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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0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2009.2.11)
등록 2013.09.24 16:12
조회 351

 

2월 10일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브리핑
KBS, ‘김석기 희생양’ 경찰 분위기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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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방송 3사, 김석기 청장 내정자 사퇴 단순전달에 그쳐
-KBS ‘정치 희생양’ 경찰 분위기 부각, SBS ‘아쉽다’ 청와대 반응 보도

 
 
김석기 경찰청장 내정자가 사퇴했지만, 무리한 공권력 행사를 사과하지도 반성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준도심테러’ 운운하며 용산참사의 책임을 농성자들에게 돌리고, 경찰의 살인진압을 ‘정당한 공권력 행사’라고 옹호했다.
그럼에도 방송 3사는 김 청장 내정자 사퇴소식을 단순전달하는데 그쳤다. 더욱이 KBS는 김 청장 내정자 사퇴에 대한 경찰 내부의 격앙된 반응을 적극 보도해 ‘용산참사 책임자의 사퇴’가 아니라 ‘정치적 희생양’으로 비춰질 우려마저 있었다. SBS는 청와대의 후임인선 소식을 자세히 언급하며 김 청장 내정자 사퇴를 ‘아쉽게’ 생각하는 청와대 내부 기류를 자세히 전달하기도 했다. 이들 방송보도만 본다면 김 내정자는 정당한 공권력을 행사하고도 ‘억울하게’ 사퇴했고, 청와대도 ‘안타깝게’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

KBS <“도의적 책임…사퇴”>(송영석 기자)는 김 청장 내정자가 사퇴를 결심한 이유가 “용산참사는 정당한 공권력 집행 과정에서 발생한 예기치 못한 사고였지만, 6명의 목숨을 잃은 데 대해 책임지겠다는 것”이라며 “사퇴를 결심한 건 자신의 거취 문제로 인한 사회적 갈등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자신의 이번 결정이 법과 원칙을 세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충격·허탈…>(김대영 기자)는 앵커멘트부터 “수장이 결국 옷을 벗자 일선 경찰들은, 술렁이고 있다”, “또 경찰만 희생양이 됐다, 권위가 서지 않는다. 충격과 한탄의 목소리가 봇물을 이뤘다”고 김 청장 내정자 사퇴가 ‘부당한 것’처럼 언급했다. 보도는 “서울경찰청엔 하루종일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대신 흡연공간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경찰은 무혐의라는 검찰 발표에도 수장이 결국 사퇴하자 일선 경찰들은 일할 맛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며 경찰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물러나는게 관례가 돼버렸다”, “최일선에 있는 직원들도 권위가 안 서고 일을 못한다. 너희는 (정치권에서) 물러나라면 물러나고”라는 일선 경찰관들의 불만섞인 인터뷰를 실었다. 또 “어청수 청장에 이어 올 들어서만 경찰총수가 두 번 교체되는 초유의 상황에 지휘 공백에 대한 우려도 컸다”, “사이버경찰청과 경찰 내부통신망에도 법과 원칙이 무너졌다, 경찰이 힘이 없어서 매번 당한다는 격앙된 글들이 빗발쳤다”고 보도했다. 경찰의 살인진압으로 6명이 희생됐고, 김 청장 내정자는 참사의 책임을 피할 수 없다. 그럼에도 경찰 내부 분위기를 적극 보도해 김 청장이 ‘정치적 희생양’이 된 것으로 오인할 우려가 높은 보도였다.
<반발 계속>(이수정 기자)은 앵커멘트에서 “경찰청장 내정자 ‘사퇴’라는 ‘카드’까지 나왔지만, 반발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며 경찰은 할 만큼 했는데도 유족들과 대책위가 ‘반발한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보도는 “김석기 내정자의 사퇴는 청와대의 시나리오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 반발 여론에 대한 꼬리 자르기, 무마용이라는 것”이라는 유족 및 범국민대책위 입장을 싣고, 바로 이어 “보수성향 단체들은 사회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며 참사를 둘러싼 논쟁에 종지부를 찍자고 제안했다”고 김 청장 내정자 사퇴에 대한 찬반의견을 나열했다.


