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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9-30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09.2.2)
등록 2013.09.24 16:09
조회 363
1월 29-30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KBS, 검찰 주장 '받아쓰기'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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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KBS ‘액체=시너’ 단정, MBC ‘시너 단정 어렵다’는 반론 함께 실어

 
 
30일 검찰은 서울경찰청과 용산경찰서를 압수수색했다. 그러나 검찰은 29일 동영상 속에서 흘러내린 액체를 ‘시너’라고 결론짓고, 화재책임이 철거민에게 있는 것으로 몰아가고 있다.
검찰의 편파수사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KBS와 SBS는 검찰 수사를 단순 전달하는데 그쳤다. 특히, KBS는 29일 ‘액체’를 ‘시너’라고 아예 단정적으로 보도했다. SBS는 당정이 용산참사를 계기로 재개발 지역에 세입자 보호대책을 마련 중이라는 사실을 보도했다.
반면, MBC는 29일 검찰 수사결과를 보도하면서도 ‘시너라고 단정 지을 수 없다’는 전문가 반론을 소개했고, ‘물대포로 젖어 불씨가 없었다’, ‘시너를 붓지 않았다’는 철거민들의 주장도 보도했다. 30일에는 경찰이 용산참사의 책임을 철거민들에게 전가하는 동영상을 관공서 등에게 배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KBS는 ‘액체’가 ‘시너’라고 단정적으로 보도했다.
29일 <“액체는 시너”>(강민수 기자)는 액체가 흘러내리는 경찰 촬영화면을 다시 비추며 “각도상으로 물대포에서 나온 물이 흘러내리는 것으로 보기 어렵고, 이 액체가 흘러내린 직후 망루에 큰 불이 났다는 것이 근거”라며 “서울 중앙지검 수사본부는 이 액체가 시너가 확실하다고 결론내렸다”고 전했다. 이어 “검찰은 결국 농성자들이 망루 계단 등에 뿌린 시너에 화염병으로 불이 붙어 화재가 난 것으로 잠정 결론냈다”고 전했다. 또 용산철거민대책위원장 이모씨가 마련한 “6천여만 원 중 일부가 수표로 인출된 것을 확인하고 이 돈이 전철연 남 모 의장에게 흘러들어갔는지 추적중”이라며 검찰이 이씨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로 했다고 단순 전달했다.
30일 <검, 경찰압수수색>(김귀수 기자)은 검찰의 서울경찰청 압수수색 소식과 남경남 전철연 의장의 기자회견 내용을 단순보도했다.
SBS는 ‘시너일 가능성이 높다’는 검찰 발언을 전하고, 당정이 ‘세입자 보호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29일 <내일 구속영장 청구>(김지성 기자)는 검찰이 용산철거민대책위원장 이모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검찰이 “망루에 불이나기 직전 계단 통로에 뿌려진 액체는 시너일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말했다”며 “화재 원인과 관련해선 사실상 조사가 마무리됐다”는 검찰 발언을 단순 전달했다.
<세입자 보호 강화>(김아영 기자)는 정부와 한나라당이 이번 용산참사를 계기로 재개발 지역 세입자 보호대책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보도는 “상가 세입자들에게 불리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는 영업보상비 산정 방식을 개선하기로 했다”, “분쟁을 조정할 도시분쟁 조정위원회 구성방안도 구체화되고 있다”, “재개발이 끝난 뒤 기존 상가 세입자들에게 임차권을 우선적으로 부여하는 방안도 심도 있게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며 당정의 논의 내용을 단순 전달했다. 당정의 논의내용이 과거에 비해 진일보한 것은 사실이지만, 상가 세입자의 권리금 보호가 빠져있어 ‘미봉책’에 불과하고, 세입자 임차권 우선 부여도 국토부가 신중한 반응을 보여 실제 추진될지는 미지수라는 지적이 있는데도 이런 문제는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다.
