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11월 12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08.11.13)
등록 2013.09.24 15:32
조회 416

 

이명박 정부의 방송장악 시도가 노골화되면서 지상파 방송 보도의 공정성 후퇴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일각에서는 군사독재정권 시절의 이른바 ‘땡전뉴스’가 부활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 단체는 지난 9월 8일부터 KBS, MBC, SBS 저녁종합뉴스에 대한 일일 모니터 브리핑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지상파 방송들이 권력의 눈치를 살피지 않고 공정한 보도를 하는지, 수구보수신문들의 의제설정에 끌려 다니지 않고 우리 사회 민주적 성숙을 위한 의제설정 역할을 제대로 하는지 등을 집중 모니터 할 예정입니다.

 

11월 12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일일 브리핑
KBS, 지금이 “기업가정신 회복과 과감한 투자” 독려할 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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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KBS 연속기획은 <경제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MBC 연속기획은 <지금 중소기업은>

 

12일 중견 건설업체 신성건설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건설업계에서는 협력업체의 추가부도설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한편 한국개발연구원(KDI)가 내년도 경제성장률을 3.3%로 전망하는가 하면 해외기관들은 이 보다 더 낮은 1%대 성장률을 전망하는 등 내년 경제가 올해 보다 더 어려울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다. 경제지표에서도 지난 달 취업자 증가수가 10만 명을 밑돌아 3년 7개월 만에 최저치를 보였다. 이 같은 상황에서 방송3사 모두 경제 관련 보도를 주요하게 다루고 있으나 접근에서는 조금씩 차이를 보였다.
MBC는 신성건설 부도 소식과 함께 부도위기에 내몰린 건설업계 현황을 전했다. 또 취업률 감소 소식을 전하면서 심각한 구직난을 취재했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 상황은 월요일부터 연속기획으로 보도하고 있다.
SBS는 신성건설 부도 소식과 함께 KDI의 경제성장률 전망과 해법을 두 꼭지로 나눠 보도했고, 은행과 제2금융권의 정부지원 요구를 ‘모럴해저드’라고 비판했다.
KBS는 KDI 경제성장률, 신성건설 부도, 취업률 감소를 각각 한 꼭지씩 보도했다. 또 KBS는 12일부터 ‘경제위기를 도약의 기회로’라는 연속기획보도를 시작했는데, “밤중에 길을 떠나야 남보다 앞서 새벽에 기회의 강을 건널 수 있다는 기업자 정신의 회복”이 필요하다며 기업들의 투자를 독려하고 규제완화의 필요성을 전하는 내용이었다. 지난 9월 18일 민관합동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기업들에게 ‘위기를 기회로 여기고 공격적 경영을 해달라’고 주문했던 것이 연상되는 보도였다.

12일 KBS는 경제 관련 보도를 다섯 번째부터 4꼭지 다뤘다.
<수출·내수부진 예상>(김나나 기자)은 KDI가 내년도 우리 경제 성장률을 3.3%로 전망했다는 소식, IMF와 스위스연방은행 등도 내년 우리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어 <고용악화>(심인보 기자)는 금융사 구조조정 소식과 함께 고용 악화 상황을 다뤘다.
<줄도산우려 확산>(황동진 기자)은 신성건설이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보도는 신성건설이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로 미분양 아파트가 늘면서 유동성 약화를 끝내 해결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며 “당분간 부동산 경기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지 않으면서 건설업계에는 줄도산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눈에 띄는 것은 이날부터 시작한 연속기획 보도, ‘경제위기 도약의 기회로’이다. 첫 번째 보도는 <과감한 투자로 극복>(박상범 기자)인데,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도 과감한 투자로 성장한 기업 사례를 들며 기업들에게 투자를 독려하는 내용이다.
보도는 “불황기에도 아랑곳 않고 지속적인 설비투자로 최고의 제품 경쟁력을 갖춰 매출이 해마다 20%씩 성장”했다는 냉난방설비용 벨브 생산 업체와 “업계 평균 두 배 정도인 매출액의 11%를 연구개발비에 투자한 뒤 업계 2위”로 성장한 제약사 사례를 전하며 “대부분의 기업들은 불황기일수록 돈을 쌓아놓고도 투자를 주저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기업인들에게만 짐을 떠넘겨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있다”며 “실질적인 규제개혁을 통해서 기업들의 사업기회를 늘려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한국경영인연합회 기업연구본부장 인터뷰를 실었다. 보도는 “삼성전자와 포스코 등은 80년대와 90년대 한발 앞선 과감한 투자로 현재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며 “밤중에 길을 떠나야 남보다 앞서 새벽에 기회의 강을 건널수 있다는 기업가 정신의 회복이야말로 불황기 한국기업에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기업의 적극적 투자를 독려했다.

