 미지근하다고 판단될 때 ‘땔감(확장적 거시정책)’을 집어넣어 불을 후끈 땔 수 있는 능력이 정부에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5% 성장률에 ‘정치적 고려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정부는 “엄밀하게 분석한 결과”라는 반응이라며 정부 입장을 설명했다. 정부는 소비와 투자가 많이 늘어나 내수의 성장기여도를 높게 보고 있으며, 위기 이후 감소세였던 재고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면 성장에 0.5%포인트 가량 기여할 것으로 분석했으며, 미국 경제가 완만하게 회복할 것으로 판단했다는 등이다.
5면 기사에서는 업무 보고를 받은 이 대통령이 ‘중소기업, 상공인들에게 금융배려를 더 해야 한다’고 발언한 내용 등을 부각해 실었다.
 
 
사설에서는 한겨레·경향신문과 정반대의 시각에서 ‘장밋빛 전망’을 우려했다.
중앙일보는 정부의 경제성장률 5%, 물가상승률 3%대를 언급하면서 “정부만 유독 5%성장률을 고집하는 것은 아무래도 비현실적으로 비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이런 낙관적 전망을 바탕으로 “지속성장 기반”과 “서민경제의 활력”을 내세웠으나 “중점 추진과제를 보면 지속성장을 위한 대책은 별반 보이지 않는 반면 서민경제 대책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사설은 정부가 “친서민정책에 더욱 힘을 쏟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면서 “바로 이 대목이 우리가 정부의 낙관적 전망에 대해 걱정이 앞서는 이유”라고 주장했다. “지나친 낙관이 정부 정책의 우선순위에 왜곡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라는 것이다.
요약하면 내년 정부의 정책 방향이 ‘친서민에 쏠려 있다’, ‘너무 친서민 정책에만 주력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인데, 비판이라기보다는 ‘정부 정책은 친서민’이라는 사실을 키워주는 인상마저 풍긴다.

 
<새해에도 ‘親서민’…물가 안정·일자리 창출 ‘두 토끼’ 잡을까>(조선, 6면)
<‘5% 성장률’은 청와대의 뜻>(조선, 6면)
 
 
▲ 조선일보 6면 기사
 
조선일보도 6면 기사에서 정부 경제정책 방향이 ‘친서민’이라는 사실을 부각해주었다.
기사는 이 대통령이 ‘서민’을 강조한 발언들을 먼저 전한 뒤 “이에 따라 내년 경제정책도 올해처럼 친서민에 치우쳐 중장기 성장에는 소홀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서민생활비 부담 줄이기 △근로시간 줄여 일자리 나누기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로 나눠 정부 정책을 설명했다. 또 정부의 ‘서민 관련 정책’을 △서민·중산층 △저소득층 △영세상인·중소기업 △물가로 나눈 도표로 만들어 일목요연하게 보여주기도 했다.
같은 면 다른 기사에서는 ‘5% 성장률’은 이명박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전하면서 ‘장밋빛 전망’이라는 지적도 나온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정부의 성장률 전망은 단순한 전망이라기보다는 목표로서의 의미도 담겨 있는 것이 당연하다”, “5% 내외 성장을 목표로 경제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라는 임종룡 기획재정부 1차관의 발언을 실었다. <끝>
 
 
 
 
2010년 12월 15일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