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비비(~2023)_

  -나쁜 언론이 경제도 망친다.

나라경제를 해치는 언론
김태동 (성균관대학교 명예교수)
등록 2019.08.19 15:08
조회 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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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언론의 영향력이 줄어들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특히 경제 분야에서는 나쁜 언론의 영향력이 오히려 더욱 커지는 것 같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언론 생태계 때문에‘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자는 촛불시민의 염원 달성의 날은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

 

나쁜 기사, 나쁜 보도에 상투적인 수법은 침소봉대이다. 1%의 가능성만 있어도 ‘경제위기’가 확실한 것처럼 과장하여 보도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경제위기’의 기준도 제시함이 없이 민주당이 집권하면 기다렸다는 듯이 경제위기의 공포를 퍼뜨린다. 거짓말도 반복되면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믿게 된다. 소비자는 지갑을 닫고, 기업은 투자를 망설인다. 실제 거시지표가 나빠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경제위기 망령에 대통령과 여당 지지율은 떨어진다. 집권층도 동요한다. 서둘러 박정희-이명박근혜식 경기대책을 관료들에게 주문한다. 대통령의 임기는 5년인데, 멀리 내다보는 근본적인 구조개혁정책은 고사하고, 수십 년 경제적폐도 해결하지 못한다. 임기 절반이 지나고 경제지지율은 더욱 떨어진다. 

 

나쁜 언론이 되풀이하는 거짓말

 

문재인 정부 들어서 이런 것이 처음인가? 아니다. 1997년 외환위기 직후 김대중 정부에서도  그랬고, 노무현 정부에서도 그랬다. 세 번째 민주당정권에서 똑같이 써먹는 수법이다. 민주공화당-민주정의당-민주자유당 수십 년, 그리고 이명박근혜 9년간은 언론이 어찌했는가? 박정희가 1979년 진짜 ‘경제위기’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여 극심한 고통을 받은 부산마산 시민들이 들고 일어났는데, 경제와는 전혀 무관한 것처럼 보도하였다. 이렇게 박정희의 ‘경제신화’를 온존시켜 노태우를 당선시키고, 박정희 경제신화를 부활시켜 이명박, 박근혜를 연이어 당선시켰다.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지고 건설부패척결이 요구되었을 때, 국면전환용으로 ‘세계화’를 추진하고 OECD 가입하려는 김영삼 정부를 비판하지 않고 홍보하는 역할을 나쁜 언론이 자임하였다. 결국 1997년 외환위기의 공범이 되었다. 이명박의 ‘사자방’ 비리에 침묵하고 4대강 추진은 침소봉대 미화하여 밀어주었다. 2008년 경제위기는 환율이 33%이상 오르면 외환위기라는 기준을 초과했음에도 불구하고 ‘외환위기’라는 바른 용어를 쓰지 않고 은폐하는데 이명박 정권과 동참하였다. 그 피해자인 KIKO 중소기업인들은 지금도 억울한 피해를 보상받지 못하고 있다. 즉 수구 독재당 집권기간에는 경제위기의 태풍이 몰아닥쳐도  축소 보도하거나 은폐하였다. 반면에 민주당이 집권하면 ‘경제위기’설이 보도 안 되는 날이 드물 정도이다. 

 

나쁜 언론으로 피해보는 사람들

 

이러한 나쁜 언론 때문에 누가 득을 보고 누가 피해를 보는가? 첫째, 99%의 국민이 피해를 본다. 1997년, 2008년 외환위기에 중소기업은 물론 재벌도 망한 데가 많고, 실업자가 늘어났다. 2003년 신용카드대란까지 겹쳤다. 세습재벌총수, 박정희 아바타정치인, 전문성 없는 관료들이 져야 할 경제위기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언론으로 실직하지 않은 노동자들도 피해를 입었다. 둘째, 되풀이되는 경제위기의 근본원인이 불공정한 재벌자본에 있다는 것을 나쁜 언론이 감추고, 구조개혁을 반대함으로써, 결국 세습재벌총수들이 큰 이익을 보았다. 한국경제는 더욱 기울어진 운동장이 되었고, 재벌가의 갑질과 부패, 회계사기, 노동 탄압은 더욱 기승을 부렸으며, 기회는 불평등하고, 과정은 불공정한 나라가 되었다. 중소기업하기 제일 어려운 나라가 되었다. 불공정한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가진 일본조차 더 불공정한 한국을 얕잡아 보고 흔들게 되었다. 셋째, 박정희를 내세우는 정당은 경제정책을 잘하는 것으로 국민에게 세뇌시켜 재벌금권에 포용된 집단이 자주 집권하게 하였다. 민주당은 이런 프레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여 정치적으로 손해를 보고, 일부는 역시 재벌금권에 포용되어 결과적으로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기고 있다.

 

나쁜 언론이 나쁜 정치를 만들어

 

나쁜 언론이 나쁜 정치를 낳고, 이들이 불법금권의 사주 하에 나라 경제도 망치고 민생도 망친다. 우리 헌법 1조에는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되어 있다. 정치권력뿐만 아니라, 경제권력, 언론권력도 국민으로부터 나와야 한다. 국민이 경제주권자요, 언론주권자가 되어야 진정한 민주국가요, 일본이든 중국이든 미국이든 함부로 흔들지 못하는 나라가 된다. 옳은 것은 옳다하고 나쁜 것은 나쁘다고 말하는 언론을 주권자들이 더욱 키워야 한다. 경제 권력을 이재용 같은 불법부패세습 재벌총수에게서 환수하고, 그들이 거느리는 언론강도들로부터 빼앗긴 언론권력을 되찾아 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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