MBC는 첫 번째부터 다섯 번째 꼭지까지 신성건설, 취업률 저하, KDI의 경제성장률 발표 소식을 보도했다.
<신성건설 회생절차 신청>(이주승 기자)과 <건설업계 바짝 긴장>(김수정 기자)은 신성건설 소식과 함께 건설업계 전반의 상황을 취재했다.
<신규취업 ‘뚝’>(엄지인 기자)은 통계청의 취업률 발표를 다뤘다. 보도는 “정부의 20만명 채용 목표를 8달째 따라잡지 못하더니 급기야는 절반 수준 아래로 떨어졌다”며 “특히 20대 취업자가 13만명이나 줄면서 일하고 싶어도 일할 수 없는 청년실업이 전체 실업률의 두 배를 뛰어넘는 6.6 퍼센트”, “취업이 어려워지면서 아예 일자리 구하는 것을 단념한 사람도 지난해보다 3만명이나 더 늘어났다”고 취업률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취업시장 ‘먹구름’>(서민수 기자)에서는 심각한 구직난을 취재했다. 보도는 “정부는 해외 일자리 10만개를 만들겠다고 밝혔지만, 길어야 1-2년 짜리 어학연수와 다를 게 없는 형편”, “정부가 내년에 건설.복지.문화 분야에서 창출하겠다고 밝힌 일자리 8만개도 임시직이 대부분”이라며 “당장 저소득층을 위한 일자리 창출도 급하지만, 서비스 산업 육성을 통해 고용 없는 성장을 끝낼 수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내년 성장률 3.3%”>(이해인 기자)는 KDI의 성장률 전망과 해외 기관들의 성장률 전망을 다뤘다.
<연속기획-돈 못빌려 아우성>(전재호 기자)은 경제위기 속에서 대기업보다 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 상황을 취재한 기획보도다. 보도는 “자금압박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지만 은행의 문턱은 높고, 정부의 정책자금 보증도 말뿐”이라며 “신용보증기금으로부터 1억원 가량의 시설자금 보증서를 발급받은 한 중소기업도, 정부로 부터 건실한 기업으로 평가받아 대출보증을 받은 또다른 기업도 은행 앞에서 발길을 돌려야했다”고 전했다. 또 키코 피해 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도 “키코에 가입했다고 밝히는 것은 외부에 자금사정이 어렵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고 중소기업들은 말한다”며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옥석 잘 가려야>(강명일 기자)는 정부의 중소기업 지원정책의 문제점을 보도했다. 보도는 2001년 중소기업 지원 2조원 가운데 1조원이 부실로 처리됐다며 “이틀전 발표된 3조원의 지원 자금 역시 이런 부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신용보증기금이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을 업종별로 묶어 보증을 해줄 계획인데 이렇게 하면 투기등급의 회사채가 AA 등급의 우량채로 바뀌어 시장에 팔리게 된다”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보도는 “중소기업에 대한 신속한 자금지원은 절실해 보인다”며 “하지만 정부의 자금이 부당하게 새는 일이 없도록 철저한 감독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SBS는 첫 번째부터 세 번째 꼭지까지 KDI 경제성장률 발표와 취업률을 보도했다. 이어 15번째와 16번째에서 은행과 제2금융권의 정부 지원요청 문제, 신성건설의 기업회생 절차 신청 소식을 전했다.
<내년 성장률 3.3%>(진송민 기자)은 “KDI는 우리나라의 내년 경제성장률을 3.3%로 전망했다”며 “신용카드 사태를 겪었던 지난 2003년 이후에 가장 낮은 성장률”이라고 전했다.
<재정투입 확대 주문>(이홍갑 기자)은 “KDI의 정책 처방을 소개한 보도다. 보도는 KDI가 “재정지출 확대가 재정건전성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계획된 감세는 추진하되 추가 감세는 신중하라며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이어 “경기둔화에는 감세 보다는 일시적 재정지출 확대가 내수진작 효과가 상대적으로 크다는 것이 KDI의 설명”이라며 “금리는 점진적으로 하향 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고 보도했다.
<최악의 취업난 우려>(남정민 기자)는 취업난을 다뤘다. 보도는 “지난해 30만 명을 넘던 신규취업자 수는 올 3월 10만 명 대로 뚝 떨어지더니, 지난 달엔 9만 7천 명까지 추락”했다며 “지난달 구직 포기자 수는 12만 4천명으로 1년 전보다 31.4%나 증가했다”, “실물경기 침체가 본격화되면서 일자리는 더욱 줄고, 감원 공포까지 더해지면서 최악의 취업난이 우려”된다고 전했다.
<걸핏하면 지원요청>(이종훈 기자)은 “BIS 하락으로 건전성 문제가 우려되고 있는 은행들이 또 정부에 손을 내밀었다”며 “팔리지 않는 은행의 고금리 후순위채를 매입해주고, 금융공사를 통해 주택담보 대출 증권을 사달라는 주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제는 캐피탈 회사 같은 제2금융권까지 정부지원을 요구하고 나섰다”며 “사기업인 제2금융권이 정부 지원부터 요구하는 것은 부도덕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고금리를 통해 엄청난 이익을 누렸으면서도 대주주의 증자 등을 통한 자구노력은 없었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법정관리 신청>(김태훈 기자)에서는 신성건설의 기업회생절차 신청을 다뤘다. <끝>



2008년 11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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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