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모니터_
1월 넷째주 민언련이 선정한 ‘방송 3사 뉴스 주간 추천보도·유감보도’(2009.2.12)
등록 2013.09.24 16:12
조회 364

 

우리 단체는 지난 9월 8일부터 KBS, MBC, SBS 저녁종합뉴스에 대한 일일 모니터 브리핑을 발표해 왔습니다. 이명박 정부의 방송장악 시도가 노골화되면서 지상파 방송이 공정한 보도를 하는지, 권력 감시 기능에 충실한지, 비판적 의제설정을 제대로 해 나가는지를 모니터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모니터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방송3사는 권력 감시와 비판, 의제설정에서 ‘하향평준화’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우리 단체는 방송3사 보도의 문제점을 보다 적극적으로 지적하는 한편, 어려운 방송환경 속에서도 ‘권력감시’에 노력하는 기자들을 격려하고 ‘좋은 보도’를 시청자들에게 알리기 위해 매주 ‘추천보도·유감보도’를 선정, 발표합니다.

 

민언련이 선정한 ‘방송 3사 뉴스 주간 추천보도·유감보도’ (1/2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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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넷째 주 민언련이 선정한 ‘주간 추천보도’ - MBC <“시너 붓지 않았다”>(1/29)
MBC, 철거민 주장에도 귀 기울여


검찰이 경찰의 살인진압에 면죄부를 주기 위해 부실?졸속 수사를 펴는 상황에서 대부분의 방송 보도는 검찰의 발표를 받아쓰는 데 머물렀다. 또 일부 보도들은 철거민들에게 참사의 책임을 씌우는 검찰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려는 경향까지 보였다. 이 과정에서 사건의 당사자인 철거민들의 주장은 제대로 다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MBC 1월 29일 <“시너 붓지 않았다”>(이용주 기자)는 검찰 발표를 반박하는 철거민들의 주장에도 귀를 기울였다. 보도는 화재 원인을 두고 특공대원들과 철거민의 엇갈리는 주장을 함께 담았다. 특공대원들은 화재 원인으로 ‘화염병’을 지목했지만 현장에 있던 철거민들의 주장은 다르다며 “불씨라는 건 몸에 있지를 않아요. 라이터고 뭐고 젖어서 물이 줄줄 흐르는데 불을 켤 수가 없었다”는 철거민의 인터뷰를 실었다.
시너를 부었다는 검찰 발표를 반박하는 주장도 실었다. 경찰특공대의 1차 진입작전 당시 격렬한 충돌로 망루 안에 세녹스가 넘어져 흘렀고, “망루에 불이 붙자, 불길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다급히 시너통을 밖으로 내던진 게 그 반증”이라며 ‘일부러 시너를 부었다면 시너통을 밖으로 던질 필요가 없었다’는 의견을 실었다.
아울러 보도는 “망루에 불이 난 원인은 더 철저히 규명돼야 할 부분”이라며 “하지만 불이 나기 전 망루 안은 작은 불씨에도 큰 불이 날 수 밖에 없는 위험한 상황이었던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검찰의 졸속?편파수사도 문제지만 이를 무비판적으로 ‘받아쓰기’하는 방송보도의 행태도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언론이 검찰에 의해 참사의 책임을 뒤집어쓰게 된 철거민들의 반박에 귀 기울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 ‘당연한 일’을 MBC의 극히 일부 보도만이 하고 있다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1월 넷째 주 민언련이 선정한 ‘주간 유감보도’ - 방송3사 경기서남부 연쇄살인 사건 ‘올인’ 보도(1/30-2/1)
연쇄살인에 ‘올인’해 사회현안 외면


1월 넷째 주 방송3사는 경기서남부지역 연쇄살인 사건에 ‘올인’해 다른 현안들은 소홀하게 다뤘다. [표1]에서 보듯 1월 30일부터 2월 1일까지 방송3사의 연쇄살인 사건 일일 보도량은 전체 보도의 1/3에 가까운 10여 건에 이른다.
 
[표] ‘용산참사’와 ‘경기서남부 연쇄살인사건’ 보도량 비교 (단위 :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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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시뉴스
합계
용산참사
1월30일
1
2
1
4
1월31일
1
2
2
5
2월1일
1
2
3
6
경기서남부
연쇄살인
1월30일
15
11
12
38
1월31일
8
9
5
22
2월1일
8
11
8
27

언론이 엽기적인 연쇄살인에 관심을 갖고 보도 하는 것 자체를 탓할 일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는 연쇄살인 외에도 방송보도가 놓쳐서는 안될 주요 현안들이 수없이 많다.
6명이 목숨을 잃은 용산참사 보도와 비교해도 방송들이 얼마나 연쇄살인에만 몰두했는지 잘 드러난다([표]참조).
연쇄살인 ‘올인’ 보도로 묻힌 이슈는 용산참사만이 아니다. 지난 1월 29일 이동걸 금융연구원장이 임기를 남기고 돌연 사퇴했다. 사의 표명 직후부터 금산분리완화·자본시장 통합법 등을 반대해 정권의 퇴진 압력을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고, 이 원장은 퇴임사에서 “연구원을 정부의 싱크탱크가 아니라 마우스탱크 쯤으로 여긴다”며 ‘정권의 사퇴압력’을 사실상 암시했다. 뿐만 아니라 이 원장은 정부가 ‘금산분리 완화를 합리화할 수 있는 논거’를 만들라는 등 민간연구기관의 연구내용에까지 개입했음을 밝혔다. 그러나 방송3사는 관련 보도를 전혀 하지 않았다. 1월 29일 MBC뉴스데스크가 앵커 클로징멘트에서 언급한 것이 전부였다.
또 이명박 정부가 임명한 윤증현 재경부 장관 내정자에 대해 30일 농지편법 취득 의혹이 제기됐다. 그러나 SBS만 관련 내용을 한 건 보도했을 뿐, 다른 방송은 관련보도를 하지 않았다. 이렇게 특정 이슈에 몰려 사회 현안, 특히 정권과 관련한 민감한 사안을 외면해도 좋은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끝>

 


2009년 2월 12

(
사)민주언론시민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