MBC <“도의적 책임”..사퇴>(박주린 기자)는 “김 내정자의 자진사퇴는 검찰 수사로 법적 책임에선 벗어났지만 도의적 책임까지 피해갈 수는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어제 낮까지도 인사청문회 준비에 몰두하던 김 내정자는 경찰간부들과의 저녁약속을 취소하고 외출했다 돌아와 갑작스럽게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언론사에 알렸다”, “김 내정자는 순수하게 개인적 판단으로 사퇴를 결심했다고 밝혔다”며 갑작스런 사퇴 결정 배경에 의혹을 제기했다.
단신 <“여론무마용”>은 김 청장 내정자 사퇴에 대한 유족들과 범국민대책위의 입장을 전했다.


SBS <내정 23일 만에 사퇴>(이호건 기자)는 김 내정자의 사퇴 소식을 전하며 “어제 저녁에 청와대에 사의를 전달했고 순전히 개인적인 판단으로 자진 사퇴를 결심했다며 외부 압력설을 일축했다”, “경찰청 내부 게시판에는 무슨 일이 터질 때마다 총수가 갈리면 누가 일하겠냐는 내용의 불만을 토로하는 글 100여 건이 올라오는 등 경찰 내부 분위기는 하루 종일 뒤숭숭했다”고 보도했다.
<후임 인선 착수>(김성준 기자)는 청와대 분위기를 전했는데, “내부적으로는 경찰 조직을 이끌 적임자로 낙점했던 김 내정자의 낙마를 아쉽게 생각하는 기류가 많았다”며 “이명박 대통령은 그동안 김 내정자의 거취를 고심해 왔으나 어제(9일) 최종적으로, 정치적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교체가 불가피하다는 참모진의 건의를 받고 이를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김석기 내정자가 정부에 필요한 인물이라고 말해 추후 다른 자리에 기용될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고 보도했다.
<“용단” “여론 무마용”>(남승모 기자)은 김 청장 내정자 사퇴에 대한 정치권의 반응과 유족들의 입장을 단순 전달했다.


2. 방송 3사, 원세훈 인사청문회 ‘쟁점’ 많았지만 ‘단순전달’에 그쳐
- KBS, ‘정치개입은 않을 것’이라고 두둔하기도

 
10일 원세훈 국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있었다. 원 후보자는 행안부 장관으로 용산참사에 책임이 있고,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됐다. 무엇보다도 이명박 정권의 ‘핵심인사’로 정보업무를 전혀 맡아보지 않았던 지방행정관료 출신이 국정원장에 내정됐다는 점에서, 국정원이 ‘정권보위기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실제, 원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현행 국정원법에 어긋나는 ‘국내정치정보 수집이 필요하다’는 발언을 해 이런 우려가 ‘기우’만은 아님을 드러냈다.
그러나 방송 3사는 원 내정자의 인사청문회 내용을 단순 전달하는데 그쳤다. KBS는 ‘정치정보 수집’ 발언은 ‘정치개입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두둔하기까지 했다. MBC와 SBS는 ‘정치정부 수집’ 발언으로 ‘한때 설전이 일었다’고 언급하는데 그쳤다.

KBS <‘용산’ 책임론 공방>(최동혁 기자)은 “용산 사고와 관련해 행정안전부장관으로서 원세훈 국정원장 후보자의 책임 문제를 놓고 야당은 사퇴를 주장했고, 여당은 방어에 나섰다”며 여야 의원의 질의 내용을 나열했다. 이어 “행정 관료로서 정보 분야에 문외한이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원 후보자 가족의 부동산 투기 의혹도 제기됐다”며 박영선 의원의 질문과 원 후보자의 답변을 나열했다. 민감한 국정원 ‘국내 정치정보 수집’ 발언은 “원세훈 후보자는 정치 분야도 정보활동이 필요하지만 정치적 개입은 하지 않을 것이며, 국정원의 국내와 해외 파트를 통합하는 방향으로 개편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고 ‘정치개입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두둔하기까지 했다.