30일 <전격 압수수색>(이승재 기자)는 검찰이 서울경찰청을 압수수색했다고 전했다.
반면, MBC는 검찰이 제공한 영상과 다른 각도에서 찍은 ‘액체 동영상’ 장면을 보여주고 ‘시너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전문가 반론을 실어 차이를 보였다. 또 ‘망루가 물대포에 젖어 불씨가 없었다’, ‘시너를 붓지 않았다’는 철거민들의 주장도 보도했다. 심층취재에서는 서울시의 잘못된 뉴타운 정책을 비판했다.
29일 <“시너 가능성 높다”>(박영회 기자)는 검찰 동영상과 달리 망루를 측면에서 찍은 동영상 장면을 보여주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동영상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며 “쏟아지는 양과 흐르는 모양에 미뤄, 시너라는 주장이 설득력이 있다”는 의견과 “기름과 달리 시너는 흐름이 물과 비슷하고 물대포를 쏘던 상황인 점까지 감안하면, 단정하기 어렵다”는 반론을 함께 소개하며 이런 반론이 “검찰의 전문가 자문 과정에서 제기되기도 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시너 붓지 않았다”>(이용주 기자)는 화재 원인에 대해 특공대원들은 ‘화염병’을 지목했지만 망루 안에 있다가 부상당한 철거민은 “불씨라는 건 몸에 있지를 않아요. 라이터고 뭐고 젖어서 물이 줄줄 흐르는데 불을 켤 수가 없었다”는 엇갈린 주장을 했다. 시너를 부었다는 검찰 주장에 대해서도 “망루에 불이 붙자, 불길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다급히 시너통을 밖으로 내던진 게 그 반증”이라며 ‘시너를 붓지 않았다’는 반대의견을 전했다. 보도는 “망루에 불이 난 원인은 더 철저히 규명돼야 할 부분”이라며 “하지만 불이 나기 전 망루 안은 작은 불씨에도 큰 불이 날 수 밖에 없는 위험한 상황이었던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심층취재-철거 대란 우려>(이용마 기자)는 서울시의 잘못된 뉴타운 정책으로 또 다른 ‘용산참사’가 빚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보도는 남가좌동 가재울 뉴타운와 홍은동 재개발 지역 상황을 전한 뒤, “올해부터 3년 동안 재개발로 철거예정인 건물은 15만가구”라며 “원주민의 재입주율이 10%에 불과한 현재 같은 재개발 방식이라면 사실상 50만 인구의 작은 도시 한 개가 통째로 없어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내년까지 철거되는 주택에 비해 공급량이 절대 부족”하다며 “동북권과 서남권의 주택난이 심각해 전세대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런 문제가 발생한 이유는 “뉴타운을 비롯한 재개발 지역이 한꺼번에 지정됐기 때문”이라며 “재개발이 시작된 1973년부터 30여 년간 지정된 재개발 면적 1400만 제곱미터”보다도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재임하던 2002년부터 6년 동안 뉴타운과 재개발지역으로 지정된 곳은 1700만 제곱미터”로 더 많았다고 꼬집었다. 보도는 “서울시는 철거일정을 분산시키는 등 임시 대책을 검토하고 있지만, 주민들은 재개발로 자신들이 내쫓기지 않는, 보다 근본적인 대안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30일 <서울청 압수수색>(박영회 기자)은 검찰의 서울청 압수수색 소식과 전철연 남경남 의장 기자회견 소식을 전했다. <시위동영상 배포>(김은혜 기자)는 경찰이 “화염병을 도로에 던지고 새총으로 골프공을 쏘는 등 철거민들의 과격한 시위 장면이 주로 담겨 있는 동영상”을 자체 제작해 일선 경찰서에 내려보냈다고 보도했다. 이어 “대구 등 일부 지역의 경찰은 구청과 군청 같은 공공기관에까지 이 CD를 배포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구청 간부들을 따로 불러 홍보를 당부하기도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며 “주상용 현 대구지방경찰청은 이번 인사에서 서울지방 경찰청장으로 내정된 상태”라고 보도했다.

2. 방송 3사, 정부 일자리 정책 제대로 비판 안 해
- KBS, ‘일자리 질 따지지 말라’는 차관 발언 부각
29일 노동부는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임금을 깎아 일자리를 나누는 중소기업에 2년 동안 세금감면 혜택 등 인센티브를 주기로 하는 ‘일자리 나누기 활성화 방안’을 보고했다. 그런데 30일 기획재정부는 ‘임금은 깎고, 일자리는 늘리지 않겠다’는 내용의 '공공기관 인력운용방향’을 발표했다. 정부가 일반 기업에는 '임금을 깎아 일자리를 나누라’면서 정작, 공공기관의 일자리는 줄이는 앞뒤 맞지 않는 정책을 펴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에도 공공기관에 일률적인 인력 감축을 지시한 바 있다.
‘일자리 나누기’가 효과를 거두려면 노동시간을 줄이는 방식으로 일자리를 나누되, 정부가 사회복지와 공공영역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노동자들의 임금이 줄어들어도 어려움을 겪지 않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정부가 이런 큰 틀의 구상 없이 기업들에게 ‘임금을 깎아 일자리를 나누라’고 요구하고, 한편으로 공공기관의 일자리는 줄이는 것은 꼼꼼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그러나 방송 3사는 정부의 ‘일자리 정책’을 제대로 분석하지 않고 있다. 특히 KBS는 29일 고용사정이 최악의 상황이라는 점을 강조 한 뒤, ‘일자리의 질을 따질 때가 아니’라는 정부 입장을 적극 대변하는데 그쳤다.

KBS는 29일 첫 꼭지 <‘잉여인력’…고용 악화 우려>(김준호 기자)에서 고용 사정이 악화됐다는 점을 보도했다.
이어 <‘일자리’ 최우선>(박유한 기자)은 고용 악화에 따른 정부 대책을 보도했는데, ‘일자리’가 중요하니 ‘정부 일자리 대책’을 믿고 따르자는 요지였다. 보도는 “정부가 일자리 대책으로 추진중인 4대강 정비 사업은 일용직 일자리만 늘린다는 논란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이와 관련해 허경욱 기획재정부 신임 차관은 지금은 일자리의 질을 놓고 논란을 벌일 때가 아니라고 잘라 말했다”며 “좋은 일자리 하나를 만들 수 있는 여력이 있어서 그것으로 질은 떨어져도 10명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면 당연히 10명 고용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는 허 차관의 인터뷰를 실었다. 이어 정부의 ‘일자리 나누기 방안’을 간략하게 소개하고는 “허차관은 시장에 돈이 돌게 하려면, 또 정책이 효과를 내게 하려면 국민들의 신뢰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MBC 29일 <일자리 나누면 지원>(현원섭 기자)은 수출보험공사가 대졸 신입사원 임금을 25%깎고 임원 임금도 40%깎았다고 소개하며 “정부는 일자리 나누기 차원에서 이렇게 노사가 협력해 임금을 삭감하는 기업에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를 주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어 “임금을 줄이는 데 합의한 근로자에게 소득 공제 혜택을 주기로 했던 당초 방침은 취소돼, 노동계 반발이 뒤따를 전망”이라고 언급하는데 그쳤다.

SBS 29일 <일자리 나누면 세금감면>(진송민 기자)은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올해 신규 취업자 수는 10만 명이나 감소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기업들의 해고를 막는 것이 시급하다고 보고 ‘일자리 나누기’를 통한 고용유지를 적극 유도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어 “임금이 삭감되는 근로자들에게 소득공제 혜택을 주기로 했던 당초 계획은 백지화 됐다”며 “노동계는 정부가 임금삭감을 유도해 근로자들에게 과도한 고통을 분담시키려한다며 반발하고 있어, 일자리 나누기를 위한 노사정 합의가 우선 필요한 실정”이라고 비판 목소리를 언급했다. <끝>

2009년 2월 2일

(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