MBC <부동산 의혹 추궁>(박민주 기자)은 앵커멘트에서 “용산 참사에 대한 책임, 부동산 문제 나왔고 정치 정보를 수집할 뜻을 밝혀서 논란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보도는 “부인과 누나가 함께 경기도 포천의 농지를 샀는데도 부인은 등기를 하지 않은 이유가 석연치 않다는 야당 의원의 추궁에 원세훈 후보자는 명료한 해명을 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어 “지방 행정에서 평생을 보내 정보기관의 수장으로 적절치 않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국정원의 국내정치정보 수집이 필요하다는 발언으로 한바탕 설전도 벌어졌다”고 보도하고 “행안부 장관으로서 용산참사에 책임이 있다는 야당 지적에 대해, 원 후보자는 개별 작전을 지휘하지 않고 보고도 받지 않는다고 반박했다”고 전했다.

SBS <‘용산책임’ 집중 추궁>(김윤수 기자)은 용산참사 책임론에 대해서는 추궁하는 야당의원과 엄호하는 여당의원들의 발언 내용을 나열했다. 이어 “부동산 편법 거래 의혹도 도마에 올랐다”며 “야당의원들은 ‘원 후보자 명의의 아파트와 부인 명의의 땅이 미등기 거래됐다’면서 부동산 실명제 위반 의혹을 제기했지만 원 후보자는 전면 부인했다”고 보도했다. 또 “답변 과정에서 정치 정보를 수집하겠다는 발언이 나오자 야당의원들이 정치사찰을 하겠다는 것이냐고 따지면서 한때 거친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며 “원 후보자는 ‘국정원의 국내와 해외정보 분야를 합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면서 조직개편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3. ‘미네르바 표적수사’ 드러났는데도 KBS·MBC ‘단신’, SBS 보도 안 해
 
검찰이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를 11월부터 내사하고 12월 초 본격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드러나 ‘표적수사’가 다시 제기되고 있다. 애초 검찰은 ‘미네르바’를 구속하면서 ‘표적수사’ 논란이 일자 12월 29일 글이 ‘허위사실 유포혐의가 있어 내사를 시작했다’고 밝힌 바 있다. 검찰이 인터넷을 통제하기 위해 ‘미네르바’ 체포를 준비해 왔다는 점에서 다시한번 검찰 수사의 문제가 드러난 것이다.
그러나 방송3사는 이 사실을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다. KBS와 MBC가 단신으로 보도하는데 그쳤으며, SBS는 보도조차 하지 않았다.

KBS는 단신종합 <검찰, 지난해 12월초 미네르바 내사>에서 “미네르바 박모 씨에 대한 검찰의 내사 착수 시점이 지난 해 12월 말이라는 앞서의 발표와는 달리 검찰은 지난 해 12월 초부터 박씨에 대한 내사를 진행했던 것으로 밝혀졌다”며 “이와 관련해 검찰은 서울 중앙지검 내의 두 개 부서가 별도로 사건을 진행해 서로 내사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고 해명했다”고 전하는데 그쳤다.

MBC는 단신 <작년 11월부터 미네르바 수사>에서 “당초 설명과 달리 검찰이 작년 11월부터 이미 수사에 나서 미네르바의 신원을 파악했던 것으로 밝혀졌다”며 “이에 대해 검찰은 ‘11월 수사는 서울중앙지검 형사 5부가 진정을 받아 수사한 것이며 미네르바를 체포한 마약조직범죄수사부는 이를 모르고 별도로 수사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고 전했다.

SBS는 관련 보도를 하지 않았다. <끝>

 


2009년 2월 11일

(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